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남양유업 경영권을 두고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와 법적 분쟁을 벌이다 패소한 홍원식 전 회장과 두 아들(홍진석·홍범석 전 상무)이 최근 각각 개인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홍 회장 부자가 설립한 세 회사의 주요 사업은 ‘음료 제조업’으로, 유제품 판매를 통해 재기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과 두 아들 홍진석·홍범석 전 상무가 각자 개인회사를 설립해 대표로 취임했다. 홍원식 전 회장은 4월 18일 ‘남양덕정 유한회사’, 장남 홍진석 전 상무는 4월 11일 ‘주식회사 가의담’, 차남 홍범석 전 상무는 3월 25일 ‘주식회사 제이에이치코’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남양덕정이 3억 원, 가의담과 제이에이치코는 1억 원이다.
세 부자가 설립한 회사는 사업목적이 모두 동일하다. 주 사업목적은 ‘커피, 음료, 식료품 제조 판매업’이며, 경영컨설팅업, 부동산 임대 및 매매업 등도 사업 목적으로 두었다. 60년간 오너 경영을 해왔던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한앤컴퍼니에 빼앗긴 지 3개월 만에 동종 사업을 통해 재기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세 회사의 사무실은 모두 경기도 화성에 위치했다. 남양유업 창업주 고 홍두병 회장은 자신의 본관이자 경기도 화성과 수원의 옛 지명인 ‘남양’을 착용해 사명을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홍원식 전 회장과 홍범석 전 상무는 영천동에 위치한 S 오피스텔의 각기 다른 층에, 홍진석 전 상무는 2km 정도 떨어진 오산동의 W 오피스텔을 개인회사 본점소재지로 법원에 신고했다. 비즈한국이 지난 20일 세 사무실을 찾아갔으나, 건물에는 회사 입간판도, 상주하는 직원도 없었다. 사무실이 자리한 오피스텔은 최근 완공돼 아직 소유권을 확인할 수 없다.
홍원식 회장은 지난 2021년 5월 27일 일가 보유 지분 53.08%를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그러나 석 달 뒤에 홍 회장 측이 한앤컴퍼니가 남양유업 경영에 부당하게 간섭하고 로펌이 쌍방 대리를 했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 측을 상대로 주식 양도소송을 제기했고, 마침내 지난 1월 4일 대법원은 홍 회장 측에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지분을 넘기라고 판결했다. 이에 1월 30일 한앤컴퍼니는 홍 회장 일가 지분 53.08%의 양수대금 3100억 원을 홍 회장 측에게 전달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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