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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개발분담금 버티는 인도네시아 "3분의 1만 주겠다" 최후통첩

8년째 분담금 미납에 기술유출 의혹에도 '적반하장'…수용 시 1조 원 규모 개발비 세금으로 메워야

2024.05.08(Wed) 16:59:48

[비즈한국]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개발 분담 납부를 미뤄온 인도네시아가 당초 합의한 금액의 3분의 1만 축소 납부하겠다고 우리 정부에 제안했다. 이를 수용하면 정부가 1조 원의 개발비를 혈세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분담금 미납으로 여러 차례 신뢰를 저버린 인니 측이 앞으로 분담금을 제때 납부할지 미지수로 인니 기술진의 KF-21 기술 유출 시도 사건의 수사 결과도 아직 밝혀지지 않아 KF-21 개발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KF-21 보라매 시제 6호기. 사진=KAI 제공


벌써부터 방산업계에선 방위사업청이 인니측의 요구대로만 이끌려 다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인니가 국내 재정 악화를 이유로 8년간 분담금을 미납했음에도 방사청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술은 기술대로 유출 시도 됐고 분담금은 반토막도 아닌 3분의 1로 줄이겠다고 하는데도 끌려다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측은 기존에 냈던 3000억 원 이외에 추가로 3000억 원만 더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사청은 국방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와 협의를 거쳐 인도네시아 측 제안을 수용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말 열리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2015년부터 2028년까지 8조 8000억 원 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4.5세대급 전투기를 개발하는 KF-21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2026년 6월까지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 7000억 원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인도네시아의 분담금은 1조 6000억 원으로 감액된 바 있다.

분담금을 둘러싼 잡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도네시아는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현재 1조 원에 이르는 분담금을 연체 중이다. 지난해 말 분담금 납부 기한을 2034년까지로 8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분담금을 팜유와 같은 현물로 내겠다는 제안도 했다.

한국 정부는 KF-21 개발은 2026년에 완료되기 때문에 그때까지 완납해야 한다며 난감해하자, 분담금을 대폭 줄이는 대신 2026년까지 완납하겠다고 인도네시아 측이 수정 제안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미납액 1조 원을 우리 정부 예산으로 추가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인도네시아와의 공동 개발 취지도 훼손된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KF-21 개발비 분담 비율은 한국 정부 60%,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20%, 인도네시아 20%다.

분담 비율을 조정해 인도네시아가 납부해야 하는 분담금을 대폭 삭감하고 부족한 재원은 정부의 추가 재정 투입과 KAI 측의 추가 부담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게 방사청의 판단이다.

일각에선 국내에 파견된 인니 기술자들이 KF-21 개발 관련 자료 유출을 시도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상황이어서 이미 기술을 빼돌려 놓고 분담금 대폭 삭감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수사를 통해 어떤 기술이 유출됐는지 철저히 규명한 뒤에 인도네시아 측 제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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