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 부문 악재를 털어내며 특수선 사업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릴지 주목된다. 페루 등 중남미 방산 최대 규모 수출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수주에 도전한 것.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30년에는 1조 원 이상의 수출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으로 수상함 및 잠수함 건조 사업에서 수주 길이 막힐 수도 있었지만, 입찰 참가 제한이 아닌 행정지도로 결론 나면서 수출 전선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시장 공략을 통해 특수선 사업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사우디에서 열린 방산전시회(WDS)에 참가해 울산급 호위함 배치-Ⅲ의 선도함인 충남함을 비롯해 훈련함, 잠수함 등을 소개했다. 사우디는 국방력의 약점으로 꼽히는 해군력을 보강하기 위해 잠수함 도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LIG넥스원과 협력, 수출형 잠수함 독자 모델을 개발해 수주전에 대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잠수함 통합전투체계는 표적 탐지, 분석, 식별, 교전에 필요한 전투체계, 그리고 음파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하는 음향 탐지체계로 구성된다.
특수선 사업 라이벌인 한화오션도 사우디 잠수함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사우디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사우디는 잠수함 구매 시 잠수함 제조에 사용되는 기술의 현지화를 위해 기술 이전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체, 통신 시스템, 지휘 및 통제(C2) 시스템, 수중 위협 탐지 시스템과 같은 잠수함 부품 생산에 사우디 군수 산업이 참여하는 것도 포함된다.
앞서 2월 28일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해군의 호위함 1척, 원해경비함 1척, 상륙함 2척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페루 수주전에선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독일 등도 도전장을 냈지만 HD현대중공업이 계약을 따냈다. HD현대중공업이 군사기밀 유출로 입찰참가 제한 제재에서 벗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상황에서 얻어낸 계약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다르다. 계약 규모는 4억 6290만 달러(6249억 원)로 역대 최대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시마조선소와 협력해 2029년까지 순차적으로 페루 해군에 배를 인도할 예정이다. 본 계약은 4월 중에 체결할 예정이다.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페루 해군은 향후 호위함 5척, 원해경비함 4척, 상륙함 2척을 추가 발주할 계획이다.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HD현대중공업은 향후 15년간 페루 해군의 전력 증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하게 된다. 이에 페루를 기반으로 남미 지역에서 수주를 늘려갈 계획이다. 콜롬비아 등 남미 지역은 노후화된 함정이 많아 교체 수요가 많다. 페루에서 함정 기술력 입증한 후 다른 남미 국가와의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주바일 인근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 사우디 아람코 등과 합작한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조선소를 짓고 있다. 올해 말 건설이 완료되면 수출 전진기지 및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이곳을 향후 중동 지역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방산 관계자는 “HD현대가 이번 기사회생을 통해 특수선 사업에 더욱 몰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중동 수출전선에서 라이벌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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