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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라인 사태' 위기일까 기회일까, 시험대 놓인 최수연 네이버 대표

글로벌 법무 전문가·젊은 리더로 주목…지분 매각 이후 아시아 사업 재정비도 과제

2024.05.14(Tue) 17:24:21

[비즈한국]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 사태’ 국면에서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와의 결별을 공식화한 가운데,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정된 선택지에서 실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관건으로 꼽힌다. 라인야후와 얽혀 있는 해외 사업 전략을 중장기 경영 관점에서 어떻게 재편할지도 주목된다. 젊은 리더 최수연 대표의 글로벌 역량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라인 사태 국면에서 ​리더십을 입증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사진=네이버 제공


#Character(인물)

 

최수연 네이버 대표 선임 당시 언론은 일제히 ‘파격’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올해로 취임 3년 차를 맞은 최 대표는 42세의 젊은 리더다. 만 40세의 나이로 최연소 수장 자리에 오른 최 대표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재다. 적극적인 성격에 뛰어난 대외적 감각이 강점으로 꼽힌다. 자녀 한 명을 둔 워킹맘이기도 하다.

최 대표는 1981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나 광주 동신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서는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언론정보학을 복수 전공했다. 사회에 발을 디딘 건 2005년 네이버의 전신 NHN에 공채 입사하면서다.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조직에서 4년간 근무한 최 대표는 이후 네이버를 퇴사하고 로스쿨로 향했다. 2009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1기로 진학, 3년 뒤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법무법인 율촌에서 활동했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뉴욕주 국제변호사로도 일했다.​

 

#Career(경력)

 

2019년 네이버에 다시 합류한 최 대표는 2년 만에 한성숙 대표 후임으로 낙점됐다. 직급의 경계를 뛰어넘는 그야말로 ‘역대급’ 인사였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직접 뽑은 인물로 합류 당시부터 차기 리더군으로 거론됐다는 후문이다.

최 대표는 비교적 짧은 기간이지만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 전문성을 다지며 국내외 사업과 관련해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왔다. 대표 취임 직전까지 글로벌사업지원 총괄로 일하며 라인, 스노우, 웹툰 등의 해외 사업 전략을 지원하고 네이버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인, 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 합병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 3월 비등기임원으로 임명된 최 대표는 이후 60~70년대생 중심의 기존 C레벨 임원, 사내독립기업(CIC) 대표들을 건너뛰고 책임 리더가 대표직을 꿰차는 파격적인 인사의 주인공이 됐다. 최 대표는 지난해 말 한국경제인협회의 청년 멘토 행사에 신임 대표 내정 당시의 소회를 밝히며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는 마인드로, 한편으로는 제 가능성을 발견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온 것이라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사진=이종현 기자


#Capability(역량)

 

파격 인사가 이뤄진 건 그만큼 변화가 시급했던 상황의 방증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앞서 개발 직군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 끝에 사망한 사건을 수습하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취임 직후 최 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기업 문화 쇄신과 신뢰 회복이었다.

일단 조직 문화 측면에서는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커넥티드워크(직원이 출근 시간·공간을 정할 수 있는 근무제) 도입, 법정 근로 시간 한도 전 업무 시스템 차단,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정기 조직 진단, 이사회 산하 인권경영 전담 조직 신설 등이 대표적이다. 내부 구성원들에게 변화의 메시지를 던지고 실질적인 쇄신을 이뤄냈다는 것. 노조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전담 조직 신설이나 노조 참여 공식화, 평가·보상 제도 개편을 긍정 평가했다.

임기 2년간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행보도 이어갔다. 특히 기업 인수합병(M&A)과 자본시장법 분야에서 쌓은 법무 역량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북미 최대 패션 커뮤니티인 포시마크를 12억 달러(약 1.5조 원)에 인수해 계열사로 편입하고 글로벌 C2C(개인 간 거래)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메신저 서비스 라인 앱 화면. 사진=최준필 기자


#Critical(비판)

 

‘라인 강탈’ 위기 속 “네이버가 안일했다”는 지적은 일본 언론들이 자국의 행정지도 조치를 옹호하며 펼치는 논리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네이버의 판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라인야후 공동경영을 단행할 때부터 이사회 구성이 기울어져 있는 등 이미 주도권이 소프트뱅크 쪽으로 쏠려 있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합작회사 출범 시점부터 실질적인 지배력은 소프트뱅크에 넘어간 것으로 본다.

양 사가 50 대 50으로 A홀딩스를 만든 후 중간지주회사인 Z홀딩스로 라인과 야후재팬을 지배하도록 한 경영 통합은 한성숙 대표 체제에서 이뤄졌지만, 라인과 야후재팬 간 비즈니스 구조상 통합은 지난해 최 대표 체제에서 결정됐다.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우선한 조치였지만 결과는 파행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Challenges(도전)

 

3년 임기 중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최 대표는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라인야후 지주사인 A홀딩스 지분을 최소한 ‘일부 매각’하는 안을 포함해 여러 선택지가 거론되는 가운데, 우선 네이버의 손해를 최소화하고 적정한 값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 전경. 사진=비즈한국DB


​13년간 키워온 라인을 놓고 어떻게 거래할지 결정하는 것만큼이나 글로벌도 중요하게 다뤄야 할 키워드다. 네이버가 라인 플랫폼 경영권을 잃으면 일부 글로벌 사업 재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라인야후가 100% 지분을 보유한 Z인터미디어트(옛 라인코퍼레이션)은 일본 외 해외 사업이 핵심인 라인플러스(한국법인)를 완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라인게임즈,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 스노우와도 지분 관계로 얽혀 있다. 네이버는 2027년까지 글로벌 사용자 10억 명, 매출 15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북미, 중동 시장에서의 성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단계에서 아시아 사업이 흔들리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다만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할 경우 AI 등 신산업 투자 여력이 확보되는 것은 위기 속 기회로 꼽힌다. 최 대표는 지난해 고도화한 자사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것을 기점으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조 단위의 매각 자금이 연구개발비 등 AI 사업에 투입된다면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최 대표는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 기한인 오는 7월 1일까지 소프트뱅크와 지분 협상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로 정리하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첫 공식 입장문 역시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회사 자원의 활용과 투자에 대한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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