[비즈한국] 지난 21일 ‘배달의민족’ 요금제에 반발해 점주들과 배달 라이더들이 배민 보이콧에 나섰다. 이날 하루 점주들은 배민1 주문을 받지 않고, 라이더들 역시 배달을 거부했다. 표면적으로는 요금제에 대한 불만이 주된 내용이지만, 그 아래에는 UI 논란, 알뜰배달 도입, 배민배달 유도 등 과거부터 배민이 소상공인과 배달 라이더들에게 갑질을 해왔다는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
#점주·라이더 손잡고 집단행동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3조 원 이상과 영업이익 7000억 원에 육박하는 성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2조 9471억 원) 대비 15.9%, 영업이익은 전년(4241억 원) 대비 65% 증가하면서 배달 사업에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점주들은 배민의 수익성 고도화 운영 방침에 따라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점주와 라이더는 배민의 요금제 정책에 반발해 지난 21일 단체 행동에 나섰다. 점주들은 이날 하루 동안 ‘배민1’으로 들어온 주문을 받지 않는 ‘가게배달의 날’을 진행했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은 하루 동안 배민 앱을 끄고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업계에서는 배민이 10년 넘게 8만 원만 내면 배달이 가능했던 울트라콜 비중을 줄이고 주문 건당 6.8%를 받는 요금제를 강요한 데에 더해 최근 포장 수수료까지 받겠다고 나서자 점주들의 불만이 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라이더유니온은 “배민이 노동 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했고, 비용 저감을 위해 라이더 몫을 착취하고”있다고 주장했다.
#앱 UI 개선했지만 “개악” 평가
이들의 불만은 요금제 변경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과거부터 쌓인 것이 터진 셈이다. 우선 배민의 ‘알뜰배달’이 있다. 2021년 배민은 기존 배달인 ‘가게배달’과 다른 방식인 배민1의 ‘한집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쿠팡이츠가 먼저 시행한 한집배달 서비스를 뒤늦게 따라가면서,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빠른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시행한 정책이다.
이에 배민은 동선이 비슷한 주문 건들을 묶어 배달하면서 한집배달보다 가격이 더 저렴한 ‘알뜰배달’을 배민1에 도입했다. 당시 점주들은 알뜰배달 정책이 기존의 가게배달과 차이점이 없으면서 중개이용료만 추가로 내야 하는 이상한 시스템이라고 반발했다.
배민 앱의 유저 인터페이스(UI, User Interface)도 문제가 됐다. 배민배달(당시 배민1)이 출시될 당시에는 홈 화면에 가게배달과 배민배달 아이콘이 같은 크기로 나란히 있었는데, 이후 ‘가게배달’ 아이콘은 작아지고, 중개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배민배달’ 아이콘은 더 커져 화면 중앙에 배치된 것. 또 배민배달은 가게배달과 다르게 음식 카테고리별 아이콘을 홈 화면에 배치해 눈에 더 잘 띄었다. 배민배달에 소비자의 클릭을 유도한다는 지적과 함께 자사 배달 우대 논란이 일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배민에 시정을 요청했고, 배민은 6월 11일 개편안을 적용했다.
달라진 홈 화면은 일부 지역에서 7월 8일까지 총 4주간 테스트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편된 홈 화면에선 배민배달과 가게배달 아이콘이 크기가 같지만, 배민배달이 초기 화면에서 기본으로 보이는 반면 가게배달은 탭을 옆으로 한 번 밀어야 보인다. 이 때문에 실효성 없는 개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앱 화면 개편은 고객 편의와 함께 점주의 권익 보장, 서비스별 형평성 등을 고려해 공정위와 협의를 거쳐 마련됐다. 배민배달 유도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다. 홈 화면은 이용자가 한 달간 마지막으로 주문한 서비스 또는 사용자가 마지막으로 본 서비스를 기반으로 노출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광고 행위 없는 광고료, 배민배달 유도, 라이더 요금제 축소 등 논란
광고 행위 없는 광고 수수료 적용도 논란이 됐었다. 가게배달의 ‘오픈리스트’ 광고를 무리하게 적용했기 때문이다. 오픈리스트 광고는 점주가 정액제로 지불하는 광고와 달리 주문이 발생했을 때만 광고비를 지불하는 상품이다. 앱 카테고리 화면 상단에 매장을 노출해주는 대가로 점주는 주문 건당 중개이용료 6.8%를 지불한다.
문제는 최초에 오픈리스트를 통해 주문한 고객이 이후 기존 주문내역을 클릭해 재주문하더라도 점주는 6.8% 중개이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오픈리스트 기능을 꺼놔도 광고 수수료는 계속 발생한다. 이에 배민은 홈페이지에 이미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관련기사 '주문내역' 통한 재주문도 광고비 내라…배민 '꼼수 광고' 논란).
배민 앱 내 가게 검색 시 배민배달을 유도하는 시스템도 불만의 요소로 지적됐다. 홈 화면에서 가게배달을 클릭해 접속한 후 검색창에 A 매장을 검색하면 가게배달 매장과 배민배달 매장 두 개가 노출된다. 하지만 배민배달에 들어가 검색창에 A 매장을 검색하면 가게배달 매장은 노출되지 않고 배민배달 매장만 노출된다. 점주들은 배민배달을 통한 주문은 중개이용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은 시스템이라고 지적한다.
라이더들의 불만은 배달료 인하가 주요인이다. 배달 라이더 단체인 라이더유니온은 6월 21일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배달의민족 항의 행동’ 집회를 열었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배민은 5월 30일부터 배민B마트에 ‘구간배달’을 도입하고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기본 배달료를 3000원에서 2200원으로 약 30% 낮췄다. 구간배달(알뜰배달)이 더해지면서 기본 배달료가 낮아지고, 여러 건을 한꺼번에 배달할 경우 중복되는 거리에 대해 거리 할증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게 라이더유니온의 설명이다. 구교환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이날 집회에서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배달 플랫폼 갑질을 규제하는 ‘플랫폼 노동자보호법’도 만들고 플랫폼이 상생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배민 물류서비스(배달)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이날 집회를 두고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았으며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양휴창 기자
hyu@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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