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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이중근 부영 회장, 출산장려금 1억 '기부왕' 뒤엔 또 다른 해석도…

1983년 창업해 22위 그룹으로 키워, 사실상 1인 지배 체제…최근 실적 부진·후계 승계 과제

2024.05.14(Tue) 09:18:38

[비즈한국]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극복을 위한 세미나에서 직원 1인당 출산장려금 1억 원을 지급하는 부영그룹의 출산 장려 정책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앞서 올 2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출산한 직원들에게 1억 원씩 현금을 준 일이 보도되면서 한 차례 화제가 됐었다. 출산장려금 외에도 고향 마을과 공군 등에 현금을 기부해 찬사를 받았다. 저출산 시대에 나름의 해법을 내놓은 이중근 회장, 그룹의 미래에는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2월 5일 ​오전 서울 중구 부영빌딩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직원 가족에게 출산장려금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haracter(인물)

 

이중근 부영 회장은 1941년 1월 11일생으로 올해 만 83세다. 전라남도 순천시 서면에서 태어나 순천동산초등학교, 순천중학교, 상지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으나 가정 형편 때문에 중퇴했다. 이후 독학학위제를 통해 건국대 행정학 학사를 마치고 명예졸업장을 받았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딴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법학 박사 학위와 함께 공로상도 받았다. 이 회장은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나길순 씨와 결혼해 슬하에 3남 1녀를 뒀다. 장남 이성훈 부영 부사장(57), 차남 이성욱 부영 전무​(55) 겸 천원종합개발 대표이사, 삼남 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53), 막내딸 이서정 부영 전무(51) 등 ​​자녀들 모두 부영그룹에 적을 두고 있다. 이 회장은 자산 9.1억 달러(약 1조 2400억 원)로 2024년 포브스 대한민국 부자 랭킹 50위권 안에 들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부영태평빌딩. 과거 삼성생명 태평로사옥이었다. 사진=박정훈 기자

 

#Career(경력)

 

​이중근 회장은 ​1976년 우진건설산업을 설립해 상장기업으로 키워냈다. 당시 ‘중동 건설 특수’를 누리며 승승장구하는 듯 싶었으나 경기가 곧 가라앉았고 결국 1979년 부도가 났다. 1983년 다시 삼신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장은 사업 초기 자본이 부족해 정부의 주택기금을 받을 수 있​는 ​임대주택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 회사 이름을 부영으로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포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부영그룹은 재계 순위 22위로 자산이 21조 원이 넘는다. 지주사인 (주)부영을 비롯해 계열사 22개를 거느리고 있다. 

 

이중근 회장은 올해 초 출산장려제도로 화제가 됐다. 2021년 출산한 직원 70명에게 아이 1인당 출산장려금 1억 원을 지급했다. 앞으로도 출산 자녀 1인당 1억 원을 지급할 예정이며, 3명 이상 출산 시에는 국민주택 규모의 영구임대주택 제공 또는 3명분의 출산장려금 가운데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저출산에는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일과 가정생활 양립의 어려움이 큰 이유로 작용하는 만큼 파격적인 출상장려정책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영그룹은 이 외에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자녀 대학 학자금 지급, 자녀 수당 지급 등의 복지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 회장은 재계의 ‘기부왕’으로 잘 알려졌다. 지난해 고향인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 마을 주민 280여 명에게 1인당 2600만 원부터 최대 1억 원을 개인 통장으로 입금했다. 초중고교 동창생 80여 명에게도 현금을 전달하면서 고향을 지켜준 것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밖에 6·25전쟁 참전유공자들에게 전쟁 관련 도서 약 74억 원어치와 새 제복을 증정하고, 공군에서 운영하는 하늘사랑 장학재단에 100억 원을 기부했다. 이 회장의 ‘통 큰 기부’는 국내외서 다방면으로 이어져 부영그룹의 국내외 기부금은 1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Capability(역량)

 

이 회장의 경영 스타일은 안정 지향이다. 그의 경영철학은 ‘세발자전거론’으로 요약된다. ‘세발자전거는 두발자전거보다 느리고 투박하지만 잘 넘어지지 않고 목적지까지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는 것. 이 회장은 “기업은 망하지 말고 존재해야 한다. 그러려면 넘어지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부영그룹의 주력사업인 임대주택 건설사업에서도 엿보인다. 임대주택 사업은 일반 아파트 분양과 달리 큰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미분양 위험이 낮아 상대적으로 사업 리스크가 적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다른 기업들이 위기를 겪을 때에도 부영그룹은 임대주택 사업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위기를 넘겼다.

