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상위 10%'를 위한 유류세 인하? '하위 10%'보다 소비 26.1배 많아

10분위 연 소비액 314만 원, 1분위는 12만 원…바우처 등 선별 지원 필요

2024.04.19(Fri) 14:07:56

[비즈한국]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로 국제유가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해 6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2021년 11월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유류세 인하는 9차례 종료가 연장되면서 3년 가까이 이어지게 됐다.

 

유류세 인하 조치는 고물가 상황에서 커질 수 있는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에 따른 혜택이 저소득 가구보다는 고소득 가구에 집중되고 있는 데다 세수 결손으로 인해 서민들을 위해 쓸 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를 마냥 지속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해 6월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생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재의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을 6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겠다”며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하며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연장을 위해 17일 ‘교통·에너지·환경세법 시행령’과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유류세 인하는 문재인 정부 시기이던 2021년 11월에 6개월 한시적 조치로 도입됐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리터(ℓ)당 820.5원이던 휘발유 유류세는 656.2원으로 20% 낮췄고, 역시 ℓ당 581.7원이었던 경유 유류세도 581.7원으로 20% 인하했다. 유류세는 교통·에너지·환경세 64.4%, 교육세 9.7%, 자동차세 주행분 16.8%, 부가가치세 9.1%로 구성돼 있다.

 

시작 당시 6개월 한시적 조치였던 유류세 인하 조치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끝나지 않고 오히려 연장되고, 인하 폭이 더 늘어났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 5월 휘발유 유류세는 ℓ당 573.9원으로 30%, 경유 유류세는 408원으로 역시 30% 인하됐다. 같은 해 7월에는 휘발유 유류세는 ℓ당 515.8원, 경유 유류세는 369.2원으로 모두 인하폭이 37%로 더 커졌다. 2023년 1월에는 휘발유 유류세가 ℓ당 615.2원으로 인하폭이 25%로 다소 줄었지만, 경유 유류세 인하폭은 37%를 유지했다. 이후 정부는 수차례 유류세 인하 조치를 계속해서 연장했으며 이번에 9번째 연장 조치를 취하면서 32개월째 이어지게 됐다.

 


이처럼 유류세 인하가 32개월 지속되지만 정작 인하 효과는 서민들보다는 고소득층에게 집중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소득 하위 10%에 속하는 1분위 가구의 경우 1년에 유류 소비량이 87ℓ이며, 유류 지출액은 12만 원 수준이다. 반면 소득 상위 10%인 10분위 가구는 1년에 소비하는 유류 소비량은 2186ℓ이며, 유류 지출액은 314만 원에 달한다. 1분위 가구와 10분위 가구의 유류 소비량과 유류 지출액이 26.1배나 나는 셈이다.

 

저소득 가구의 경우 차량을 운행하는 가구가 적고, 차량을 운행할 경우에도 경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유류 소비량이 적은 셈이다. 반면 고소득 가구는 기름을 많이 먹는 대형 차량을 운행하거나 여러 대의 차량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유류 소비량이 대폭 늘어난다. 이 때문에 유류세 인하에 따른 효과는 고소득 가구가 높을 수밖에 없다. 휘발유와 경우 유류세 인하 폭을 28%로 적용할 경우, 1분위 가구는 한 해에 줄어든 유류세 부담액은 1만 5000원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10분위 가구는 감소하는 유류세 부담액이 이보다 25.5배나 많은 38만 3000원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상황에서 서민들 생활비 부담을 덜어준다고 도입한 유류세 인하 정책이 고물가에도 타격이 적은 고소득층에 혜택을 몰아주고 있는 것이다. 

 

세수 결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도 문제다. 유류세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64.4%)을 차지하고 있는 교통·에너지·환경세 징수액은 2020년 13조 9000억 원에서 2021년 16조 6000억 원까지 늘었으나 유류세 인하에 2022년 11조 1000억 원으로 무려 5조 5000억 원 급감했다. 지난해에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을 줄였지만 교통·에너지·환경세 징수액은 10조 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00억 원 감소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에 따른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혜택이 커지는 유류세 인하보다는 에너지바우처나 등유·액화석유가스(LPG) 구입비 지원 등을 확대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HDC현대산업개발, PF 대출 떠안은 '안성 가유지구 물류센터' 매입
· [단독] 주택 '모아'오라던 서울시, 역삼동 골목길 449명이 쪼갰다
· [단독] bhc, 해임한 박현종 전 회장 딸 아파트에 '가압류'
· [단독] 현대리바트 '입찰담합' 191억 과징금 철퇴 이어 대표 '세금 지연납부'로 자택 압류 구설
· '가압류만 세 번째' 신세계건설, 아난티에 또 공사비 소송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