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건설업계가 도급사업장 곳곳에서 공사비 증액 갈등을 벌이는 가운데,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공사대금 지급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인천 주안4구역(주안캐슬앤더샵에듀포레) 재개발사업 부지를 최근 가압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슷한 시기 대우건설도 공사대금을 달라며 서울 강남구 대치동 1지구 재건축사업 부지를 가압류했다. 건설사들이 초강수를 두면서까지 공사비 회수에 나서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16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4구역(주안캐슬앤더샵에듀포레) 재개발조합이 보유한 사업 부지 일부를 가압류했다. 미수공사비 42억 원 중 10억 원을 보전하기 위해서다. 가압류한 부지는 398㎡ 규모 대지로 당초 종교시설이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기존 종교시설이 현금 청산하면서 매각 대상 부지로 남겨졌다. 현재 이들 건설사는 주안4구역 재개발조합이 보유한 법인 통장도 가압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안4구역 재개발조합은 2013년 5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9년여 만인 2022년 7월 새 아파트 주안캐슬앤더샵에듀포레를 준공했다.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2010년 9월 시공권을 공동(지분율 각각 50%)으로 수주해 공사를 수행했다. 새 아파트는 지하 3층~지상 35층 13개 동 1856세대로 조성됐다.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6월 주안4구역 재개발조합에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전체 공사비 3561억 원 중 일부가 지급되지 않아 정산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당초 양사가 미지급 공사비로 주장한 금액은 165억 원이었지만, 현재는 42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대금 청구 소송과 관련한 변론 기일은 오는 7월 16일로 예정됐다.
주안4구역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새 아파트 입주 직전인 2022년 5월 조합원 의결로 관리 처분 계획을 변경해 사업 수입과 지출에 대한 정산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이전 조합 집행부가 미지급 공사비가 있다며 추가 분담금을 요구해 현재 해임 절차를 밟아 집행부를 교체한 상황”이라며 “기존에 시공사들이 청구한 공사비는 건축 면적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과다 계상됐다. 오히려 지급한 공사비를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도급 계약상 명시된 공사비가 지급되지 않아 소송을 제기했고,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조합이 보유한 유휴 부지를 가압류했다”며 “최근 분양 실적이 저조하거나 보류지 등 조합 자산을 매각해서도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는데, 계약상 공사비는 추가 분담금을 내는 방식으로라도 완납해야 한다”고 맞섰다.
건설사가 정비사업 부지를 가압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시공을 마친 서울 강남구 대치푸르지오써밋(대치동 1지구 재건축) 아파트 상가 부지를 지난달 14일 가압류했다(관련 기사 [단독] 대우건설 "미지급 공사비 내놔" 대치푸르지오써밋 상가 부지 가압류). 지연손해금을 포함한 미수 공사비 178억 원을 받기 위해서다. 공사대금과 관련한 본안 소송 제기 여부는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
정비사업 공사대금 지급 소송은 최근 줄을 잇고 있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3월 서울 강북구 미아3구역(북서울자이폴라리스)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323억 원 규모의 공사대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증액분 256억 원 등을 지급하라는 취지다. GS건설은 지난 1월 조합 측에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지만,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이 단지 입주는 오는 8월로 예정됐다.
DL이앤씨도 지난해 말 인천 부평구 청천2구역(이편한세상부평그랑힐스) 재개발조합과 신탁사를 상대로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냈다. 2020년 7월 착공 당시보다 공사비가 1645억가량 늘었으니 이를 지급하라는 것이다. 양측은 착공 이후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은 하지 않겠다는 특약 적용 여부를 두고 다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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