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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무인 무기 주도권 잡아라" 진해는 지금 총성 없는 전쟁 중

LIG '해검', 한화 '해령' 실물 공개 주목…해군 도입 의지는 여전히 '오리무중'

2024.04.25(Thu) 17:00:41

[비즈한국] 대한민국 남단의 작은 도시, 창원 특례시 진해구는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해양도시다. 또한 해군의 고향이자 수도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개최 중인 이순신 해양 방위전시전(YIDEX 2024)에서는 새로운 방위사업 분야인 ‘해군 무인 무기’ 시장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총성 없는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최초로 선보인 무인수상정 ‘해령’​. 사진=김민석

 

YIDEX가 ‘무인 무기체계의 전쟁터’가 된 것에는 나름의 지리적, 상황적 이유가 있다. 원래 해군 방위사업이 주목받는 국내 전시회는 부산에서 열리는 마덱스(MADEX)다. YIDEX는 그 규모가 마덱스에 비해 소규모로 진행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해군의 주도로 해군 사관학교에서 열리고, 행사장이 도심지에 있는 제한조건이 있었다. 다만 YIDEX의 행사장은 마덱스보다 좁지만, 주변에 국방과학연구소를 비롯한 각종 국방 기술 연구기관과 방산업체들이 모여 있어, 마덱스보다 풍성한 실물 무기체계가 전시될 수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무인 무기체계, 특히 무인수상정(USV)이 주목받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지상 전시로는 최초로 무인수상정 ‘해령’을 선보였다. LIG넥스원은 무인수상정 ‘해검-2’, ‘해검-5’, ‘해검 키트-1’을 전시했다. 무려 4종의 무인 수상정이 하나의 행사에 지상 전시를 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한화시스템은 해령에 대해 해경과 동시 개발하고 자사의 독자적 기술을 적용한 것을 강조했다. 40노트의 최고속도로 고속 운행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해상 상태를 알 수 있는 파랑 계측 레이더, 자체 개발한 위성 통신 안테나와 저궤도 통신위성을 이용한 원격 운용으로 장거리 작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뢰 탐색을 위한 무인잠수정(UUV)과 수중 음향 데이터링크를 통해 통제가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LIG넥스원이 만든 무인수상정​ ‘해검’​. 사진=김민석

 

LIG넥스원은 다양한 구성품으로 해군의 여러 임무에 대응 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했다. ‘해검-2’의 경우 SNT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20mm 기관포 탑재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갖춰 화력 면에서 한화 제품보다 우위를 강조했다. 함정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수상정인 해검-5와 운용시스템을 제안해서 무인 수상정이 항구 근처가 아닌, 함정이 작전하는 대양에서 출격할 수 있다. 아울러 큰 개조 없이 일반 보트를 무인수상정으로 개조하는 ‘개조 키트’는 지금 운용 중인 단정을 무인화로 개조할 수 있어, 유사시에는 빠르게 자살 폭탄 함정을 제작하기에도 유용한다.

 

무인수상정 외에도 주목할 내용이 많았다. 먼저 살펴볼 것은 무인잠수정이다.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한화오션 둘 다 해저의 기뢰를 탐색할 수 있는 수중탐색용 자율주행잠수정(AUV)을 전시했다. 한화는 여기에 더해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개발한 정찰용 무인잠수정(UUV) 모형과 자체 연구를 진행한 공격용 무인잠수정(XLUUV)의 상세 내용을 공개했다. 이 중 XLUUV의 경우 아직 선진국도 개발 중이지만, 미래 해전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무기다. 아군 피해 없이 적진 깊숙이 있는 해군 기지를 기뢰로 봉쇄하거나,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적 잠수함을 추적하는 능력으로 유인 잠수함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꼽힌다.

 

바다에서 쓰는 무인 무기뿐만 아니라 해군이 필요한 다른 무인 무기도 선보였다. 무인지상로봇(UGV)HR-셰르파(Sherpa)를 내놓은 현대 로템은 두 가지의 새로운 버전을 공개했다. 하나는 해군 기지 방호용으로 전 방향 침입자 감지 추적기와 라이더, 침입자 경고를 위한 확성기를 갖췄다. 나머지 하나는 미국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의 자폭 드론인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를 탑재한 것이었다.

 

스위치블레이드를 장착한 셰르파는 상륙작전에서 유인 무기보다 먼저 적진에 투입해 아군 피해 없이 적 부대를 드론으로 정밀 타격하는 개념을 공개했다. KAI 역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MAH-1에서 발사할 수 있는 공중 발사 무인기(ALE)를 통해 상륙작전 시 공격헬기의 안전을 확보하면서 적을 타격하는 개념을 보여줬다.

 

군과 방위사업청이 여전히 무인 무기 도입에 망설이거나 단순 시험평가용으로만 구매하려는 문제가 있다. 시험개발이나 선행 연구만 많고, 해군은 여전히 더 크고 비싼 대형 전투함에 관심을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무인수상정의 경우 다른 무인 무기보다 기술적 완성도가 높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획득을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효과적으로 사용 중인 ‘대함 공격용 무인 자폭 보트’, 미국이 연구 중인 ‘장거리 대함미사일 탑재 무인 수상정’ 등은 유인 무기보다 경제성을 갖출 수 있고 빠른 사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무인 병기를 운용하는 새로운 배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기존의 호위함과 구축함을 개량해무인 무기 운용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일본,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 함선의 후방 램프(Rear Ramp)를 사용해 소형 보트와 무인 수상정을 쉽게 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개념을 우리 군의 차세대 구축함 KDDX, 호위함 FFX 후속 등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군이 여러 제반 사정으로 숙원사업인 항공모함 보유 이야기를 잠시 접고, 무인 무기체계로 전력을 증강하려는 일명 ‘네이비 시 고스트’(Navy Sea Ghost) 계획을 세운 지 2년이 지났다. 하지만 해군은 아직도 무인 전투체계를 획득해야 할 무기로 보는 것이 아닌 단순히 보여주기 용도로 무인 무기를 선전하는 것 같다. 

 

이미 우크라이나 해군은 자폭 무인수상정(USV)로 해군 함정을 격침하고 있고, 미국 해군은 무인수상정에 장거리 공격무기를 장착하는 계획을 실현하고 있다. 단순 보여주기가 아닌 진짜 ‘무인화 해군’으로 해군이 혁신하길 기대해 본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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