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크래프톤·넷마블·카카오도…중국 큰손 텐센트, 국내 게임사 투자 어디까지?

2대·3대 주주로 지분 확보, 이익 늘리고 리스크 최소화…"국내 대기업·VC도 전략 참고해야"

2024.06.07(Fri) 16:03:47

[비즈한국]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국내 IT 및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큰손인 텐센트는 자회사를 통해 국내 기업에 투자해왔다. 꾸준히 투자한 덕에 크고 작은 회사의 지분을 촘촘하게 보유한 상태다. 최근 코스피 상장에 나선 시프트업의 지분 구조가 공개되면서 텐센트의 ‘국내 기업 쇼핑’에 눈길이 쏠린다.

 

중국의 IT 기업 텐센트는 자회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에도 규모를 가리지 않고 투자한다. 사진=연합뉴스

 

시프트업의 최대 주주는 지분 44.63%의 김형태 대표, 2대 주주는 지분 40.03%를 가진 에이스빌 피티이(Aceville Pte. Ltd)다. 2대 주주지만 김 대표와 보유 비중이 비슷한 이 회사는 싱가포르 소재의 텐센트 자회사다. 에이스빌 피티이는 2020년 9월 제삼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시프트업 주식 약 29만 주를 취득했다.

 

텐센트는 지속해서 시프트업의 지분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2022년 언론을 통해 지분 20%를 취득한 사실이 알려졌고, 2023년 10월 위메이드가 시프트업의 전환우선주를 에이스빌 피티이 외 1인에게 약 800억 원에 처분해 추가 매입이 확인됐다. 이 때문에 보유 지분이 20%대로 추정됐지만 사실 40%가 넘는 지분을 들고 있었던 것. 향후 시프트업의 상장으로 얻을 이익 규모도 막대하다.

 

텐센트가 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에이스빌 피티이는 시프트업의 사외이사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다. 1월 5일부턴 샤오이마 텐센트 홀딩스 수석부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 참가한다. 샤오이마 수석부사장은 2019년 11월 크래프톤의 등기이사에도 올랐던 인물이다.

 

시프트업은 텐센트 자회사인 ‘레벨 인피니트(전 프록시마 베타)’와 ‘승리의 여신:니케’의 모바일·PC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총 매출의 일정 비율을 시프트업에 수수료로 지급하는 식이다. 퍼블리싱으로 인한 수익이 사실상 회사의 전체 매출(비중 97.58%)이라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텐센트 자회사로는 △막시모 피티이(Maximo Pte. Ltd) △스카이블루럭셔리 인베스트먼트(Skyblue Luxury Investment Pte. Ltd)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Image Frame Investment (Hk) Limited) △에이스빌 피티이(Aceville Pte. Ltd) △한리버 인베스트먼트(Han River Investment Pte. Ltd) 등이 있다.

 

 

국내 대형 게임사 중 텐센트의 투자를 받은 곳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가총액(6월 5일 기준) 상위 10개 게임사 중 텐센트가 지분을 보유한 곳은 크래프톤(1위), 넷마블(2위), 카카오게임즈(5위) 3개다. 시프트업이 상장하면 4개로 늘어난다. 시가총액이 조 단위인 게임사는 시프트업을 포함해도 7곳(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시프트업,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에 그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텐센트 ‘픽’인 셈이다.

 

크래프톤(시가총액 11조 8980억 원)의 2대 주주는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다. 1분기 기준 크래프톤의 지분 13.73%를 보유하고 있는데, 최대주주인 장병규 의장 지분(14.75%)과 1%포인트 차이다. 크래프톤의 투자 설명서에 따르면 이미지 프레임 인베스트먼트는 크래프톤이 상장하기 전부터 지분(15.52%)을 보유했다. 양 사는 긴밀한 관계의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크래프톤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텐센트와 함께 개발했다. 개발사인 라이츠스피드 앤 퀀텀(Lightspeed & Quantum), 퍼블리셔인 레벨 인피니트 모두 텐센트 자회사다.

 

넷마블(5조 2604억 원)의 3대 주주는 한리버 인베스트먼트로, 지분 17.52%를 보유하고 있다.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3대 주주(8.9%)라는 점을 감안하면 엔씨와의 연결고리도 생긴다. 텐센트는 넷마블이 ‘CJ게임즈’였을 때 2014년 5억 달러(당시 약 5300억 원)를 투자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넷마블게임즈가 2017년 5월 상장하면서 텐센트는 상당한 차익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넷마블 2대 주주인 CJE&M(21.78%)이 재무 악화로 지분을 텐센트에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1조 7190억 원)는 모회사 카카오를 통해 텐센트와 얽혀 있다. 에이스빌 피티이는 카카오게임즈의 최대주주인 카카오와 주주 간 계약을 맺어 공동보유자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3월 28일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 비중은 40.77%, 에이스빌 피티이는 3.89%다. 에이스빌 피티이는 카카오가 지분 매각 시 같은 가격이나 조건으로 주식을 판매할 수 있는 동반매도참여권(Tag along)을 가지고 있다.

 

텐센트는 ‘대박’ 가능성을 품은 중소형사도 놓치지 않았다. 국내 게임사 하운드13은 2021년 게임 개발·유통사 가레나로부터 200억 원대 자금을 유치했는데, 가레나는 싱가포르 IT 기업 씨그룹 자회사이면서 텐센트 관계사다. 2022년 8월 에이스빌 피티이는 게임사 썸에이지로부터 개발사 로얄크로우의 지분을 모두 사들이기도 했다.

 

텐센트가 이 같은 전략을 아시아 전역에서 펼치고 있어, 국내에서도 대응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가상융합대학장(한국게임학회장)은 “텐센트는 기업에 투자할 때 최대주주가 아니라 2대, 3대 주주로 나선다. 리스크는 줄이고 이익은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일본 시장에서도 확장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국내 기업이 국산 자본으로 성장하는 게 낫다고 본다”라고 짚었다.

 

위 학장은 “한국의 VC나 대기업이 텐센트와 비슷한 전략으로 국내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게 가장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런 안목을 가진 곳이 없어 아쉽다”며 “가치 있는 기업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업계의 반성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핫클릭]

· [대기업 총수 자택 공시가격②] '최고가' 신세계 이명희 316억, '최저가' CJ 이재현 9억
· SKT AI비서 '에이닷' 애플워치 버전 직접 사용해보니…
· 한국앤컴퍼니그룹 한국프리시전웍스, 내부거래 다시 급증한 까닭
· IPO 나선 '시프트업', 넷마블·펄어비스·크래프톤과 다를까
· '뮤 대체할 캐시카우 찾아라' 웹젠 300억 베팅 성공할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