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I am 신뢰에요.” 펜싱 전 국가대표 선수 남현희의 전 연인 전청조가 사용했다는 메시지에서 비롯된 ‘전청조 밈(meme·인터넷 유행어)’은 방송에서는 물론, 기업 광고 홍보 문구에도 사용되며 유행을 끌었다. 밈은 진화생물확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저서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만들어낸 개념으로, 유전자를 뜻하는 ‘진(gene)’과도 대비되는 인간의 모방 능력을 의미한다. 이후 밈이란 개념은 일반인에게도 널리 퍼져 이제는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를 아우르는 개념이 됐다.
밈은 이제는 경제 분야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밈주식, 밈코인 등으로 불리우며 말이다 밈주식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며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을 뜻한다. 공매도에 반발하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토론장에서 화제가 됐던 종목들을 집중 매수하기 시작했다. 3년 전 투자 열풍이 불었던 게임스톱(비디오게임 유통업체), AMC(미국 영화관 체인) 등이 밈주식 대표 주자. 이후에도 공격적인 성향의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가 출렁일 때마다 암호화폐의 대안으로 밈주식을 사들였다. 변동성이 높지만, 단기 차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선택은 밈주식으로 향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밈코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밈코인은 도지코인(Dogecoin)으로,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파머가 재미 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당시 유행하던 인터넷 밈인 일본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삼았는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에 시바견 이미지를 올리거나 도지코인을 언급하는 바람에 도지코인도 덩달아 급등세를 보였다. 이후 시바이누, 아키타이누, 허스키, 핏불, 진도지 등 견종 이름을 딴 암호화폐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도 했다.
밈코인은 이처럼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그림이나 영상 밈으로 만든 암호화폐이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이 있다거나 사용처가 없다. 그저 재미를 위해 구입하는 코인이지만, 변동성이 커 소위 ‘한방’을 노리는 사람들의 타깃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변동성이 크고 위험한 투자처다. 결국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유동성에 기대 기업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투자할 경우에는 주가든, 코인이든 하락을 맞을 가능성도 크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밈코인은 아니지만, 월드코인도 이슈가 됐다. 점심시간만 되면 홍채 등록업체 안 스캐너에 자신의 홍채를 등록하기 위한 줄이 늘어섰다. 월드코인은 올트먼이 공동창업자로 있는 업체가 개발한 홍채 인식 기반 암호화폐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하면서 인간과 기계를 구분하기 위해 홍채 정보를 이용하겠다는 게 개발 취지였다. 월드코인은 홍채 스캐너를 통해 개인의 홍채를 자료화해 블록체인에 연결한 뒤 ID를 만들면 그 대가로 코인을 준다. 한 번 등록하면 월드코인 13개를 받을 수 있다고 인기를 끌었다. 13개면 당시로는 13만 원의 돈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셈이었다. 일각에서는 향후 개인정보 침해가 우려된다고 말하지만, “내가 살아있을 때까지는 홍채 정보가 이용될 일은 없겠지”라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월드코인 개인정보 수집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하며 신규 등록이 잠정 중단됐다.
이번 달에는 비트코인의 채굴량이 평소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현재 비트코인은 하루에 약 900개 채굴되고 있지만, 반감기 이후에는 약 450개 채굴될 것으로 보인다. 즉, 하루 450개만큼의 공급 축소로 인한 우호적 수급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세 차례 반감기가 지난 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거처럼 반감기 이후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반감기라는 이벤트로 인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지만, 반감기 자체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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