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다음 달 정부의 세법 개정안 제출을 앞두고 대통령실이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상속세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종부세 개편론을 제기하면서 감세가 이슈화되자 동력을 잃었던 감세 정책을 가속화하려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부자 감세와 세수 결손 등을 들어 반대로 입장을 정리하는 분위기지만, 종부세와 상속세가 중산층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여론이 적지 않아 일부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종부세 등을 포함한 재산세의 부담이 가장 높고, 상속세율도 최상위 수준에 들어간다. 이로 인해 종부세나 상속세가 부의 재분배라는 효과를 넘어서 징벌적 과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성태윤 대통령 정책실장은 6월 16일 KBS 방송에 출연해 종부세는 초고가 1주택 보유자나 가액 총합이 높은 다주택 보유자에게만 물리고, 상속세는 세율을 OECD 평균 수준을 고려해 최고 30% 수준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종부세는 기본적으로 주택 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한 반면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요소가 상당히 있어 폐지 내지는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이러한 움직임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5월 언론 인터뷰에서 1주택자 종부세 폐지를 언급한 뒤 감세가 이슈로 떠오르자 감세 정책에 힘을 싣고 나선 것이다. 특히 정부가 매년 7월 세제 개편안을 담은 세법 개정안을 마련하는 일정에 맞춰 종부세와 상속세 개편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민주당은 박 원내대표 언급을 개인 의견으로 규정하고, 공식적으로는 “세수 확충 방안을 내놓지 않고 부자 감세인 상속세 개편, 종부세 폐지를 추진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도 주택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우 재산세와 상속세가 지나치게 높은 데다 주택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중산층과 서민에게도 적지 않은 세 부담이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 비율이 32.0%로 OECD 평균인 34.0%보다 낮은 수준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국민이 지는 세금 부담은 많지 않다는 의미다. 세금 부담은 낮은데 반해 종부세 등을 포함한 재산세 부담은 OECD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전체 세수에서 재산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5.1%로 OECD 38개 회원국 중에서 최고치였다. 한국 다음으로 전체 세수에서 재산세 비중이 높은 국가는 이스라엘(12.1%)이었고, 미국(11.6%), 영국(11.5%), 캐나다(11.3%), 호주(10.9%), 룩셈부르크(10.5%) 정도가 10% 선을 넘었다. 이웃국가인 일본은 전체 세수 중 재산세 비중이 7.9%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었다.
특히 독일(3.2%) 등 상당수 OECD 회원국들의 경우 전체 세수에서 재산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5%가 되지 않았다. 리투아니아는 전체 세수 중 재산세 비중이 0.9%였고, 에스토니아와 체코는 각 0.6%에 불과해 1%에도 못 미쳤다. 이로 인해 OECD 회원국의 전체 세수 중 재산세 비중 평균은 5.6%에 그쳤다. 우리나라 전체 세수 중 재산세 비중이 높다는 것은 재산세를 부담하는 국민이 다른 국가에 비해 많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2021년 종부세 대상자가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중산층까지 종부세 부담을 안는 문제가 발생했다.
상속세 역시 세율이 지나치게 높아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은 50%로, OECD 36개 회원국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부자들에게 세금이 많이 물리기로 유명한 미국이나 영국도 상속세율은 한국보다 낮은 40%였다. 또 OECD 회원국 평균 상속세율이 14%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은 평균보다 3.6배나 높은 셈이다. 특히 OECD 회원국 중 호주와 캐나다, 이스라엘,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웨덴,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 14개국은 상속세가 없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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