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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할 곳 없어…단기부동자금 1년 8개월 만에 1700조 원 다시 넘어서

요구불예금, MMF, CMA 등 언제든 투자 가능한 자금…2022년 1647조 원까지 하락했다 증가세

2024.05.24(Fri) 16:37:58

[비즈한국] 정부가 부실화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와 주식 가치 개선을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한 상태다. 고금리 장기화에 감소하던 단기부동자금이 올해 들어 다시 늘면서 1년 8개월 만에 1700조 원을 넘어섰다. 금리가 올해 중 다시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이 장기간 묵혀 놨던 자금은 언제든 투자가 가능한 형태로 만들어 놓고는 있지만 딱히 투자할 만한 곳을 찾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투자처인 부동산은 부동산PF 부실화에 대한 우려, 주식은 정부의 알맹이 없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중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간 묵혀 놨던 자금들이 딱히 투자할 만한 곳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등에 따르면 언제든 투자에 사용될 수 있는 단기부동자금은 올해 2월 말 현재 1700조 9406억 원으로 집계됐다. 단기부동자금이란 현금통화 요구불예금(말잔 기준),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양도성예금증서, 자산관리계좌(CMA), 발행어음, 환매조건부채권, 6개월 미만 예금, 투자자 예탁금 등이 포함된다. 이들 자금은 적당한 투자처가 있을 경우 바로 투자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단기부동자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최근 시중 금리 인하 조짐에 투자자들이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를 늘리고는 있지만 여전한 부동산 시장 둔화 흐름, 선진국 등에 비해 부진한 주식 시장 등에 상황을 두고 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단기부동자금은 2011년(이하 연말 기준)에 657조 2997억 원에서 2016년 1017조 3395억 원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섰다. 2020년에는 1493조 4522억 원으로 1500조 원에 육박한 뒤 2021년에는 1736조 4679억 원까지 증가했다. 금리 인하와 재정 완화 정책 등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투자처를 찾으려는 자금도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이후 고금리 시대가 되자 단기부동자금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단기부동자금은 2022년에 1647조 4377억 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682조 2554억 원까지 줄었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장기투자처로 돌리며 묵혀온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단기부동자금이 증가해 투자자들이 슬슬 적당한 투자처가 나오기를 바라며 실탄을 마련 중으로 해석된다. 올해 1월 말 1652조 6812억 원으로 떨어졌던 단기부동자금이 2월 말 1700조 9406억 원을 기록하며 한 달 사이 48조 2594억 원이나 늘어난 때문이다. 단기부동자금이 월 기준으로 1700조 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02년 8월(1700조 6941억 원) 이후 처음이다. 1700조 원의 단기부동자금은 언제든 어디로든 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자금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으로 움직일 경우 자산 가격 상승세를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자금이 한 달 만에 50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은 아직 국내 부동산이나 주식의 상승 매력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30조 원 규모에 달하는 부동산 PF 사업장 중에서 부실 우려가 있는 곳이 5~10%가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대 23조 원 규모에 달하는 부동산 PF가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는 셈이다. 부실 사업장을 빠르게 정리하지 않을 경우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업계로도 위기가 전이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부동산에 자금을 넣기는 어렵다. 이에 금융당국은 13일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통해 사업성이 충분하거나 일부 보강이 필요한 사업장에는 자금을 지원하고 진행이 어려운 사업장은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옥석을 가려서 정리를 마치기 전까지 부동산으로 향하는 자금을 많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도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으로 평가된다. 주주환원 강화 등을 내세웠지만 기업 자율에 맡겼고, 시행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찾기 어렵다. 여기에 여당이 이번 총선에서 패배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위한 세금 혜택 정책들도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매입하기보다 매각하고 있다. 24일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3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2조 9971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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