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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취임 2주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남은 1년의 과제

부동산 PF 구조조정,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최근 상법 개정 꺼내 '갑론을박'

2024.06.18(Tue) 17:51:52

[비즈한국]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7일 취임 2주년을 맞았다. 2022년 6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高)’ 위기로 국내 경제가 휘청이는 시기에 취임한 이 원장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공매도 금지,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등 다양한 금융 이슈에 대응했다. 취임 이후 금융시장에서 강한 존재감을 보인 이 원장은 최근 상법 개정과 특별배임죄 폐지를 언급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022년 6월 취임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초대 금감원장이다. 역대 최연소이자 최초의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기도 하다. 사진=이종현 기자

 

#Character(인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역대 최연소이자 최초의 검사 출신 금감원장이다. 1972년 10월 5일생으로 만 51세의 젊은 리더다. 경문고등학교를 나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공인회계사 합격 후 2년 만에 사법시험(42회)에 합격한 엘리트다. 이 원장은 2003년 사법연수원 32기를 수료하고 2004년 서울지검 남부지청에 검사로 임관하면서 검사 경력을 시작했다.

 

이 원장은 강한 추진력과 빠른 판단력을 갖춘 인물로 전해진다. 금감원장 취임 이후 짧은 시간에 업무와 현안을 익히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금감원 최연소 원장다운 적극적인 행보도 보였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임원을 거치지 않고 실무진과 소통하는 등 기존의 조직 문화를 탈피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Career(경력)

 

경제학과 출신에 회계사 자격을 갖춘 이복현​ 원장은 검찰 내 기업·금융 범죄 특수통으로 불렸다. 이 원장은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로 차출돼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외환은행 매각 사건(론스타 사건) 등의 수사에 참여했다. 2011년에는 법무부 법무과 검사로 임명됐고, 2013년에는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에 합류해 당시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대통령과 합을 맞췄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 ‘사단’의 인사로 분류된다.

 

이 원장은 정·재계를 아우르는 굵직한 사건을 맡아 ‘재계 저승사자’로도 불렸다. 2016년 춘천지검, 2017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2018년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2부장을 거쳤다. 2016년 말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수사에 참여했다. 2019년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 반부패수사4부장을 맡았고, 2020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로 근무했다.

 

이 원장은 국정농단 수사를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수사를 이어오다 2020년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했다. 2022년 4월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로 재직 중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축소법)’ 추진에 반발하며 검찰직을 사임했고, 그해 6월 제15대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했다.

 

#Capability(역량)

 

이복현 원장은 금융시장이 불안한 시점에 금감원 수장 자리에 올랐지만, 특유의 추진력으로 현안에 대처해왔다. 취임 이래 꾸준히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시장 안정화·선진화를 강조한 만큼 관련 문제에 적극 대응했다.

 

2023년 5월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하자 이 원장은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불법 행위를 단속하는 전담 조직을 설치했다. SNS상에서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인하고 시세조종 하는 불법 업체를 잡아 투자자 보호를 한다는 취지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검찰 재직 당시 기업·금융 범죄 특수통으로 꼽혔다. 금감원으로 온 이후에도 추진력과 업무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다. 사진=박은숙 기자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반의 ELS 사태에서도 비교적 빠르게 대처했다는 평이다. 2023년 하반기부터 H지수 하락으로 인한 손실 우려가 커지자 금감원은 금융사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나섰다. 2023년 12월 배상 비율 기준안 준비에 돌입했고, 지난 3월 배상안을 발표했다. 다만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인다”라는 금감원의 취지와 달리, 배상안을 두고 ELS 가입자의 반발이 일기도 했다.

 

주가 시장의 불법 공매도 단속에 나섰다. 2023년 10월 금감원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최초로 적발했다. 홍콩 IB 2개 사의 고의적인 무차입 공매도 행위를 잡아낸 것. 이후 금감원은 특별조사단을 출범해 글로벌 IB 전수조사에 착수해 지난 5월 14개 IB 중 9개 사에서 불법 공매도 혐의를 밝혀냈다.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행위가 드러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은 2023년 11월부터 6개월간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이 조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았다”라며 소액 주주의 지지를 받았다.

 

#Critical(비판)

 

금융감독원장 내정과 동시에 윤 대통령과의 친분에 기반한 인사라는 평을 피하지 못했다. 금융노조는 이복현​ 원장 취임 후 성명을 발표하고 “금융을 전혀 모르는 부장검사 출신을 임명하는 것은 금융 감독을 관치화하려는 것”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임기 중에도 ‘관치금융’ 논란은 이어졌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은행의 이자 장사를 지적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실제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내리면서, 시장 자율성에 간섭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회장 인사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임을 노리던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이 2022년 11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자, 이 원장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사퇴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2023년 10월에는 김태오 전 DG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손 전 회장과 김 전 회장이 연임을 포기해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 연임’ 관행을 깨는 데 기여했지만, “금감원장의 개입은 관치”라는 우려가 이어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금융지주 회장 연임 제한, 새마을금고 편법 대출 조사 등으로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사진=임준선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를 앞두고는 선거에 개입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기 안산갑 후보였던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새마을금고 편법 대출 의혹이 나오자, 이 원장 주도로 검사에 나선 금감원이 사전투표 전날인 4월 4일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이 원장은 “검사를 해도 안 해도 오해를 받을 것”이라며 추진했지만, 결과 발표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Challenges(도전)

 

임기 1년을 남긴 이복현 원장은 △부동산 PF 구조조정 및 활성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공매도 주문 처리 전산화 등의 과제를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금감원은 증권사, 은행, 제2금융사 등의 부동산 PF 사업장 현황 파악에 나선 상태다. 금융사로부터 사업장 자체 평가서를 받아 8월부터는 서면 점검을 진행한다. 정리 실적이 부진한 곳은 현장점검과 검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지난 5월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K 파이낸스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해 남은 과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정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한계기업을 관리하고 시장에서 퇴출해 평균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매도 전산화에 대해서는 “공매도 차단 시스템 구축에 시간이 걸린다”며 “법을 개정하는 대신 시행령으로 가능한지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이날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이 개인적인 욕심”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기업 밸류업의 연장선으로 상법 개정 카드도 꺼냈다. 상법의 ‘이사는 회사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이사의 충실 의무)’라는 규정에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를 추가하는 방안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 주주의 소송이 난무할 것이라는 반발이 나오자, 이 원장은 지난 14일 긴급브리핑을 열고 “상법의 특별배임죄를 폐지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혀 배임죄 관련 이슈에 불을 지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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