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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 사직 100일, 공공 의료기관 재정난 '매우 심각'

35곳 평균 3년 연속 의료이익 감소…의료 위기 때마다 '희생양' 삼으면서 적자 해결엔 소홀

2024.05.28(Tue) 17:43:50

[비즈한국] 전공의 집단 사직이 100일을 맞은 가운데 의료기관의 경영난이 악화하고 있다. 특히 민간병원과 달리 공공병원은 코로나19 당시 받은 손실 보상금 등으로 진료 기능을 이전으로 되돌리는 데 어려움이 크다. 비즈한국이 지역 거점 공공병원 35곳의 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3년 사이 의료이익과 당기순이익, 의료외수익 등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가 공공병원의 재정 상황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인 ‘빅5’ 가운데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일하는 교수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평균 의료이익 164억 적자…2년 전 대비 30% 가까이 증가

 

‘지역 거점 공공병원 알리미’에 공시된 공공병원 35곳의 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평균 의료이익이 3년 연속 감소했다. 의료이익은 의료수익에서 의료비용을 차감한 것으로, 의료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의미한다. 의료이익 합계 평균은 2021년 -128억 1600만 원, 2022년 -156억 3400만 원, 2023년 -164억 3300만 원으로 줄었다. 2021년 대비 2023년 28.22% 감소한 것이다. 이 기간 의료이익이 흑자였던 경우는 제주의료원이 유일했다. 제주의료원은 2022년 16억 2600만 원 흑자를 기록했다.

35곳 가운데 의료이익 손실은 서울의료원, 성남시의료원, 부산의료원 순으로 높았다. ​이 순위는 2년 연속 ​동일하다. 서울의료원은 의료수익이 2022년 1136억 9800만 원에서 2023년 1477억 5600만 원으로 29.95% 증가했으나, 의료비용도 1951억 6700만 원에서 2040억 8500만 원으로 늘어나면서 2023년 의료이익은 563억 2800만 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814억 6900만 원보다 30.86% 감소한 수치다.

성남시의료원은 의료수익이 2022년 455억 2100만 원에서 2023년 411억 1700만 원으로 9.67% 줄어들었다. 의료비용도 1002억 8000만 원에서 925억 1000만 원으로 감소했지만, 2023년 의료이익은 513억 9300만 원 손실을 기록했다. 2022년 547억 5900만 원보다는 6.15% 감소했다.

 

부산의료원은 의료수익이 2022년 463억 3100만 원에서 2023년 440억 900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의료비용도 844억 7600만 원에서 816억 5900만 원으로 감소했지만, 2023년 의료이익은 -375억 6900만 원을 기록했다. 2022년 -381억 4500만 원보다는 1.51% 줄어든 수치다.​

 

#​의료외수익​ 줄면서 당기순이익도 큰 폭으로 감소

 

의료이익과 의료외수익을 포함한 당기순이익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3년 연속 감소했으나 2023년이 돼서야 적자로 돌아섰다. 연도별로 평균 당기순이익은 2021년 108억 8700만 원, 2022년 25억 700만 원, 2023년 -87억 82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당기순이익이 적자인 경우는 2021년에는 영월의료원과 진안군의료원 2곳, 2022년에는 서울의료원, 부산의료원, 의정부병원, 삼척의료원, 청주의료원, 천안의료원, 울진군의료원 7곳이었다. 그러나 2023년에는 원주의료원과 울진군의료원 2곳을 제외한 33곳이 모두 적자였다.

2년 연속 당기순이익 적자 폭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의료원과 부산의료원이었다. 2021년에는 영월의료원, 진안군의료원, 울진군의료원이 순위권에 들었지만, 2022년부터 전체 흐름이 바뀌었다. 2023년 기준 서울의료원, 성남시의료원, 부산의료원이 1~3위를 기록했다. 서울의료원은 2021년 43억 96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으나, 2022년 711.65% 감소한 268억 88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2023년에도 41.16% 줄어 379억 5500만 원의 적자를 보였다.​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의 대자보가 붙어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성남시의료원은 2021년 당기순이익 276억 5900만 원을 기록했으나, 2022년에는 95.45% 줄어든 12억 5800만 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적자로 전환하며 무려 2000% 가까이 감소해 -237억 원이 되었다. 부산의료원은 2022년 적자를 기록한 후 감소세다. 2021년 290억 25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으나, 2022년 -36억 8600만 원으로 112.7%가 줄어들었다. 2023년에는 384.26% 감소한 -178억 5000만 원을 기록했다.

 

#의료수익 대비 높은 인건비 비율 등 원인

 

공공병원이 적자를 기록하는 데는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이 ​높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상 적정 인건비 비율은 40% 정도지만, 공공병원은 민간병원보다 그 비율이 높다. 최근 3년 사이 의료수익이 낮은 서울의료원, 성남시의료원, 부산의료원을 살펴보면 평균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이 2021년 86.65%, 2022년 121.54%, 2023년 115.62%였다. 2023년 기준 성남시의료원과 부산의료원은 100%를 넘었고, 서울의료원은 82.54%로 나타났다.

 

​의료이익뿐 아니라 ​의료외수익이 ​최근 ​크게 줄어든 점도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부와 지자체가 지급하던 손실 보상금 등이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당기순이익 적자 상위권인 서울의료원, 성남시의료원, 부산의료원의 경우, 3년 사이 의료외수익이 감소세다. 세 병원의 평균 의료외수익은 2021년 601억 9900만 원이던 것이 2022년 537억 5500만 원, 2023년 253억 6500만 원으로 급감했다.


정부는 의료 위기 때마다 공공병원을 적극 활용하지만, 해묵은 문제인 적자를 해소하려는 노력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공병원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운영되면서 줄어든 병상 가동률을 회복하지 못했다. 정부는 올해 공공병원 적자 보전을 위한 역량 강화 사업 예산으로 국비 513억 5000만 원을 배정했다. 지방비까지 더해지면 1000억 원가량이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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