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세계L&B의 주류전문매장 와인앤모어(WINE&MORE)가 폐점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지난해 3개 점포를 폐점했던 와인앤모어는 올해 상반기 중에만 3개 점포가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L&B는 매장 효율화를 위해 오프라인 점포를 정리하는 대신 와인앤모어 브랜딩으로 실적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과물은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신세계L&B “점포 운영 효율화 측면”
최근 부산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에 위치한 와인앤모어 기장프리미엄아울렛점이 폐점을 결정했다. 2020년 운영을 시작한 와인앤모어 기장프리미엄아울렛점은 6월 30일까지만 영업한 뒤 문을 닫는다. 5월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에 있었던 와인앤모어 다산점도 폐점했다. 다산점은 신세계L&B가 와인앤모어 출점에 공격적으로 나서던 2021년 문을 열었다. 앞서 3월에는 와인앤모어 동탄카림점도 영업을 종료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와인앤모어 점포 3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이달 기장프리미엄아울렛점이 폐점하면 남은 와인앤모어 점포 수는 44개로 줄어든다.
신세계L&B는 2016년 와인앤모어 한남점을 1호점으로 오프라인 주류사업에 나섰다. 특히 팬데믹으로 와인 수요가 높아지던 시기, 신세계L&B는 와인앤모어의 공격적 출점을 이어갔다. 2018년 10개 남짓이던 점포 수는 2020년 35개로 늘었고, 2021년에는 43개, 지난해 연말 기준 47개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와인의 인기가 한풀 꺾이자 오프라인 주류판매점의 실적도 지지부진해졌다. 신세계L&B는 지난해부터 와인앤모어 신규 출점을 중단했다. 대신 부실 점포 정리에 들어갔다. 작년에만 서울대입구역점, 도곡점 등 3개 매장이 문을 닫았다. 올해 들어서는 폐점 속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작년 1년 동안 정리한 매장 수가 올해 상반기 중 폐점한 점포 수와 같다.
신세계L&B는 올해 오프라인 주류사업 재정비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와인 시장이 위축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다 보니 수익성이 떨어지는 점포를 정리해 매장 효율화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신세계L&B 측은 “전반적인 점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폐점을 결정했다. 오프라인 사업 축소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2022년 하반기 위스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부터 와인 시장의 성장세는 주춤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5만 6542톤으로 전년 대비 20%가량 감소했다. 주류 수입사들의 실적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주요 수입사의 영업이익률이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국내 와인 수입사 중 1호 상장사인 나라셀라는 작년 매출 853억 원, 영업이익 2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4%, 98.4% 감소세를 보였다. 금양인터내셔날도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15.1%, 69.6% 줄었다.
신세계그룹의 주류 수입사인 신세계L&B의 실적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신세계L&B는 180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2064억 원) 대비 12.5%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도 2022년 116억 원에서 지난해 7억 2000만 원으로 93.8% 감소했다.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육성하겠다지만…
신세계L&B는 와인앤모어 브랜드 육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신세계L&B 대표직을 겸직하게 되면서부터 신세계L&B는 사업 방향을 재정비했다. 최근 몇 년간 주종 포트폴리오 확대에 투자했던 것을 정리하고 와인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사업 방향을 잡았다. 신세계L&B의 주력 사업이 와인 수입 판매인만큼 와인과 관련된 사업을 확장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신세계는 한때 위스키 부문에도 집중했으나 현재는 사업을 축소한 상태다. 지난해 위스키 국내 생산 사업의 준비에 들어갔으나, 위스키 성장세가 꺾이면서 관련 사업을 전면 철회했다. 스카치위스키, 싱글몰트 등 수입 위스키 라인업도 다양했으나 최근에는 미국의 버번 위스키만 수입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
신세계L&B는 와인앤모어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재정립해 사업 구조를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와인앤모어를 단순한 오프라인 주류판매점이 아닌 와인 관련 브랜드로 키워 와인앤모어 이름을 붙인 상품과 패키지를 내놓고,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에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와인앤모어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주류 이외에도 옷, 음식, 코스메틱, 뷰티 등 고객의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영역으로 브랜드를 확장해 운영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시적인 성과물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신세계L&B는 올해 초 와인앤모어 점포를 특색 있는 콘셉트로 리뉴얼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다. 신세계L&B 관계자는 “리뉴얼 관련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아직은 검토 및 아이디어 구상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진척을 보이는 것은 화장품 사업이지만 이 역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L&B는 ‘와인앤모어 뷰티’라는 상표권을 출원하고 와인을 원료로 하는 화장품을 선보여 와인앤모어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국내 뷰티 시장에서 신세계L&B의 뷰티 브랜드가 얼마나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업계에서는 와인앤모어 브랜드의 화장품이 출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신세계L&B가 화장품 개발을 주력으로 했던 회사가 아닌 만큼 사업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의 신세계L&B 관계자는 “정확한 출시일이나 품목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관련 업무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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