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5월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토교통부, 경기도, 고양시, 성남시, 부천시, 안양시, 군포시, 한국토지주택공사 공동으로 ‘국토부-경기도-1기 신도시-한국토지주택공사 단체장 간담회’를 개최해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선정계획’을 논의했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계획을 통해 선정규모를 발표했다.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는 분당 8000호, 일산 6000호, 평촌 4000호, 중동 4000호, 산본 4000호의 +α(50%)의 범위에서 선정한다. 선도지구는 1기 신도시 각 지자체가 지역별 주택 재고, 주택수급 전망 등을 고려해 세대 수로 제시된 기준물량 내외에서 선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기준물량에 더해 1~2개 구역을 추가로 선정할 수 있게 해 선도지구를 선정·관리하는데 지자체의 자율성을 강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선정되는 선도지구의 규모는 전체 정비 대상 주택 물량의 10~1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선도사업 선정 이후에도 매년 일정 물량을 선정해 사업을 추진하고, 시장 여건에 따라 선정 물량 조정, 인허가 물량 관리, 이주시기 분산 등을 시행할 계획이다. 선정방식은 주거단지 정비형, 중심지구 정비형 등 사업 유형과 연립주택, 아파트, 주상복합 등 주택 유형에 관계없이 단일 기준에 따라 고득점 순으로 선정한다. 다만, 특정 유형에 쏠림이 발생되지 않도록 지자체가 유형별로 안배할 수 있게 했다고 한다.
주택 정비가 포함되지 않은 기반시설 정비형, 이주대책 지원형 등은 선도지구와 별개로 지자체가 직접 특별정비구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선정기준은 국토교통부가 제시하는 표준 평가기준을 기본으로, 지자체가 지역 여건을 고려해 세부 평가기준과 배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수의 평가항목을 두고 지자체 및 관련 전문가와 논의한 결과, 선정과정의 객관성 확보를 위해 평가기준을 최대한 간소화했으며, 기본계획이 수립되기 전에 선도지구 공모가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개발계획 등 정성평가 없이 정량평가 중심으로 평가기준을 마련했다. 물론 지역 여건을 고려해 지자체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개발 구상안을 접수 받아 정성평가도 가능하게 했다.
1기 신도시 각 지자체는 특별정비구역(안)과 선도지구 선정 기준, 동의서 양식 및 동의서 징구 방식 등 공모 지침을 6월 25일에 확정·공고함으로써 선도지구 공모를 시작한다. 이후 9월 선도지구 선정 제안서 접수, 10월 평가 및 국토부 협의를 거쳐 11월에 지자체가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한다. 2024년 선정되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는 선정 직후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이후 2025년 특별정비구역 지정, 2026년 시행계획 및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을 거쳐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정비가 추진된다.
선도지구를 비롯한 노후계획도시 정비에 대해서는 협력형 미래도시 정비모델을 도입해 계획 수립부터 완공까지 주민과 함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협력형 미래도시 정비모델이란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에 특화된 주민지원 프로그램이다. 선도지구 주민대표, 경기도·1기 신도시 지자체, LH 등 노후계획도시정비지원기구로 구성된 협의체가 사업의 모든 과정에서 주민을 지원하고, 갈등을 조정한다. 사업착수 단계에서는 미래도시지원센터를 통해 주민과 추진위원회를 대상으로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계획 수립단계에서는 특별정비계획‧사업시행계획 사전 협의 및 LX 플랫폼을 통한 정비계획 시뮬레이션을 제공해 사업 속도를 단축한다.
시행자 지정 단계에서는 주민이 원할 경우 공공지원을 받아 추진위원회 구성 없이 조합을 설립하거나 LH 등 공공이 사업을 대행한다. 착공 단계에서는 사업비용 조달을 지원(HUG)해 비용 절감도 도모한다. 경기도는 2025년 중 정비사업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사업의 투명성을 강화할 예정이며, 사업단계별로 갈등이 발생할 경우 협의체를 통해 신속히 조정해 사업 지연을 예방할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선도지구 등 정비사업 본격 착공 시 우려되는 전세시장 불안을 차단하고, 원활한 이주를 지원하기 위한 이주대책도 논의됐다. 먼저 특별법의 입법 목적 중 하나인 단계적‧순차적 계획에 따라 신도시 전체를 질서 있게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기 신도시는 주택 약 30만 호가 단기간에 입주해 향후 정비시기가 일시에 도래함으로써 시장 혼란이 우려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체계적 계획을 수립해 정비시기를 분산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전세시장에서 이주 수요가 흡수될 수 있도록 신도시 주변의 개발사업을 차질 없이 관리해 나가고, 전세시장 동향과 주택 수급 동향을 모니터링 해 필요시 신규 공급도 확대한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신규 택지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권역별 주택 수급 상황에 따라 소규모 신규 개발사업을 통해 이주수요를 분산하고, 정비 후 신규로 공급되는 주택(분양주택, 공공기여 주택)도 이주 수요 분산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전세시장 불안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연도별 정비 선정물량 조정, 인허가 물량 관리, 이주시기 분산 등 권역별 전세시장 안정화 방안도 시행하기로 했다. 해당 지자체는 신도시별 기본계획에 이와 같은 이주대책을 포함할 예정이며, 정부는 지자체가 수립하는 이주대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주민 수요에 맞는 이주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작업이 본격화하면서 해당 지역 내 부동산 가격이 움직이고 있다. 유력 선도지구 중 한 곳인 분당 서현동 시범단지를 비롯해 정자동 한솔마을 1~4단지까지도 호가가 상승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선도지구로 거론되는 것 자체만으로 해당 지역 및 단지 집값에는 매우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1기 신도시 선도지구의 통합재건축 사전절차를 최대한 단축, 2027년 초 착공 및 2030년 입주를 시작한다는 로드맵을 내놨지만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사실 의문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안전진단 면제, 용적률 상향 등 각종 규제가 감면되더라도 추진 과정에서 주민 간 갈등 또는 이주, 공사 진척 과정에서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정비 사업에 동의하는 주민과 반대하는 주민 간 갈등과 대규모 이주 과정이 원활하리라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최근 공사비 증액 이슈에서 보듯 조합원 추가 분담금 부담이 늘어나 의사결정 및 공사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
계획이 계획으로만 끝나지 않고 성공사례만이라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한다. 전체가 모두 동시에 진행될 필요도 없다. 작은 샘플 단지 하나만이라도 성공사례를 만들었으면 한다. 그 정도만 해도 이 계획은 성공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수만 세대의 재건축이 2027년 착공해서 2030년까지 입주한다고 발표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인 듯하다. 실질적인 가시화 노력이 필요하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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