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건설업계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증권시장에 상장한 5대 건설사 대표이사 연봉이 36%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도 회사 실적 증감에 따른 상여금 변동이 대표이사 전체 보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각 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5대 상장 건설사인 삼성물산(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가 2023년 대표이사에게 지급한 보수는 총 90억 87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50억 200만 원(36%) 감소했다. 2023년 5대 상장 건설사 대표이사 평균 연봉은 15억 15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8억 3400만 원(36%) 줄었다.
지난해 5대 상장 건설사 대표이사 중 보수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허창수 GS건설 회장이다. 허 회장은 2023년 GS건설에서 급여 24억 9400만 원을 받으며 6년째 5대 상장 건설사 보수 1위 자리를 지켰다. 대표이사 보수는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19억 7600만 원,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16억 6100만 원, 임병용 전 GS건설 부회장 15억 700만 원, 마창민 DL이앤씨 사장 7억 7300만 원,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6억 7600만 원으로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과 GS건설, DL이앤씨는 지난해 대표이사 보수를 줄였다. 2023년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보수는 16억 61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억 3000만 원(7%)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각자 대표였던 허창수 GS건설 회장과 임병용 전 GS건설 부회장 보수는 각각 24억 9400만 원, 15억 7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36억 2900만 원(59%), 17억 7100만 원(54%) 줄었다. 마창민 DL이앤씨 사장 보수도 7억 73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2억 9000만 원(27%) 감소했다.
대표이사 보수가 줄어든 것은 상여금 감소가 원인이 됐다. 지난해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상여금은 6억 4700만 원으로 2022년 급여 항목에 포함됐던 성과급과 비교했을 때 1억 1200만 원(15%) 줄었다. GS건설은 2022년 허창수 회장과 임병용 전 부회장에게 각각 37억 1300만 원, 18억 4500만 원의 상여금을 지급했지만, 지난해에는 상여금을 한 푼도 집행하지 않았다. 마창민 DL이앤씨 사장 상여금도 2022년 2억 9200만 원에서 지난해 0원으로 줄었다.
반면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지난해 대표이사 보수를 늘렸다. 2023년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보수는 19억 76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6억 5000만 원(49%),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 보수는 6억 76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억 6800만 원(33%)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2022년 6억 8900만 원이던 오 사장 상여를 지난해 12억 100만 원으로 2배가량 증액했다. 대우건설도 1억 5200만 원이던 백 사장 상여를 지난해 2억 5300만 원으로 1억 원가량 늘렸다.
5대 상장 건설사 대표이사 보수 증감을 결정지은 상여금은 전년 실적과 연동된다. 2022년 각 사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8750억 원(전년 대비 +6240억 원), 현대건설 5749억 원(-1786억 원), 대우건설 7600억 원(+217억 원), GS건설 5548억 원(-917억 원), DL이앤씨 4970억 원(-4603억 원)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을 제외한 3개 건설사 수익이 일제히 쪼그라들었다.
대우건설 측은 지난해 대표이사 상여금(경영성과급)에 대해 “2022년은 세계 정세 혼란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 및 금리 인상 기조로 자금시장 경색 및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 등 악화된 사업환경 속에서도 창사 이래 최초로 도시정비사업 5조 클럽 가입, 해외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 및 거점국 사업 확장, 친환경 및 탄소중립의 경영 환경 변화 대응 등의 성과를 창출했다. 이러한 성과 및 안전 재해 방지, 투명한 내부 회계 관리 제도 운영, 준법 경영 등의 실적을 종합 반영해 경영성과급 지급률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실적 부진을 거듭하던 GS건설과 DL이앤씨는 올해 새로운 대표이사 체제를 꾸린다. GS건설은 지난 3월 말 허창수 회장 장남인 허윤홍 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2013년 취임해 10년간 회사를 이끈 임병용 부회장은 전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GS건설은 최대주주 허창수 회장과 2대주주 허윤홍 사장 ‘부자 각자대표’ 체제를 갖췄다. DL이앤씨는 임기 만료되는 마창민 사장의 연임을 3월 확정 지었는데, 최근 마 대표가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인사 교체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나머지 상장 건설사는 임기를 이어간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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