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화오션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호주 방산·조선업체 ‘오스탈’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오스탈이 호주 당국의 승인을 받기 힘들다는 핑계로 현장 실사를 거절했지만, 인수 추진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오스탈이 미 해군 군함 등을 생산하고 납품하는 기업인 만큼 한화가 인수할 경우 향후 글로벌 군함 및 함정 수주전에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은 방산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디펜스 등을 통해 미 육군과 공동 연구개발 협정(CRADA)을 맺는 등 교류를 이어왔지만 해상 분야에선 접점이 없다는 점도 이번 인수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호주 방산·조선업체 오스탈 인수를 추진하며 10억 2000만 호주달러(90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제시했다. 이는 오스탈 주가에 30%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으로 전해진다. 다만 오스탈이 미국 군함을 만드는 만큼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IFIUS)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오스탈은 승인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오스탈은 ‘인캣’과 더불어 호주의 다동선 양대산맥 중 하나로 1988년 설립됐다. 미국과 호주 해군용 군함 등 특수선도 설계·건조한다. 호주에 본사를 둔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주 등에도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미 해군이 운용하는 인디펜던스급 연안전투함(LCS) 중 삼동선 형태의 전함과 고속지원함을 만든다. 아울러 고속여객선 등 민수기업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실제 오스탈조선이 건조한 ‘퀸비틀 호’는 2022년부터 부산-후쿠오카를 오가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소, 석유·가스 플랫폼용 공급 선박 등도 주력 품목이다.
한화오션은 오스탈 인수를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하며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미국 방위산업 전문지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방위산업 분야에서 한화는 26위, 오스탈은 74위로 평가받는다. M&A가 성사된다면 한화는 단번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또 기존 특수선 사업과의 시너지뿐만 아니라 호주 국가 안보를 지원하는 장기적인 파트너이자 동맹국의 가치도 얻을 수 있다. 실제 호주 정부의 장갑차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이 따내는 등 최근 호주에서 한국 방위산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오스탈은 지난해 11월에 호주 정부로부터 전략적 조선업체로 선정됐으며 미 해군에 선박을 설계, 건조해 납품하고 있다. 현재 오스탈 매출액의 80%는 미국 앨라배마 조선소를 통해 발생한다. 따라서 한화가 오스탈을 인수할 경우 향후 미국 등지의 군함·함정 수주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또 한화시스템이 보유한 전투체계, 레이다, 전자광학 장비 등의 방산 제품의 수출도 확대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설계, 모듈화, 구매 등에서 함께 할 경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이 보유한 현금을 고려하면 인수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작년 말 별도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 8787억 원이다. 전년 보유 현금(1조 1126억 원)에 비해 68% 늘었다.
오스탈은 한화 측이 FIRB, CIFIUS 등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확실성을 제공한다면 추가 협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 측은 FIRB 승인을 받기 위해 모든 합리적인 조건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는 각오다. 글로벌 로펌으로부터 CFIUS가 거래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언도 받았다고 밝혔다. 방산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오스탈을 인수한다면 사업의 포트폴리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차세대 리더십 역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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