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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55년 활약한 'F-4 팬텀' 퇴역, 전력 공백 어떻게 메울까

2040년 전투기 도입 사업 '오리무중'…F-35 추가 도입, GCAP 조기 도입, KF-21 성능 개량 등 논의

2024.06.07(Fri) 10:53:52

[비즈한국] 2024년 6월 7일은 한국 공군의 역사적인 한 페이지를 차지하는 날이 될 것이다. 무려 1969년부터 2024년까지 55년간 운용된 F-4 팬텀(Phantom II)이 모두 퇴역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한국 공군은 다른 나라보다 공군의 역사적 항공기에 대한 예우나 기념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지만, 이번 팬텀 퇴역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세심하고 성대한 기념행사를 진행 중이다.

 

공군이 이 정도로 팬텀의 퇴역에 대한 기념행사를 열심히 하는 것은 단순히 팬텀 전투기가 오래 사용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팬텀은 공군이 지금까지 운용한 항공기 중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전투기이자, 공군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전투기로 오랫동안 운용되었기 때문이다.

 

2024년 6월 7일, 55년간 운용된 한국 공군의 F-4 팬텀 전투기가 퇴역하며, 이후 공군 전력은 KF-21 보라매와 F-35 전투기 등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사지=김민석 제공

 

공군의 역사에서 팬텀의 도입은 시작부터 ‘기적’이었다. 1969년에 팬텀 전투기를 한국 공군이 도입한 것 자체가 업적이었고 역사였다. 한국은 영국, 이란 다음으로 팬텀을 도입한 세계 네 번째 국가였는데, 영국과 이란은 미국의 최우방국이자, GDP 규모 면에서 대한민국보다 수십 배 더 부유한 나라였다.

 

이렇게 F-4 팬텀 전투기는 한국 공군의 가장 중요한 전투기이자, 대한민국군의 가장 중요한 무기체계로 수십 년 동안 자리를 굳혔다. 한국 공군이 팬텀을 일본보다 먼저 보유했다는 사실, 팬텀을 대량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군 내에서 공군의 입지가 강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팬텀이 이토록 중요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공군이 최초로 도입한 ‘하이급’ 전투기 개념을 만든 것이다.

 

팬텀 도입 이전까지 공군의 전투기 운용 개념은 특별한 것이 없었다. 미국의 원조로 100% 구성되었기 때문에 우리의 의사가 자유롭게 반영된 것이 아니었고, 단순히 수량을 맞추는 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팬텀이 이 모든 것을 바꾸었다.

 

팬텀이 한국 공군에 도입되자, 한국 공군은 팬텀이 기존에 운영 중인 전투기보다 성능이 현격히 차이가 나는 것을 실감했다. 당시에는 최신형 전투기였으니 기체의 전자 장비와 레이더의 성능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출력이 강한 엔진을 두 개 장착한 쌍발 엔진을 사용한 대형 기체로 속도와 탑재량이 다른 운영 기종과 차이가 현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팬텀은 최대 7.2톤의 무장 탑재량과 3000 km가 넘는 최대 항속거리를 가져서, 가장 많은 폭탄을 싣고 가장 멀리 가는 전투기였다. 팬텀을 보유하고 나서야 한국 공군은 북한의 평양 이북 폭격 능력을 갖추게 되었는데, 팬텀보다 항속거리와 무장 탑재량이 더 뛰어난 전투기는 팬텀 도입 이후 36년이나 지난 2005년 F-15K 슬램 이글(Slam Eagle)에서나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하고 대단했던 F-4 팬텀 퇴역 이후 한국 공군 전력은 어떻게 구성될까? 우선 팬텀의 핵심 임무가 공중전이 아닌 지상 공격, 특히 AGM-142 팝아이(Popeye) 공대지 미사일을 사용한 장거리 지상 정밀 공격 임무는 현재 운용 중인 F-15K 전투기가 맡고, 2028년까지 KF-21 보라매 전투기가 국산 공대지 미사일 천룡을 장착하여 완전히 대체할 전망이다. 다만 이것은 임무의 대체 개념이고, 기존에 F-4 팬텀 전투기를 운용한 각 공군기지에 어떤 전투기가 대신 들어갈 것인지는 확실히 공개되지 않았다.

 

문제는 대한민국 공군의 ‘팬텀 퇴역 이후’에 대한 청사진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미 우리 공군은 향후 10여 년간 120대의 KF-21 보라매 전투기, 20대의 F-35 전투기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지만 그다음 스텝, 즉 2030년에서 2040년대의 전투기 도입 사업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우선 거론되는 것은 F-35 추가 도입론이다. 지금 확정된 60대의 F-35A 외에도 20대에서 40대 이상 F-35를 추가 도입하자는 의견이다. 지난 5월 공군이 개최한 ‘에어로스페이스 컨퍼런스’에서 KIDA(한국국방연구원)는 ‘2040년대 전투임무기 적정 규모 연구’라는 제목으로 미래 전투기 전력 건설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는데, 발표 내용을 요약하자면 미래 전쟁에서 전 영역 통합 작전을 통해 최단 시간 내 최소 피해로 전쟁을 종결해야 하는 것이 한국군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고, 일반적인 공중전이나 지상 공격도 중요하지만, 북한 대량 살상무기 파괴 및 보복 같은 전략 공격작전이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 KIDA의 발표 내용이었다.

