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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와 대화를?" 삼성-LG, AI 가전은 정말 일상을 바꿀까

세탁건조기·TV 똑똑해졌지만, 가격 생각하면 '글쎄'…전문가들 "체감 기능 개선, 그리 크지 않아"

2024.04.12(Fri) 17:13:20

[비즈한국] 침체된 가전시장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부상한 인공지능(AI) 가전 영역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선두 경쟁이 뜨겁다.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넣은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인 데 이어 하반기부터는 생성형 AI를 접목해 대화가 가능한 가전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LG전자는 고객 맞춤형 ‘공감지능’ 개념을 앞세워 맞불을 놨다. AI 적용 가전 신제품 10종을 출시했고 연말까지 자체 칩 기술을 적용한 제품군을 8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주도권을 두고 양보 없는 신경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삼성과 LG는 일단 일체형 세탁건조기에서 맞붙었다. 양 사의 AI 가전은 과연 우리 일상을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탁건조기 등 주요 생활가전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AI 가전 시장 선두 경쟁을 시작했다. 서울 소재 한 백화점에 위치한 삼성전자 매장의 ‘비스포크 AI 콤보’(위)와 LG전자 매장에 진열된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사진=강은경 기자


#세탁·건조기 600만 원 시대, AI 주도권 싸움 시작
 
삼성과 LG는 최근 세탁과 건조기를 하나로 합친 올인원 세탁건조기 신제품을 나란히 선보였다.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와 삼성의 ‘비스포크 AI 콤보’는 이틀 차이로 시장에 출시됐다. 세탁기 위에 건조기를 올리는 흔한 ‘수직 설치’ 방식에서부터 상하로 붙어 있는 원바디형으로 진화를 거듭하던 세탁기와 건조기가 장치 하나에 결합한 콤보형이다. 공간 차지가 덜하고 천장 높이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과 기존 세탁 후 빨랫감을 건조기에 직접 옮기는 과정이 사라졌다는 게 특징이다. 

양 사가 AI 가전에 본격 드라이브를 거는 시점에서 두 제품은 AI 생활가전 대전의 선봉에 섰다. 올인원 제품이 기존 세탁기·건조기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 속 제품 구조 혁신이 함께 이뤄진 세탁·건조기 영역에서 초기 AI 초기 주도권을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비자의 관심은 결국 가격과 성능이다. 양 사가 사활을 걸고 내놓은 새로운 유형의 제품인 만큼 가격은 다소 높게 책정됐다. 고급형 모델인 LG의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690만 원이다. 보급형 모델은 449만 원인데 건조기 용량이 8kg 큰 지난해 출시 상하 원바디형 제품(370만~450만 원대)과 비교하면 용량 대비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백색가전은 LG’에 대항해 ‘AI 가전은 삼성’을 미는 삼성은 가격 경쟁력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신제품 출고가는 399만 9000원으로 LG의 보급형 모델보다 50만 원 가량 낮다. 다만 건조기 용량이 5kg 큰 자사의 기존 330만~350만 원 대 세탁기·건조기 결합 제품보다는 최대 70만 원 가까이 비싸다. 

‘AI 비전 인사이드’ 시스템을 접목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서울 소재 백화점 삼성전자 매장에 진열된 제품. 사진=강은경 기자


#AI 가전, 뭐가 다르길래 이렇게 비쌀까

AI 가전은 비싼 만큼 ‘똑똑’할까. 신제품들의 개선된 기능 등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세탁기·건조기의 약점 최소화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삼성은 학습된 AI 알고리즘을 토대로 탈수 시 낮은 소음을 구현하는 AI 진동소음 저감 시스템과 빨랫감 무게와 오염도, 건조도 등을 감지해 작동 시간을 조절하는 AI 맞춤코스를 내세우고 있다. 소비전력도 에너지 효율 최고 수준의 단독 건조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LG 역시 탈수 시 세탁물을 균일하게 분산시켜 진동과 소음을 줄여주고 의류 재질에 따라 최적의 모션을 적용하는 딥러닝 강화학습 기능을 강조한다. 두 제품 모두 전면에 내장된 7인치 터치스크린을 통해 기능을 통합 제어할 수 있다. 

삼성과 LG가 앞다퉈 청사진을 그리고 있지만 AI 가전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지켜봐 할 것으로 보인다. 양 사가 AI 가전을 표방하며 새로 내놓은 라인업을 보면 아직까지는 매년 디자인과 성능 개선을 거듭하는 수준과 차이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론칭 초기인 만큼 아직은 대부분의 품목에서 비교적 높은 가격대로 설정돼 선택지도 적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R&D 투자를 확대하고 이용자 편의를 키우는 신제품을 적극 개발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만 실질적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기능 개선은 크지 않는데 AI라는 이름을 내세워 가격만 비싸지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잘 알려진 AI 기술의 기능 중 하나는 사용자 경험과 습관을 바탕으로 한 개인화 및 맞춤화 서비스인데 현재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LG의 경우 이번 올레드TV 신제품에 도입된 ‘보이스 ID’를 이용할 때 개인화 서비스가 적용된다. 목소리 지문으로 불리는 성문을 등록하면 이용자를 인식해 화면 밝기나 추천 콘텐츠가 달라지는 식이다. 삼성의 경우 냉장고가 대표적이다. ‘AI 비전 인사이드’ 시스템은 냉장고 내부의 카메라가 식재료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촬영하고 데이터를 모아 푸드 리스트를 만들어 주는데 글루텐 프리, 유제품 프리 등 사용자 취향에 맞춘 레시피 추천 등이 가능하다. 업계는 향후 생성형 AI 기술 확대 적용으로 개인화 서비스 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 가전 띄우기에 뒤따르는 마케팅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제품을 내놓은 뒤로 양 사는 연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사 제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한 몸에 받고 있다며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제품 출시 1개월 반 만에 국내 누적 판매 1만대 고지’(삼성)라거나 ‘올인원 제품 출시 후 복합형 모델 판매 비중 77%로 증가’(LG)했다는 식이다. 포화 상태에 이른 필수 가전 시장에서 업계가 AI 가전을 가장 유망한 핵심 돌파구로 삼는 모양새다. 

LG전자는 구매 후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가전제품 라인 ‘UP 가전’​을 띄우고 있다. 서울 소재 백화점에 위치한 LG전자 매장. 사진=강은경 기자


AI가 일상 속 생활가전 영역으로 영향력을 넓히면서 함께 커지는 보안 문제도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안이다. 삼성은 자체 보안플랫폼 ‘삼성 녹스’를 기반으로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 보안 평가에서 AI 냉장고와 스팀(로봇청소기)가 다이아몬드(최고 등급)를 획득했다”며 “냉장고 내부 카메라에서 촬영한 화면 데이터도 인식 후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저장할 뿐 24시간 이내에 폐기되고 외부로 나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온디바이스 AI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보다는 적은 양의 데이터를 다루지만 보안성이 뛰어나고 빠르게 명령을 처리할 수 있다. 데이터는 외부와 연결되지 않고 개별 기기에 저장돼 보안 체계는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AI 기술이 가전에 접목된다고 해서 보안 문제가 추가로 발생할 위험은 크지 않지만 가전제품들과 연결돼 있는 허브와 관련해 보안 사고가 나면 더 구체적인 정보까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 AI 가전 이전보다 피해가 커질 수는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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