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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피플] '의료개혁' 총대 멘 선봉장,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

30년 보건복지 전문가, 업무 이해도·장악력 높아…현안 다루는 탓에 의료계와 충돌도 잦아

2024.05.03(Fri) 14:00:31

[비즈피플]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최근 의료 개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갈등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30여 년간 ​보건복지부에 ​몸 담은 보건복지 전문 관료로, 의대 정원 증원 문제 등에서 정부 입장을 대표한다. 민감한 사안에서도 물러섬 없이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 의료계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박민수 차관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소신을 갖고 있을까. 그의 인생 궤적을 통해 이번 사태의 추이를 가늠해본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사진=임준선 기자

 

#Character(인물)

 

박민수는 제4대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다. 박 차관은 1968년 4월 15일 경상남도 사천시 출생으로 1987년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87학번)에 진학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같은 과 2년 선배다.​ ​1991년 대학교 졸업 후 ​1995년 공군 소위로 임관해 1998년 중위로 군복무를 마쳤다. 2003년 미국 리하이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국제 공인 재무분석사 자격증 3급을 취득했다. 슬하에 2002년생 아들과 2006년생 딸을 두고 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024년도 공직자 재산 변동 사항에 따르면 박 차관의 재산은 총 8억 4000만 원이다. 경기도 성남 소재 오피스텔 전세권 6억 3000만 원과 예금 1억 9900만 원, 2015년식 제네시스 차량 등을 신고했다. 1년 전과 비교해 예금 총액이 1억 원가량 늘었다.

 

#Career(경력)

 

박민수 차관은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93년부터 보건복지부에 재직했다. 복지부 구강정책과장, 공공보건정책과장, 보험정책과장, 정책기획관, 복지정책관, 기획조정실장 등 정책을 아우르는 직위를 맡아왔다. 세계은행(WB) 재무국 컨설턴트와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에서도 일했다. 2014년에는 주미국 대한민국 대사관에 공사참사관으로 파견 근무했다.

 

대통령실과 연결되기 시작한 시점은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이후다. 2013년 1월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고용복지분과 실무위원으로 활동한 뒤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됐다. 이후 부처 실장 중 최선임인 기획조정실장에 올랐다. 2022년 윤석열 정부의 첫 보건복지부 차관 후보로 언급됐지만 차관은 되지 못했다. 2022년 10월까지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실 보건복지비서관으로 파견 근무한 후 2022년 10월 24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으로 발탁됐다. 

 

#Capability(역량)

 

박민수 차관은 30여 년간 복지부에서 공직 생활을 이어갔다. 부처 전반에 대한 업무 이해도와 장악력이 높아 보건복지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공직 초창기에 보험정책과 사무관, 건강정책과 서기관을 역임하면서 정책 기획 및 실행에 필요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군 복무를 마친 이후 구강정책과장 겸 보건복지정책혁신단 과장, 보험연금정책본부 연금재정팀장 등을 거치면서 보건·복지 정책의 기획 및 실행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국제 공인 재무분석사 자격증을 획득하면서 전문성을 키웠다. 세계은행(WB)에서 근무하며 국제적 경험도 쌓았다. 귀국 후 복지부에서 핵심 역할을 맡으며 정책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Critical(비판)

 

보건복지부 핵심에 있던 만큼 박 차관은 오래전부터 의료계와 갈등을 빚었다. 2012년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으로 근무하던 때에는 의료계 ‘포괄수가제’ 도입에 앞장서면서 의사들과 충돌했다. 포괄수가제는 치료행위를 한 패키지로 묶어 미리 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방식을 말한다. 

 

당시 박 차관은 포괄수가제와 관련해 라디오 방송에서 “의사 진료 거부는 있을 수 없다. 이런 불법을 획책하는 의협 간부들은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의사들에게 “밤길 조심해라” 등의 협박성 문자를 받았다. 협박 문자를 보낸 의사들은 경찰에 고발돼 정보통신망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200만 원형을 선고 받았다.

 

올해 2월 초에는 의대 정원 확대가 박 차관의 자녀 진학 문제와 관련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논란은 임현택 의협회장이 올린 글에서부터 시작됐다. 임 회장은 2월 8일 자신의 SNS에 “아 박민수 차관님 금쪽 같은 따님이 올해 고3이었구나. 그런 거였구나”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박 차관이 자녀의 진학을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확산된 것이다. 

 

박 차관은 2월 13일 브리핑에서 “딸이 고3인 것은 맞지만 지금 국제반이라 해외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며 “차관이 의대 정원 증원 등 중요한 결정을 혼자 다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논란을 일축했다. 앞서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할 당시 박 차관의 아들은 고3이었다.

 

2월 19일에는 ‘의사’를 ‘의새’로 발언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박 차관이 브리핑에서 의사 증원 필요성에 대해 외국 사례를 들어 설명하던 도중 ‘의새’라고 말한 것. ‘의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의사를 비하하는 용어다. 이에 임현택 의협회장은 박 차관을 의사 모욕 혐의로 고발했다. 일부 의사들은 SNS에 의사와 새를 합성한 이미지를 올리거나 프로필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정부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 차관은 며칠 뒤 브리핑에서 “해당 발언은 실수”라고 해명했다.

 

2월 20일 ‘성차별’ 논란도 제기됐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 차관은 의대 정원 증원 규모 결정의 근거자료를 설명하면서 “여성 의사 비율 증가, 남녀 의사 근로 시간 차이 등을 토대로 매우 세밀하게 추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여성 의사들을 차별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 

 

한국여자의사회는 “여성이 근무를 더 적게 한다거나 비효율적이라는 발언은 열악한 필수 의료 현장 속에서도 노력하는 여성 의료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언어폭력”라고 비난했다. 서울대 의대 함춘여자의사회 등 7개 여성의사단체는 2월 27일 박 차관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복지부는 “박 차관의 발언 중 여성 의사가 생산성이 떨어진다거나 근무시간이 적어 의사가 부족하다는 언급은 일체 없었다”고 해명했다.

 

박 차관은 의료 개혁의 선봉에 서서 의료계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3월 15일 사직 전공의 1360명은 박 차관을 집단 고소하면서 박 차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낸 사직서를 병원이 수리하지 않는 것은 복지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박 차관이 직권을 남용해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은 월급을 받지 못하지만, 여전히 병원 소속이어서 다른 일을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박 차관이 경질되기 전까지 병원에 돌아가지 않겠다며 강경하게 버티고 있다.

 

#Challenges(도전)

 

지난 2월 1일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정책 패키지를 발표한 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은 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갈등이 깊어지면서 박민수 차관은 의료계의 타깃이 됐다. ​사직 전공의들은 박 차관의 경질을, 의대 교수들은 박 차관을 언론 대응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정부가 원칙을 고수하는 동안은 박 차관의 발언 수위도 내려가기 어렵다. 

 

정부와 의료계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는 동안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은 국민이 이미 여럿이다.​​ 더 늦기 전에 ​근본을 다시 돌아볼 시간이다. ​정부는 이 정책이 정말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의료계는 이것이 정말 생명을 살리는 행동인지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시라. ​양쪽의 주장처럼 ‘국민을 위해’ 이 싸움을 멈출 수 없다면 최소한 상대방을 존중하는 협상의 기본 태도부터 갖춰야 하지 않을까. 박민수 차관의 과제는 정부 측 대표로 그 ​소통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양휴창 기자 hyu@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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