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치킨업계가 가맹점주들의 수수료를 덜어주고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자사 앱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자사 앱을 통한 주문 수가 적다고 말하고, 소비자들은 자사 앱이 사용하기에 불편하다고 말한다. BHC, BBQ, 교촌치킨 등 3사 자사 앱을 직접 사용해 장단점을 살펴봤다.
치킨업계 프랜차이즈 ‘빅3’라고 불리는 BHC, BBQ, 교촌치킨의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오던 교촌치킨은 2022년 BHC에게 1위를 내준 뒤 2023년에는 2위 자리마저 BBQ에게 내주고 말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매출액은 BHC가 △2021년 4770억 원 △2022년 5074억 원 △2023년 5356억 원이었다. BBQ는 △2021년 3623억 원 △2022년 4188억 원 △2023년 4731억 원을 기록했다. 교촌치킨은 △2021년 4934억 원 △2022년 4988억 원 △2023년 4259억 원이었다.
부활을 노리는 교촌과 수성하려는 2사 간의 싸움이 더 치열해진 가운데 자사 앱에서도 경쟁이 불붙었다. 치킨업계는 최근 충성고객 확보, 앱 매출 활성화 등을 위해 자사 앱에 힘을 쏟고 있다. 가맹점주들에게 배달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 비용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도 있다. 배달 플랫폼 수수료는 적게는 6.8%, 많게는 12.5%에 이른다. 지난 4월 말 전국 5대 치킨 브랜드 점주들이 ‘배달앱 수수료에 대한 치킨집 사장 입장’까지 내놓았을 정도다.
BHC는 회원가입 없이 주문할 수 있는 ‘비회원’ 기반 간편 주문을 운영 중이다. BHC 관계자는 “앞으로는 고객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회원제’ 기반의 온라인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BBQ는 지난달 말 간담회에서 자체 앱 매출을 확대하고 매장을 개선해 방문 고객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가맹점주들에게 배달 플랫폼 중개수수료 부담이 커 자체 앱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
교촌치킨은 지난달 말 새로운 앱 서비스 기능을 선보이며 고객 편의성 확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리뉴얼을 통해 고객 사용 패턴과 개선 사항을 반영해 UI(유저 인터페이스)를 대폭 개선했다. 클릭 한 번으로 재주문이 가능한 ‘퀵오더’, 교환권 등록 기능 등을 새로이 선보였다.
#치킨업계 '빅3' 자사 앱 비교…여전히 불편한 점 많아
자사 앱은 배달 플랫폼과 다르게 가맹점주들에게 부과하는 중개수수료가 없다. 배달비도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고객들에게는 각종 이벤트를 통해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왜일까? 가맹점주들은 자사 앱을 통한 주문이 저조하다고 말하고, 고객들은 자사 앱보다 배달 플랫폼으로 주문하는 게 편하다고 말한다.
서울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요즘은 거의 배달 플랫폼을 통해 주문이 들어온다. 자사 앱을 사용하는 고객이 늘었다고는 하는데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치킨을 자주 주문하는 소비자 B 씨(27)는 “기프티콘을 사용하기 위해 앱을 이용했는데 속도가 느리고 사용하기 불편했다.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C 씨(40)도 “자사 앱은 매장 선택이 자유롭지 않고 주문이 불가능한 메뉴도 그대로 노출돼 있다. 할인 받을 때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자사 앱 관리가 잘 되는지 확인해봤다. BBQ와 교촌치킨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IOS에서 모두 이달에 업데이트한 기록이 있다. 반면 BHC는 업데이트에 소홀한 편이다. BHC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업데이트 날짜는 2023년 8월 17일이고, IOS 기준으로는 버전 ‘1.6.1’로 올해 한 차례만 업데이트했다.
고객 대상 이벤트는 자주 진행될까? BBQ와 교촌치킨 앱은 비교적 최근에 이벤트를 공지했다. 반면 BHC 앱은 2023년 1월 이벤트 공지가 마지막이다.
주문 결제 방식은 3사가 편의성에 차이를 보였다. 교촌치킨은 선불 결제, 후불 결제(만나서 결제)와 더불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도 가능하다. BHC와 BBQ는 결제 방식이 매장별로 상이한데, 일부 매장은 앱을 통해 주문할 경우 ‘만나서 결제’ 방식의 후불 결제만 가능했다. BBQ 관계자는 “결제 방식은 점주들이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전했다. BHC 관계자는 “점주들이 선택하기 때문에 매장별로 다르다. 선결제 되는 매장도 있다”고 밝혔다.
모바일 기프티콘 사용 방식도 다르다. BHC와 BBQ는 모바일 기프티콘 주문을 앱과 웹에서 모두 받고 있다. 반면 교촌치킨은 기프티콘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앱 사용을 권장한다. 교촌치킨 공식 홈페이지 ‘E-쿠폰’에 들어가면 앱 설치 화면이 상단에 노출된다. 웹을 통해서는 주문이 불가능하다. 교촌치킨의 앱 설치 기기 수와 월간 사용자 수가 타 브랜드에 비해 높게 집계되는 이유로 추측된다. 기프티콘 등록 방식은 앱 기준 BBQ와 교촌치킨의 경우 이미지 스캔, 바코드, 번호 직접 입력으로 편의성을 보여주고 있으나, BHC는 번호 직접 입력만 가능하다.
치킨업계 빅3 자사 앱 설치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3월 자사 앱 설치 기기 누적 수는 올해 기준 교촌치킨이 250만 개로 가장 많다. BHC와 BBQ도 설치 기기 수가 증가하면서 148만 개로 집계됐다. BHC는 2022년 1월 기준 설치 기기 수 24만 개로 가장 적었지만, 올해 초까지 6배 상승하면서 성장 폭이 가장 컸다.
월간 앱 평균 방문자 수 역시 교촌치킨이 1위를 지키고 있다. 교촌치킨은 2022년 하반기 평균 57만 명을 기록했지만, 올해 초 1월에서 3월 사이 평균 44만 명으로 약 23% 감소했다. BHC도 2023년 평균 24만 명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보여왔지만 올해 초 평균값은 하락했다. 반면 BBQ는 빅3 중 월간 평균 방문자 수가 유일하게 상승했다. 지난해까지 월간 평균 20만 명에 못 미쳤지만 올해 초 평균은 28만 명을 기록했다.
양휴창 기자
hyu@bizhankook.com[핫클릭]
·
상암벌이 주황으로 물들었다…비즈한국 주최 '버닝런 2024'에 러너들 환호
·
[비즈피플] 돌아온 창업주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판교'서 명예 회복할까
·
[단독] bhc, 해임한 박현종 전 회장 딸 아파트에 '가압류'
·
[현장] bhc 가맹점주들 '상생협력 협약서'에 반발하는 까닭
·
BBQ '영업시간 준수' 압박에 일부 가맹점주들 반발 속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