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전자담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KT&G와 필립모리스, BAT로스만스가 새로운 대표를 선임했다. 전자담배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세 기업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증대, 브랜드 개발, 1위 탈환 등 과제
KT&G는 지난달 말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했다. 9년 만에 수장이 교체된 것이다. 방 사장은 KT&G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공채로 입사했다. 그 후 브랜드실장, 글로벌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방 사장은 영업이익 증대, 주가 부양, 거버넌스의 투명성 개선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방 사장은 선임 직후 곧바로 움직임을 보였다. 국내에서만 머물지 않고 2027년까지 연 매출 10조 원의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핵심사업인 해외궐련·전자담배·건강기능식품에도 성장 가속화 의지를 밝혔다. KT&G는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시에 전체 담배 시장에서 매출이 가장 높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년째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G의 영업이익은 2021년 1조 3383억 원, 2022년 1조 2676억 원, 2023년 1조 1673억 원을 기록했다. 방 사장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BAT로스만스는 올해 2월 신임 수장으로 송영재 사장을 선임했다. 송 사장은 영국 BAT그룹 본사에 매니지먼트 트레이니로 입사했다. 그 후 유럽과 베트남에서 재무 관리자로 활약했다. 한국에 와서는 커머셜 재무 관리 상무로서 역할을 수행하면서 효율적인 기업 운영 전략을 수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 사장은 취임 당시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전략을 통해 미래 시장을 주도하고, 한국 시장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 사장의 BAT는 성인 흡연자들이 더 나은 대체품으로 전환해 나갈 수 있도록 브랜드를 개발하고, 비연소 제품군 사용자를 5000만 명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BAT는 지난해 7월 액상형 전자담배 출시를 통해 국내 메이저 담배 회사 중 가장 폭넓은 제품군을 보유하게 됐다. BAT는 전자담배 점유율을 올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2020년 6%던 점유율은 2022년 11.58%로 상승했다. BAT 관계자는 “BAT는 다양한 비연소 제품을 제공하고, 흡연자들이 더 나은 대체제로 바꿔나갈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혀나갈 계획이다”고 전했다.
필립모리스는 지난해 상반기에 윤희경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윤 대표는 1997년부터 필립모리스에서 근무했다. 말레이시아, 스위스, 홍콩, 필리핀 법인을 거치면서 국제 경험을 쌓았다. 2016년부터 동아시아와 호주의 재무 및 기획 부사장을 역임한 뒤 2021년 호주필립모리스 대표이사로 활약했다. 윤 대표는 “일반담배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사이의 현저한 차이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여전히 일반담배를 피우는 성인 흡연자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대표의 최대 과제는 KT&G에게 빼앗긴 점유율 1위를 탈환하는 일이다.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 점유율은 2017년 87%에서 2022년 41%로 절반 이상 하락했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담배 연기 없는 미래 비전 실현을 목표로 비연소 제품에 집중할 것이다”고 전했다.
#시장 흐름은 연초에서 전자담배로…과연 최후 승자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 기업 모두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특히 필립모리스는 2022년 6868억 원에서 2023년 7905억 원으로 약 15% 증가해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057억 원으로 전년(806억 원) 대비 약 30% 상승해 3사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2022년 출시한 ‘일루마’ 라인 상품의 판매 호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KT&G와 BAT로스만스의 영업이익은 하락세를 보였다. KT&G의 2023년 영업이익은 1조 1673억 원으로 전년(1조 2676억 원) 대비 약 8% 감소했다. BAT의 2023년 영업이익은 327억 원으로 전년(445억 원) 대비 약 27% 감소했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 비중은 2017년 2.2%를 시작으로 지난해 16.9%까지 지속해서 상승했다. 판매 수량 역시 2017년 8000만 갑에서 지난해 6억 1000만 갑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반면 궐련 담배 판매량은 2017년 34억 4000만 갑에서 지난해 30억 갑으로 하락했다.
궐련 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 선호가 변화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변화의 시기에 새 수장을 앞세워 도약하려는 세 기업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양휴창 기자
hyu@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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