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 사태’ 국면에서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와의 결별을 공식화한 가운데, 최수연 네이버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는 현재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정된 선택지에서 실익을 최대한 확보하는 게 관건으로 꼽힌다. 라인야후와 얽혀 있는 해외 사업 전략을 중장기 경영 관점에서 어떻게 재편할지도 주목된다. 젊은 리더 최수연 대표의 글로벌 역량이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Character(인물)
최수연 네이버 대표 선임 당시 언론은 일제히 ‘파격’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올해로 취임 3년 차를 맞은 최 대표는 42세의 젊은 리더다. 만 40세의 나이로 최연소 수장 자리에 오른 최 대표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인재다. 적극적인 성격에 뛰어난 대외적 감각이 강점으로 꼽힌다. 자녀 한 명을 둔 워킹맘이기도 하다.
#Career(경력)
2019년 네이버에 다시 합류한 최 대표는 2년 만에 한성숙 대표 후임으로 낙점됐다. 직급의 경계를 뛰어넘는 그야말로 ‘역대급’ 인사였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직접 뽑은 인물로 합류 당시부터 차기 리더군으로 거론됐다는 후문이다.
#Capability(역량)
파격 인사가 이뤄진 건 그만큼 변화가 시급했던 상황의 방증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앞서 개발 직군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 끝에 사망한 사건을 수습하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취임 직후 최 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기업 문화 쇄신과 신뢰 회복이었다.
#Critical(비판)
‘라인 강탈’ 위기 속 “네이버가 안일했다”는 지적은 일본 언론들이 자국의 행정지도 조치를 옹호하며 펼치는 논리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네이버의 판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라인야후 공동경영을 단행할 때부터 이사회 구성이 기울어져 있는 등 이미 주도권이 소프트뱅크 쪽으로 쏠려 있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합작회사 출범 시점부터 실질적인 지배력은 소프트뱅크에 넘어간 것으로 본다.
#Challenges(도전)
3년 임기 중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최 대표는 리더십을 증명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라인야후 지주사인 A홀딩스 지분을 최소한 ‘일부 매각’하는 안을 포함해 여러 선택지가 거론되는 가운데, 우선 네이버의 손해를 최소화하고 적정한 값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13년간 키워온 라인을 놓고 어떻게 거래할지 결정하는 것만큼이나 글로벌도 중요하게 다뤄야 할 키워드다. 네이버가 라인 플랫폼 경영권을 잃으면 일부 글로벌 사업 재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라인야후가 100% 지분을 보유한 Z인터미디어트(옛 라인코퍼레이션)은 일본 외 해외 사업이 핵심인 라인플러스(한국법인)를 완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라인게임즈,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 스노우와도 지분 관계로 얽혀 있다. 네이버는 2027년까지 글로벌 사용자 10억 명, 매출 15조 원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북미, 중동 시장에서의 성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단계에서 아시아 사업이 흔들리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다만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할 경우 AI 등 신산업 투자 여력이 확보되는 것은 위기 속 기회로 꼽힌다. 최 대표는 지난해 고도화한 자사 AI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인 것을 기점으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조 단위의 매각 자금이 연구개발비 등 AI 사업에 투입된다면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최 대표는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 기한인 오는 7월 1일까지 소프트뱅크와 지분 협상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는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로 정리하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첫 공식 입장문 역시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회사 자원의 활용과 투자에 대한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핫클릭]
·
KAI, 말레이시아에 수리온·마린온도 수출 가능성 커졌다
·
6월 재무약정 테스트 코앞…사옥 매각 조급한 한샘, 가압류 합의 볼까
·
배우 송혜교, 삼성동 부촌 현대빌라타운에 새 단독주택 완공
·
"전공의가 동네 의원에서 수련한다고?" 현실성 따져보니
·
[비즈피플] 이중근 부영 회장, 출산장려금 1억 '기부왕' 뒤엔 또 다른 해석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