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KCC 그룹의 서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소리박물관 ‘오디움(Audeum)’이 개관일부터 주차장법을 위반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하 3·4·5층에 자리한 박물관 주차장에 공사 자재 등이 쌓여 방치된 것. 주차시설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는 주차장법 위반이다.
지난 5일 개관한 소리박물관 오디움은 KCC그룹의 서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음향기기 전문 박물관으로 서울 서초구 신원동에 자리해 있다. 오디움은 빈티지 오디오 수집가로 유명한 정몽진 회장이 본인의 사재를 털어가며 만든 곳이다. 박물관은 본래 지난해 말 개관 예정이었으나 여러 차례 미뤄졌다가 이달 5일 개관했다(관련기사 [단독] 정몽진 KCC 회장이 심혈 기울인 소리박물관 '오디움' 5월 개관 예정).
개관일인 지난 5일 오디움 박물관을 방문했다. 현재는 예약제로만 운영된다.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오디움 관계자가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했다. 예약자 명단이 확인되자 로비로 올라가 입장권을 받았다. 관람객 20여 명은 도슨트의 안내와 함께 층을 이동하면서 음향기기를 체험했다. 층간 이동은 관계자의 통제에 따르는 분위기였다.
이날 방문한 박물관 주차장의 주차구역에는 불법 적재물이 쌓여 있었다.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박물관 주차장은 지하 3·4·5층 3개 층에 있으며 평균 면적 1750㎡(530평)이다. 주차시설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행위는 주차장법 위반이다. 주차장법 제19조에 따르면 부설주차장은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또 32조에 따르면 부설주차장을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지 않는 경우 원상회복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1년에 2회까지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적재물은 지하 5층에 가장 많았다. 종이상자가 사람 키 높이만큼 쌓여 있었다. 각종 목재, 포대, 이사용 운반 바구니 등도 주변에 널브러져 있었다.
지하 3, 4층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이 흰 천에 쌓여 있고, 트랙픽콘(안전 삼각뿔)과 공사 시 필요한 각종 도구, 사다리, 리프트 등이 방치돼 있었다. 지하 3층에는 전기차 주차구역 옆에 물건이 쌓여 있었다. 이 층 면적 전체가 주차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면 이 역시 주차장법 위반이다.
일주일 정도 지난 6월 11일 다시 박물관을 방문했다. 그러나 지하 주차장의 불법 적재물은 여전했다. 지하 5층에 들어서자 박물관 관계자가 외부인 출입 불가라며 출입을 막았다.
지하 주차장 불법 적재물은 화재 발생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일어난 대전 아울렛 참사는 지하 주차장에 쌓여 있던 종이상자에 화물차의 열이 옮겨지면서 불이 시작됐다.
지하 주차장 불법 적재물에 대해 문의하자 서전문화재단 관계자는 “바로 정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정몽진 KCC 회장은 박물관 인근 오피스텔을 매입할 정도로 오디움에 애정을 쏟고 있다. 부동산등기부 확인 결과 정 회장은 박물관 인근 오피스텔 두 세대를 2021년 3월과 4월에 매입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자는 “박물관 개관 전 종종 정몽진 회장이 왔다 갔다 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서전문화재단의 주 사무소는 지난해 7월까지 성수동 건물에 있었는데 이 건물 역시 정 회장이 소유한다.
양휴창 기자
hyu@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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