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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 아닌 통신정보로 신용평가…이통3사 손잡은 '이퀄' 성공할까

금융거래 없는 '신파일러' 1200만 명 잠재 고객…케이뱅크·신한카드와 계약 조율 중

2024.06.10(Mon) 16:19:45

[비즈한국] 이동통신 3사(SKT·KT·LG유플러스)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SGI서울보증 등 5개 회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통신대안평가준비법인’이 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서비스에 나선다. 통신대안평가는 금융 데이터가 아닌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신용을 평가한다. 국내 비금융 신용평가 산업이 초기 단계인 가운데, 상반기 서비스 개시와 함께 시장을 이끌지 주목된다.

 

통신정보 기반의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한 통신대안평가준비법인이 사명을 통신대안평가로 바꾸고 '이퀄'로 서비스 리브랜딩에 나섰다. 사진=이퀄 홈페이지 캡처


통신대안평가준비법인이 ‘준비법인’을 떼고 ‘통신대안평가’로 사명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회사는 5월 31일 변경된 사명으로 등기를 마쳤다. 더불어 사업 목적에 △광고대행업 △광고매체 판매업 △인터넷 등을 이용한 서비스 제공 사업 등을 추가했다.

 

통신대안평가는 4800만 명에 달하는 이동통신 3사 고객의 통신정보를 기반으로 개인신용평가 모델 ‘텔코 CB(Telco CB)’를 개발했다. 통신대안평가는 사명 변경과 함께 신용평가모델과 서비스도 텔코 CB에서 ‘이퀄(EQUAL)’로 새롭게 브랜딩했다. 특허정보넷 키프리스를 보면 통신대안평가는 2월 ‘이퀄’과 ‘신용의정석’ 상표를 출원했는데, 짧고 부르기 쉬운 이퀄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회사 홈페이지는 텔코CB(telcocb.com) 도메인에서 이퀄(equal.co.kr)로 연결되며, 채용 사이트에도 사명에 통신대안평가와 이퀄을 병기했다.​ 

 

통신대안평가는 금융위원회로부터 4월 17일 전문개인신용평가업 본인가를 취득하며 대안신용평가 사업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2023년 12월 29일 본허가를 접수한 지 4개월 만이다(관련기사 [단독] 통신 3사 합작 신평사 출범 초읽기, 금융위 문턱 넘었다). 

 

통신정보 기반의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한 통신대안평가준비법인이 사명을 통신대안평가로 바꾸고 서비스 리브랜딩에 나섰다. 사진은 문재남 통신대안평가 대표. 사진=통신대안평가 제공

 

전문개인신용평가업은 비금융 CB로 불리며, 비금융 데이터로 개인 신용을 평가하고 금융사 등에 제공하는 사업이다. 금융거래 이력이 없거나 부족한 주부·노인·사회 초년생 등 일명 ‘신파일러(Thin Filer)’는 현행 금융시스템에선 대출 심사조차 받기 어렵지만, 비금융 CB를 적용하면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길이 열린다. 통신정보는 본인 명의로 개통하는 비율이 높아 개인화한 정보로 활용하기 유리하다. 또 통신정보는 정기적으로 수집할 수 있어 정보의 안정성이 높고, 생활패턴·거래 능력·소비패턴 등으로 개인 신용을 다각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통신대안평가는 시중 금융사에 통신정보 기반의 신용평가모델을 제공한다. 금융사 중에서는 케이뱅크·신한카드와 계약 세부사항을 조율 중이며, 이르면 6월 중 서비스를 개시할 전망이다. 통신대안평가 관계자는 “자사의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시장에 안착시키고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금융사가 텔코 CB를 처음 도입하는 시점이 곧 서비스를 출시하는 시점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국내 신파일러는 1200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비금융 신용평가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 개정 이후 금융위로부터 전문개인신용평가사로 본인가를 받은 곳은 크레파스솔루션과 통신대안평가 두 곳에 그친다. 크레파스솔루션은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사로 2021년 1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비금융 CB 사업 인가를 받았다. 지난 5월 양 사는 대안신용평가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손을 잡았다. 비금융 데이터를 교차·융합해 중·저신용자와 신파일러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1, 2호 전문개인신용평가사인 크레파스솔루션과 통신대안평가가 시장 확대를 목표로 지난 5월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사진=통신대안평가 제공

 

통신대안평가 관계자는 “신파일러를 추적 조사해 보니 약 500만 명이 5년 정도 지나면 신용 이력 보유자가 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고신용자가 된다. 금융거래 이력이 없다고 신용 불량이 아니라는 의미다. 오히려 절반가량이 향후 건강한 금융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았다”며 “비금융 데이터로 신용 점수를 받으면 5년간 금융 혜택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더 빨리 사회에 참여할 수 있다. 금융사 입장에선 일찍 고객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통신대안평가는 B2C 상품인 개인 신용관리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만 14세 이상의 개인이 직접 신용점수 조회, 신용조회 내역 확인, 신용정보 관리 등을 할 수 있다. 이퀄 서비스를 정식 오픈하면 이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대안평가는 2022년 이통 3사가 65억 원씩, SGI서울보증과 KCB가 전략적 투자자로 27억 5000만 원씩 출자해 세운 합작법인이다. 지분은 이통 3사가 26%씩, SGI서울보증과 KCB는 11%씩 보유하고 있다. 이통 3사 출신의 인사가 각각 통신대안평가의 기타비상무이사를 역임하며, 이사회를 통해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한다. 통신대안평가의 초대 수장 자리는 KCB 전무를 역임한 문재남 대표가 맡았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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