 

KIDA가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이 전략 공격작전이 중요하다는 것이 곧 F-35의 도입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연구자들과 군인들이 많다. F-35는 현재 한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스텔스 전투기로, 적진에 침투해서 적을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전략사령부 창설도 F-35 추가 구매의 필요성을 더욱 늘리고 있다. 전략사령부는 육군의 현무 미사일,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 해군의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을 하나로 묶는 것으로, F-35는 특히 미 공군의 전술핵인 ‘B-61’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두 가지이다. 첫 번째로 전략사령부 소속으로 들어간 F-35는 어디까지나 ‘전략적 임무’, 즉 KMPR(한국형 대량응징보복)을 맡게 되면 다른 임무, 즉 전쟁이 터졌을 때 스텔스 전투기가 맡아야 하는 방공망 제압이나 공중전을 할 수 없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억제(Deterrence)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쓰기 전까지는 대응 전력 사용을 자제하고, 북한이 핵을 사용했을 때 보복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문제는 한국 공군 F-35에 미군 B-61 전술핵무기를 탑재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미국과의 협상이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낮고, 우리의 본보기라 할 수 있는 나토의 핵무기 운용은 알려진 것과 달리 나토가 공식적으로 ‘핵 공유가 아니다.’(It is not the sharing of nuclear weapons.)라고 명확히 밝혔다. 미군 B-61 핵무기를 어디에다 언제 사용할 것인지는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고, B-61을 싣는 비행기를 가진 한국이나 나토 국가는 결정권이 없다.

 

이 때문에 혹자는 미래 한국 공군의 전력을 위한 대안으로 F-35 추가 도입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첫 번째 대안은 일명 6세대 전투기인 GCAP(Global Combat Air Programme)의 조기 도입을 주장하는 것이다. GCAP은 영국, 이탈리아, 일본이 함께 만드는 차세대 전투기로, F-35보다 스텔스 성능, 전자 장비 성능, 비행 성능이 모두 더 뛰어난 5.5세대 전투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것을 조기에 확보해서 차세대 하이급 전력을 갖추자는 의견이다.

 

하지만 GCAP의 경우 아직 개발 중인 기체로 원하는 성능을 갖출지 불확실성이 있고, 일본이 개발한 무기를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도입하게 된다는 문제도 있다. 한일관계가 최근 라인 사태 등을 양국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쉽게 추진하기 어렵다. F-35보다 훨씬 고도의 기술을 가지고, 크기도 무척 큰 점을 고려하면 최소 3억 달러 이상으로 예상되는 막대한 가격도 GCAP의 도입이 어려운 이유이다.

 

현재 개발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는 KF-21을 더욱 개량하여, F-35와 비슷한 성능으로 개량하자는 의견도 존재하나, 이 역시 미래가 불확실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기본적 공대공 성능을 가진 블록 1을 개발하는 중이라, 앞으로 제 성능을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게 이유이다. 또한, KF-21에 내부 무장창, 스텔스 코팅, 신형 전자 장비를 갖춘 ‘KF-21 블록 3’ 계획도 예산과 일정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이대로라면 비싼 외국산 전투기 도입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KF-21의 성능 개량을 포기할 가능성조차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앞으로 F-35의 추가 구매를 고려하되, KF-21이 전략적 임무를 맡도록 성능 개량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F-35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이다. F-35에 전술핵 공격 임무나 전략적 임무를 맡기면, 임무를 할당받은 F-35는 적이 핵무기를 사용하기 전까지 억제 전력으로서 작전 임무에 투입되지 않고, 적의 핵무기 공격이 좌절될 때까지 오직 비상대기만 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사용 억제를 위한 전술핵 사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F-35를 추가 구매해도 대부분의 임무는 전쟁 초기 적의 방공망 및 핵심 시설 제압 임무를 맡기는 것이 아군 피해를 줄이고 전쟁을 조기 종결짓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대신 우리 공군이 프랑스 공군의 전략무기 운용을 모방하는 것을 조언해 볼 만하다. 프랑스 공군의 경우 프랑스 국산 전투기 라팔(Rafale)에 ASMP-A 초음속 핵미사일을 탑재하여 전략적 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를 모방하여 국산 전투기인 KF-21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개발하여 장착, 전략적 임무를 맡기자는 것이 필자의 제안이다. 공대지 극초음속 무기는 현재 개발 중이나, 장기 소요로 잡혀 있어 개발의 우선순위를 높이고 예산을 추가 투입하여 전력화 일정을 앞당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혹시 미국이 나토식 전술핵무기 운용을 한국에게도 허락한다면, F-35보다는 KF-21에 우선 통합하는 것이 전체 전력 면에서 유리하다. 이미 미국은 유럽산 전투기인 토네이도 IDS에 B-61 전술핵 운용을 허락해 준 선례가 있다.

 

F-4 팬텀의 완전 퇴역은 우리 공군의 한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다. 미래 공군 전투기 전력 건설은 논의와 연구가 앞으로도 많이 필요한 만큼, 지금부터 활발히 토론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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