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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단독] 한화에어로 경전차 K-MPF, 라트비아 수출 노린다

K-21 수출형과 K-MPF 패키지 판매 전략… 한화 차세대 수출 주력상품 될까 관심

2024.06.13(Thu) 09:48:57

[비즈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경전차 수출에 나선다. 호주 수출에 성공한 AS-21 ‘레드백’ 장갑차보다 저렴한 ‘K-21 수출형’과 ‘K-21 개조형 경전차 K-MPF’를 패키지로 판매할 전략이다. 이는 K2 흑표 전차보다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더 우수하며, 많은 국가들이 수요를 가지고 있어 향후 한화에어로의 주력 수출 상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MPF 최신 디자인. 사진=김민석 제공

 

경전차(Light Tank)는 주력전차(MBT, Main Battle Tank)에 비해 작고 가벼운 전차를 뜻한다. 전차는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경전차, 중형 전차(Medium Tank), 중전차(Heavy Tank) 등 세 가지 종류가 있었다. 다만 주력전차가 등장한 후 한동안 경전차는 세계 방위산업 시장에서 거의 사라졌다. 이는 빠르고 민첩해 정찰에 적합하지만 헬기나 항공기 정찰이 더 효과적이고, 전차를 잡기 위한 대전차(Anti-Tank) 무기의 기술 발전이 워낙 빨라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궤도식 경전차(Tracked Light Tank)의 등장으로 경전차가 세계 방위산업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바퀴를 단 장륜 장갑차에 전차 포를 얹은 미국의 스트라이커(Stryker) M1128 MGS, 이탈리아의 B1 센타우로(Centauro), 일본의 16식 기동전투차 등이 유행했으나, ‘가벼운 경전차라도 무한궤도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실전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원래 ‘임시 전차’ 혹은 ‘없는 살림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전차’로 경전차가 사용됐다면, 세계 각국에서는 다시 경전차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가장 큰 사건이 바로 미국의 M10 부커(Booker) 경전차다. 중량 38톤의 부커 경전차는 105mm 주포를 탑재해 스트라이커 경전차와 화력은 유사하지만, 무한궤도를 장착해 야전 험지 주행 능력은 물론 포탄 탑재량과 방어력이 더 뛰어나다. 무엇보다 포탑을 장착해 실전에서 적 위협 탐지와 대응이 훨씬 쉬워졌다.

 

대한민국 방위산업계도 경전차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왔다. 지난해 가을 열린 ADEX 2023에서 현대로템은 수출형 경전차인 N-LAV에 이탈리아제 120mm 경전차 포탑을 탑재한 화력 지원 차량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21과 AS-21 레드백을 섞은 ‘K-MPF’를 내놓았다. 다만 구체적인 설계가 반영된 것이 아닌 컨셉 디자인에 가까웠다.

 

이번 달 12일 제주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MPF(Korean Mobile Protected Firepower)의 설계를 더욱 발전한 완성형 디자인을 공개하고, 라트비아 차기 장갑차 사업에서 K-21 개량형과 K-MPF를 동시에 제안 중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K-MPF 최신 버전은 빠른 전력화와 신뢰성에 중점을 두고, 경제성 측면을 더욱 중시했다. 이를 위해 ADEX 때 제안한 버전과 달리 최신 K-MPF는 여러 가지 부분이 삭제 혹은 변경됐다. 우선 대전차 미사일이 사라졌다. 105mm 포의 부족한 화력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이었지만 경제성과 포탄 휴대량 문제로 삭제됐다. 대신 105mm 강선포에서 발사할 수 있는 ‘포 발사 미사일’ 능력을 갖췄다.

 

포탑도 무인에서 유인 포탑으로 바뀌었다. 무인 포탑의 경우 외부 감시 카메라가 파괴되었을 때 시야가 차단되는 문제를 아직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좀 더 전통적인 유인포탑 방식으로 선회했다.

 

반대로 유지된 부분도 많다. 105mm 저반동 고압 활강포의 화력은 여전한 상태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자동장전장치가 탑재돼 승무원을 3명으로 유지했다. K-MPF의 경쟁 기종 중 상당수는 아직도 수동 장전의 4인 경전차를 제안 중이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하다.

 

핵심 장비들도 대부분 기존 디자인을 계승하였다. 12.7mm 원격사격통제장비(RCWS), 7.62mm 동축 기관총은 물론 미사일 경보 장치, 레이저 경보 장치, 위협 탐지 레이더와 함께 이스라엘 IMI에서 제작한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능동방어장비도 장착됐다. 아이언 피스트는 호주 수출형 AS-21 장갑차에도 장착된 것으로, 경쟁 기종보다 가벼운 무게를 갖추고 대전차 로켓 등 적 위협을 빠르게 격추시키는 장비다. 장갑 방어력이 약한 경전차의 생존성을 위한 필수적 장비다.

 

차체 역시 달라졌다. 가격 경쟁력과 중량 문제로 K-MPF는 호주 수출에 성공한 40톤급 AS-21 장갑차 차체 대신 25톤급 K21 장갑차를 개조해서 사용한다. 엔진도 K-21과 동일한 750마력 디젤 엔진을 사용하지만 도하 기능을 삭제하고, 도하를 위한 파도막이나 에어백 등 장비를 없애고 방탄판을 추가해 방어력을 K21보다 높였다. 정면은 1000미터 앞에서 러시아의 BMP-3 장갑차의 30mm 기관포를 방어할 수 있으며 측면 장갑도 러시아제 14.5mm 중기관총을 방어한다. 하부는 TNT 6kg급 폭발력을 견딜 수 있다.

 

현재 K-MPF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시장은 ‘라트비아’다. 약 4조 원 규모의 사업으로 K-21 장갑차 수출은 이미 알려져 있었으나, 경전차와 패키지 수출 계약을 진행 중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트비아는 장갑차와 경전차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 시점에서 K-MPF의 첫 번째 고객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다. 라트비아 수출 버전 K21 장갑차의 차체 역시 K-MPF와 동일하게 개량됐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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