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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지역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변화 이끌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경제학 박사 출신 최연소 은행장이자 지주 회장…기존 은행들이 선점한 시장 어떻게 뚫을지 주목

2024.05.16(Thu) 15:39:24

[비즈한국] 32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했다. 16일 금융위원회는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발표했다. 1967년 ‘국내 최초의 지역은행’​으로 시작한 대구은행은 이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최초의 지역은행’​이 됐다. 대구은행은 사명을 ‘아이엠(iM)뱅크’로 바꾸고, 전국 단위 금융그룹으로 변신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변화의 파도 앞에 선 DGB 호(號)의 키를 쥔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진 만큼 그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DGB 역대 최연소 회장이자 은행장이다. 형식을 탈피하고 소통 경영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여왔다.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Character(인물)

 

올해 만 57세인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은 1967년 4월 경상북도 상주에서 태어났다. 대구 성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경북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전공을 살려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에 입사해 DGB에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입행’이 아닌 은행 계열사의 연구소에서 금융권 경력을 시작한 점이 눈에 띈다.

 

DGB금융의 최연소 지주 회장이자 은행장답게 젊은 감각을 갖췄다는 평을 받는다. 직원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열린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힘썼다. 은행장 취임 후 ‘권위주의 탈피’와 ‘소통 경영’을 강조했다. 취임식을 생략하고, 전 직급의 직원과 식사 자리를 갖거나 대구은행 수성동 본점의 직원 휴게실을 찾아 직원들과 ‘노래 대결’을 펼치는 등 독특한 행보로 주목받았다.

 

#Career(경력)

 

경제학 박사이자 인수합병(M&A), 컨설팅, 경영전략 등을 두루 겪은 ‘경영통’으로 꼽힌다. 황 회장은 1995년 9월 대구은행 금융경제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입사 2년 만에 연구소와 대구은행이 통합하면서 해고됐다가, 1998년 대구은행에 다시 입사했다. 2012년 7월부턴 대구은행에서 DGB경영컨설팅센터장을 맡아 지역은행의 기업 경영컨설팅 도입에 앞장섰다. 행원으로 근무한 이력은 없지만 2017년 1월 대구 달서구의 본리동지점장을 맡아 은행 현장을 겪었다.

 

DGB금융지주로 옮긴 후에는 빠르게 승진하며 그룹 내 다양한 직책을 맡았다. 2018년 5월부터 금융지주 비서실장으로 근무했다. 2019년 1월부터는 대구은행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DGB금융지주 경영지원실장과 이사회 사무국장을 겸직했다. 2021년 1월부터는 그룹미래기획총괄 상무로 승진해 경영지원실장과 이사회 사무국장을 함께 맡았다. 2022년 1월 그룹지속가능경영총괄 전무로 근무하며 ESG전략경영연구소장을 겸직했다.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은 은행장으로 취임한 이후 취임식을 없애고 직원들과 직접 만나는 등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나섰다.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황 회장에게는 ‘젊다’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2022년 1월 대구은행의 14대 은행장을 맡았다. 만 54세의 나이로 은행장 자리에 올라 대구은행 내 역대 최연소 은행장이 됐다. 현재 시중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 회장 중에서도 가장 젊다.

 

2024년 3월 28일 김태오 전 회장의 뒤를 이어 4대 DGB금융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대구은행장 임기가 2024년 말까지로 남아 지주 회장으로 선임된 후에도 은행장을 겸직한다. DGB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황 회장을 “금융·경제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은행과 지주에서 29년간 재직한 금융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Capability(역량)

 

황 회장은 지역은행의 컨설팅 영업과 경영 전략, 지역 산업에 관해 연구한 전문가다. 대구은행에 있으면서 지방은행 최초로 기업 경영컨설팅을 도입했다. 대구은행의 기업 경영컨설팅 사업은 지역기업에 전문가의 컨설팅과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2005년부터 시행했다.

