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SK텔레콤이 인공지능 개인비서 앱 ‘에이닷’이 애플워치 전용 버전을 출시했지만, 그동안 지적된 전화 수신 알림 기능이 완전하게 개선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통화 음질이나 거절 메시지, ‘T전화’ 앱과의 연동 등에서 이용자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애플워치서 통화 누락 현상 발생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앱 에이닷(A.)은 SK텔레콤이 지난해 말 정식 오픈한 한국어 GPT 기반 대화형 AI 서비스다. 사용자의 질문에 맞춰 날씨, 뉴스, 맛집 정보를 안내하거나 통화 요약, 통역 콜, 일정 관리, 음악 재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이닷은 지난해 말 SK텔레콤 이용자 한정으로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애플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와 연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에이닷으로 걸려온 전화는 애플워치에서 알림이 누락되거나 수신 거절 기능, 최근 통화기록 한 줄 요약 기능 등이 없었기 때문. SK텔레콤은 이를 보완해 지난달 초 애플워치 전용 버전 에이닷을 출시했다.
애플워치 전용 에이닷은 수신 거절 기능과 최근 통화기록 한 줄 요약 기능을 추가했다. 하지만 알림 누락 현상은 여전했다.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두고 직접 전화를 걸어보니 간헐적인 누락 현상이 발생했다. 고객센터에선 “앱이 개선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스마트폰 화면이 켜져 있으면 애플워치에서 알림이 안 온다”고 답했다. 애플워치는 단순 전화 수신 알림 역할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면 워치에는 알림이 안 온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스마트폰 화면을 끄고 다시 실험해봐도 결과는 같았다. 일반 전화 수신 시에는 스마트폰 화면이 켜져 있어도 애플워치에서 알림이 울린다.
에이닷을 사용하는 20대 A 씨는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을 할 수 있어 좋다. 가끔 불편하지만 감내하고 사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반면 30대 직장인 B 씨는 “워치 알림으로 전화 수신을 인지하는 게 습관이 돼 있었는데, 에이닷으로 걸려온 전화가 애플워치에서 알림이 안 와 중요한 전화를 여러 번 놓쳤다. 그래도 녹음 기능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에이닷을 사용 중”이라고 말했다.
앱스토어에도 아쉬운 평가가 남아 있다. “나도 모르는 부재중”, “전화 안 와요”, “10콜 중 1콜은 누락되는 듯” 등 알림이 누락되는 현상에 사용자들이 불만을 호소한 후기에 SK텔레콤 측은 “와이파이, 셀룰러 데이터 상태를 확인하고 고객센터로 1:1 문의 바란다”는 동일한 답글을 남겼다.
#통화 음질 해결 안 돼…수신 거절 메시지·스팸 차단 기능도 2% 부족
고질적인 문제인 통화 음질도 여전했다. 에이닷을 통해 수신한 전화는 앱에서 통화를 제어하기 위해 mVoIP(mobile Voice over Internet Protocol)로 전환한다. mVoIP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전화로 카카오톡의 ‘보이스톡’ 방식과 같다. 인터넷 기반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속도에 따라 품질이 좋지 않거나 끊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전화를 받고 처음 2~3초가량 통화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았고, 끊김 현상이나 음질 문제도 개선되지 않아 보였다.
통화 거절 방법도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에이닷을 통해 걸려온 전화를 거절할 때 ‘통화 거절 메시지’를 보내려면 화면 잠금을 풀고 앱을 실행해야 한다. 일반 전화는 거절 메시지가 화면에 바로 나타난다. 에이닷 고객센터는 “전화 수신 시 디바이스 잠금화면 상태거나 에이닷 앱 미실행 상태의 경우는 통화 거절 메시지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용자들은 스팸 차단 기능에도 아쉬움을 드러낸다. 에이닷은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걸려올 때 스팸 주의, 스팸 의심, 피싱 주의 등을 표시하는 ‘AI스팸표시’ 기능을 지난 4월 추가했다. 하지만 번호 차단 기능까진 나아가지 못했다. 에이닷 고객센터는 “스마트폰에서 스팸 번호를 차단하면 에이닷과 연동되긴 한다. 이때 에이닷에 종종 부재중 기록이 남는데, 기술적 문제로 스마트폰과 일치할 수 없는 경우”라고 밝혔다.
에이닷 실행 시 전화 수신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었다. 전화 알림이 울리지 않고 에이닷 통화목록에도 기록이 없지만, 스마트폰 통화목록에는 부재중 기록이 남아 있었다.
에이닷은 2022년 6월 IOS 베타 버전을 출시했고 지난해 말 아이폰 통화 녹음 기능 탑재 이후 총활성기기(설치기기) 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출시 후 2년이 지난 현재 사용 기기 수는 150만을 넘는다. 아이폰 사용자가 늘어난 만큼 이들의 불편을 앞으로 얼마나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개선할지 눈길이 쏠린다.
양휴창 기자
hyu@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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