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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상계주공 재건축을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

5단지 좋은 입지지만 공사비 증액 문제로 시공사 해지 후 정체 상태

2024.04.15(Mon) 17:09:10

[비즈한국] 상계동은 서울특별시 노원구의 5개 동 중에서 가장 북단에 위치해 있다. 동쪽으로 수락산을 경계로 남양주시 별내면·별내동과, 서쪽으로는 중랑천을 경계로 도봉구 도봉동·방학동·창동과 남쪽으로는 당현천을 경계로 중계동과, 북쪽으로는 의정부시 장암동에 맞닿아 있다.

 

경기도 양주군 포함 지역이었다가, 1963년 서울로 편입됐다. 편입 당시에는 성북구였다가, 1973년 도봉구가 신설되면서 도봉구로 소속이 변경되었으며, 1988년 노원구가 신설되면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상계주공 8단지를 재건축한 노원 포레나. 사진=한화


1980년대 초반까진 상수도 시설조차 없던, 서울에서 가장 환경이 열악한 달동네였었다. 주로 논밭과 공장 위주의 지역이었다. 1985년 서울 지하철 4호선의 개통과 1988 서울 올림픽으로 인해 본격적으로 개발됐다. 1990년대 이후 상계주공아파트를 포함한 다양한 아파트 개발로 인해 인구가 급증했고, 2000년 초반부터 뉴타운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의정부, 남양주, 양주 등에 신도시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3기 신도시인 왕숙신도시까지 건설되면 향후 상계동의 인구는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상계주공아파트는 1980년대 초 서울특별시 노원구 상계동 및 도봉구 창동의 상계 신시가지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된 대규모 주공아파트 단지로서 2024년 현재 총 19개 단지가 있다. 1985년 11월부터 본격적인 건설이 시작돼 1989년 12월에 19개 단지가 모두 준공돼 입주했다.

 

상계주공아파트는 제5차, 6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저소득층 대상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것이다. 당시로서는 새로운 주택 전시장이라고 할 만큼 혁신적인 시도가 적용된 단지들이다. 공중 휴식공간으로 유명한 상계주공아파트 4단지 412동은, 시범아파트로 지정돼 타 동과 달리 25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16~18층 중앙부분 총 6가구 부분에 집 대신 공중 휴식공간을 설치해 놀이터 및 주민 휴식공간으로 이용하는 파격적인 설계가 반영되기도 했다. 현재는 주변 세대의 진동, 소음 등 피해로 인해 사용 중지됐다.

 

상계주공아파트는 단지 외형부터 차별화가 있었다. 5단지와 8단지만 초창기 주공아파트 스타일이었고 다른 단지들은 다양한 주동 형태를 보여주었다. 지형에 맞게 단지를 디자인했으며, 저층형도 형태가 다양하고 특이하다. 같은 동 안에서도 여러 가지 평형이 존재하며, 같은 동 같은 평수여도 평면도가 다르기도 하다. 또한 12~15층 내외에 머물던 아파트 높이도 최고 25층으로 높아졌다. 다양한 외형에 걸맞게 평형 배치에서도 ‘믹싱’ 개념을 도입한 것이었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에서 선보이는 ‘부모-자녀 세대가 같이 살 수 있는 2세대형’ 아파트의 원형도 상계 주공아파트에는 이미 존재한다. 아래층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윗층은 자녀와 부모가 함께 쓰는 복층형, 조부모가 따로 쓸 수 있는 별도의 현관과 간이부엌, 욕실을 설치한 이웃거주형 등이 있다. ‘3대 가족형’아파트로 불리는 이 아파트는 조부모, 부모, 자녀 3대가 한 곳에 살도록 해 주택 수요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상계주공아파트 4만 가구를 조성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었다. 상계주공 19개 단지가 조성되기 전 존재하던 일반 가옥 수백 채, 공장 수백 개과 비닐하우스 수천 개 등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960년대 후반부터 도심지 재개발로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모여 살던 터라 원주민 반발이 컸다. 상계동 올림픽이라는 영화의 내용이 당시 철거민들의 애환이 담겨 있다.

 

이렇게 많은 사연을 가진 상계주공아파트의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준공된 지 30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아파트 단지 일대. 사진=연합뉴스


상계주공아파트 중 5단지, 8단지는 저층(5층)으로만 이뤄져 있었다. 이중 8단지는 2018년 4월 철거됐다. 이 8단지는 노원 포레나로 재건축돼 2020년 12월 준공됐다.

 

17~19단지는 노원구 상계동이 아닌 도봉구 창동에 위치했으나, 아파트 명칭은 그래로 상계주공 17단지, 18단지, 19단지다. 15단지는 공무원임대아파트다. 

 

5단지는 37.38㎡ 단일 평형이다. 2017년 7월 재건축 인가를 신청했지만, 현재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정부에서 8.2 부동산 대책 등으로 인해 노원구가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재건축 규제를 받았다. 2018년 5월 29일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2021년 1월 21일 서울시 1차 도계위에서 정비계획안이 가결됐다. 상계주공 시리즈 중 2번째로 조합이 설립된 것이다.

 

1987년 준공된 상계주공5단지는 현재 최고 5층 840가구 규모에서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5개동 996가구로 건설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과 정비사업위원회는 2023년 1월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뒤부터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는 시공사를 해지했다. 가구당 대지 지분이 낮은 데다 공사비까지 오르며 추가 분담금 추정액이 치솟을 위기에 처하자 조합원들이 불만이 가진 것이다. 또한 48개월의 공사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상계주공5단지는 좋은 단지다. 재건축을 하기에도 좋은 단지다. 그래서 이 단지의 향후 과정을 관심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왜냐하면 이 5단지가 제대로 진도를 나가지 못하게 되면 다른 단지들은 더 힘들어 질 것이기 때문이다.

 

조합과 시공사와 그리고 지자체의 혜안이 모여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상계주공5단지의 조속한 재건축을 기원한다. 그래서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 공급 부족 사태가 가속화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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