 

DGB금융그룹에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2021년 임원 승진 후 그룹의 인수합병(M&A) 업무를 총괄하면서 벤처캐피탈사 ‘하이투자파트너스’와 핀테크 업체 ‘뉴지스탁’의 인수를 주도했다. 단기간에 금융그룹 비서실장, 대구은행 비서실장을 거쳐 그룹 임원까지 거치면서 그룹 실정에도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Critical(비판)

 

재임 기간 중 대구은행에서 내부통제 소홀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다. 2023년 8월 금융감독원의 수사로 대구은행에서 고객의 동의 없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임의로 개설한 사실이 밝혀졌다. 56개 영업점의 직원 111명이 2021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고객 1547명의 증권계좌 1657개를 부당 개설한 사건이다. 대구은행이 2021년 8월 ‘증권계좌 다수 개설’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실적 압박을 받자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계좌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조사 후 금감원은 대구은행에 “위법·부당 행위를 방지하는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구은행이 2023년 6월 말 사건을 인지하고 자체검사까지 했지만, 금융실명법 위반 혐의에도 금감원에 즉시 보고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짚었다.

 

금융위원회는 4월 17일 대구은행에 대해 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 정지 3개월과 과태료 20억 원을, 직원 177명에게는 감봉·견책 등의 신분 제재 조치를 내렸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사건이 영향을 미칠지 주목됐으나, 제재 대상에 주주와 등기임원이 없어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았다.

 

DGB대구은행은 사명을 ‘iM뱅크’로 바꾸고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전국 영업에 나선다. 국내 지역은행 중 최초로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만큼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하지만 제재안이 나오자 비판이 이어졌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4월 22일 성명을 통해 “금융위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재고해야 한다”며 “금융사고가 발생한 지방은행에 대해 세부심사요건에서 ‘내부통제 체계의 적정성’을 엄격하게 심사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언론을 통해 금융당국이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금융위는 5월 16일 전환 인가를 발표하면서 “인가 심사과정에서 내부통제체계의 적정성에 중점을 두고 심사했다. 내부통제 개선사항 관련 이행실태를 주기적으로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인가 부대조건을 부과했다”며 “대구은행은 지난해 금융사고 이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추진해 왔다. 준법감시 역량 강화를 위해 사고 예방 조치 세부 운영기준을 마련하고, 준법감시체계를 개편했다”라고 명시했다.

 

#Challenges(도전)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구은행이 전국 단위의 경쟁력을 갖출지 주목된다.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영업 구역 제한이 풀려 그동안 진출하지 않은 강원, 호남, 충청권에서도 영업점을 개설할 수 있다. 더불어 조달 금리가 낮아져 금리 경쟁에서도 유리해진다.

 

하지만 지역은행이 없는 곳이라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선점한 데다, 인터넷은행 가입자도 꾸준히 늘고 있어 빈틈을 노리기는 쉽지 않다. 타 지역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동시에 ‘집토끼’인 대구·경북 고객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 본인가를 신청하면서 비전으로 ‘뉴 하이브리드 뱅크’를 내걸었다. 중소·지역 경제에 강한 지방은행과, 접근성 및 비용 효율이 좋은 인터넷은행의 장점을 결합한 개념이다. 지역에 본점을 둔 유일한 시중은행으로서 지역에 맞는 맞춤형 공급으로 지방소멸의 위기 해소에 기여한다는 포부다. 황 회장은 “기존의 대형 시중은행과 달리 전국의 중소기업과 중·저신용자를 포용하고, 지역과 동반 성장하는 시중은행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몸집을 키우는데 앞서 실적을 개선하는 것도 과제다. 1분기 DG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5% 감소한 111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비이자이익은 34.7% 줄고, 충당금 전입액은 44.5% 늘면서다. 대구은행의 순이익도 11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줄었다. 향후 3년 간 수도권, 충청, 강원 지역에 14개 영업점을 추가하는 만큼 향후 비용 관리와 자산 확대가 관건이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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