 

세발자전거는 부영의 사업영역인 부동산, 금융, 건설의 세 축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영은 땅을 직접 사들여 그곳에 임대주택을 지어 분양하는데, 막강한 실탄을 확보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인들에 따르면 이 회장은 ‘부동산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016년에는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을 5800억 원에,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을 3000억 원에 사들여 눈길을 끌었다.

 

이중근 회장은 부영그룹의 막강한 ​1인자다. 지주사 부영의 지분 93.79%를 보유해 다른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남광건설산업 100%, 남양개발 100%, 부강주택관리 100%, 대화도시가스 95% 등 계열사 지분 역시 이 회장이 대부분 가지고 있다. 

 

​2018년 ​횡령과 탈세·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한 이중근 부영 회장. 사진=임준선 기자

 

#Critical(비판)

 

부영그룹이 임대주택 사업을 영위하는 가운데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자들의 편견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문제다. 실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한 임차인들과의 잦은 갈등은 사업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은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생각으로 임대주택 사업을 꾸준히 해왔고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좋은 입지를 구하고 평형도 다양하게 제공하고 마감재나 조경을 개선하면서 임대주택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불거지는 하자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 건설사들이 영구 임대 주택을 지으면 저렴한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고 이렇게 거주만을 목적으로 하는 영구 임대 주택을 30%, 나머지를 분양해서 소유하는 주택을 70%로 하면, 하자 분쟁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들로 국내 임대 아파트의 공급 필요성은 점점 커져가고 있지만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수익성이 낮고 각종 민원 등 부정적인 사회 인식 때문에 꺼려왔다. 현재는 국내 최대 민간 임대주택사업자인 부영그룹 정도만이 사업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부영그룹은 임대주택사업에 집중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호텔·리조트, 테마시설 등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인허가 등 사업 과정이 오랜 기간 지연되는 점은 문제다. 부영그룹은 용산구 아세아아파트 부지, 한남근린공원 부지, 성동구 서울숲 부지, 중구 소공동 한국은행 본관 인근 부지 등 서울 핵심지 땅을 비롯해 인천 송도 테마파크 부지 등을 확보해 아파트, 호텔 등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부영그룹의 핵심 계열사 부영주택의 나주 부영골프장 잔여부지 개발사업도 논란이다. 

한전공대는 지난 정부의 대선공약 중 하나로 에너지 분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설립됐다. 한전공대 입지선정 공동위원회는 부영CC를 한전공대 입지로 선정했고, 부영주택이 갖고 있던 부영CC 총 75만㎡ 중 절반이 넘는 40만㎡ 규모를 무상 기부했다. 비용 문제가 관건으로 떠오른 설립 과정에서 부지 마련 비용 부담을 덜게 되면서 경제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부영그룹은 한전공대 부지의 소유권을 완전히 이전했고 남은 부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체육시설 용도로 활용이 불가능 한만큼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자 일부 시민단체들은 아파트 사업을 목적으로 땅을 기부한 것이라며 논란에 휩싸였다.​

 

전라남도 나주시에 위치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과 부영 골프장 부지. 사진=임준선 기자

 

#Challenges(도전)

 

이중근 회장은 83세의 고령임에도 부영의 지배체제는 강고하다. 후계 승계 움직임도 눈에 띄지 않는다. ​자녀 3남 1녀 가운데 장남 이성훈 부사장이 ​유일하게 ​부영 지분 2.18%(약 3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취업제한으로 인해 이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을 당시 후계 승계가 점쳐지기도 했으나 가시적인 변화는 포착되지 않았다.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절대적인 만큼 승계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어서 대비도 필요하다. 이 회장은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부영으로부터 683억, 1260억, 1221억 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실적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부영그룹은 최근 우하향 추세를 그리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도 시공능력평가’에 따르면 부영주택의 시공능력평가액은 3162억 원으로 93위를 기록했다. 전년도 1조 4222억 원(35위)에 비해 급락한 모습이다. 매출 하락은 더 심각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주택 매출은 △2020년 2조 4559억 원 △​2021년 1조 6744억 원 △​2022년 5564억 원 △​2023년 4675억 원이다. 3년 만에 약 81% 감소했다. 

 

외적으로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기준금리와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분양 수익이 줄어들 수 있어 부영그룹은 분양 자체를 줄이는 모습도 보인다. 다만 부실시공과 오너 리스크 등의 영향도 부정할 수 없다. 이중근 회장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갈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양휴창 기자 hyu@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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