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어 제4이동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를 두고 자격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최근 주파수 할당대가 1차분을 납입하고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필요사항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앞서 밝힌 일정대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인데 과기부가 추가 보완 자료를 요청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제4이통 정책의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와의 날선 공방도 이어졌다. 논란의 핵심은 스테이지엑스의 자본력이다. 과기부 제출 서류에 나타난 회사의 초기 자본금은 당초 약속한 2000억 원의 4분의 1에 불과한 500억 원. 스테이지엑스의 재정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제4이통사 시대 진입이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 자본금 ‘반에 반토막’, 과기정통부 적정성 검토
제4이통사로서 스테이지엑스의 적정성을 들여다보는 과기부의 심사가 길어지고 있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대가 및 자본금 납입, 법인설립등기, 할당조건 이행각서 등 주파수 할당에 필요한 서류를 지난 7일 과기부에 제출했다. 곧바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과기부는 일주일 뒤 “필요서류의 적정성 여부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장고에 들어갔다. 당초 과기부가 스테이지엑스의 빠른 사업 착수를 위해 주파수 할당 통지와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테이지엑스가 제시한 3년간 최소 투자액은 주파수 할당대가인 4301억 원과 통신 인프라 의무구축비용 1827억 원 등 총 6128억 원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5년간 전국망 구축에 집행돼야 할 설비투자 비용이 3조 원이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금조달능력 두고 시민단체와 공방
스테이지엑스는 지난 2월 개략적인 사업 전략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 이후 현재까지 총 6개의 보도자료와 3개의 보도설명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보도설명자료 3개 중 2개는 1차 낙찰 금액 납부일 사흘 뒤 10일 간격으로 나왔다. 시민단체가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도 높은 성명을 내놓은 데 대한 정면 대응이다.
10일 뒤인 지난 20일에도 재차 공방이 벌어졌다. 압박의 수위는 더 세졌다. 이날 서울YMCA는 “당초 자본금 2000억 원 납입 계획을 제출했음에도 납입 실적이 현재의 500억 원뿐이라면 법이 정한 ‘필요사항’을 불이행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법적 문제가 있다면 이번 제4이통사 정책은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파법은 주파수할당 신청법인이 설립예정법인인 경우 자본조달 관련 주주 간 합의된 내용을 계약서 형태로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간통신사업은 정부 허가 사업인 만큼 시장에 진입하려는 기업에 설명 책임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스테이지엑스가 여러 번 해명에 나섰지만 정작 요구받은 주주 간 협력 계획 등은 공개하지 않는 것에 의문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있다. 김용희 경희대 미디어 대학원 교수(오픈루트 전문위원)는 “준비 법인이 설립되고 1차 납부가 이뤄졌다. 어떤 규모의 투자처를 확보했는지, 얼마나 경쟁력 있는 기업들과 논의가 되고 있는지 드러나야 하는 시점인데 큰 틀의 계획만 반복되고 있다”며 “자금 문제는 정상적인 사업 운영, 서비스 지속 여부 등과 매우 밀접해 정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업계 안팎의 우려가 계속되면서 과기부가 조만간 추가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제4이통사 찾기에 거듭 실패했던 정부는 이번 주파수 할당 과정에서 사업자 재무 검증 절차를 생략했다. 정부는 최대 400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과 세액공제와 정책적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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