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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가뭄과 물 부족 해결할 혁신은?

폐수 처리부터 식수 생성까지,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에 도전하는 스타트업들

2024.03.28(Thu) 18:47:45

[비즈한국]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방문했을 때, 현지인들은 입을 모아 가뭄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했다. 2월 1일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한 카탈루냐 당국은 그 다음날부터 가정에서 하루에 사용할 물의 양을 1인당 200리터로 제한했다.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카탈루냐 지역 주민 총 600만 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저수지의 저수율이 사상 최저치인 16% 미만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국은 “관측 이래 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길고 심각한 가뭄”이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 변화 탓에 산불, 폭염, 이상기온, 가뭄 등 이상 기후 현상의 강도가 심화되고 발생 횟수도 잦아졌다고 지적한다. 기후변화가 불러온 가뭄은 스페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탈리아, 알제리 등 지중해 국가들이 모두 극심한 가뭄으로 초래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스페인 북동부 지역은 지난 2월 관측 이래 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길고 심각한 가뭄을 겪었다. 사진=pixabay

   

#물 문제 해결할 기업가 ‘아쿠아프레너’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5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 부족의 영향을 받는 지역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적인 기업들이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민간 부문, 특히 스타트업들이 전 세계의 물 문제를 해결할 기술 중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물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는 기업가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물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아쿠아프레너(Aquapreneur)’라고 한다. 물(Aqua)과 기업가(Entrepreneur)의 합성어다. 아쿠아프레너는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해 재활용 폐수, 담수 보존, 물 원격 감지 등 유망한 기술을 탐색하고, 다양한 혁신을 수용한다. 효과적인 수자원 관리를 위해 분투하는 아쿠아프레너, 물 관련 해외 스타트업를 소개한다. 

 

#산업독소용 폐수를 처리하는 그래디언트

 

물 기술 분야에서 탄생한 첫 번째 유니콘으로 유명한 그래디언트(Gradiant)는 산업 폐수를 처리하는 특허 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반도체, 광산, 제약, 식음료 등 전 세계 필수 산업의 브랜드 및 제조업체에 수처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주요 고객으로는 마이크론(Micron), TSMC, 화이자(Pfizer) 등이 있으며, 이러한 고객들의 수자원 회수와 폐수 담수화를 진행하고 있다. 

 

MIT공대의 스핀아웃(spin-out; 학내 스타트업)으로 2013년 시작한 그래디언트는 미국 보스턴에 글로벌 본사를 설립하고 전 세계에 1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그래디언트는 폐수 중에서도 처리가 어려운 산업독소용 폐수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산업계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물 사용량이 많은 산업에서는 재활용 폐수를 사용하는 것이 물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반도체 제조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매일 1000만 갤런의 물이 필요한데, 담수를 끌어오는 대신 재활용 폐수를 사용하면 하루에 필요한 물의 양이 20만 갤런으로 줄어든다. 물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물 사용량을 크게 줄여 지속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한다.

 

물 테크 스타트업 최초로 유니콘에 등극한 그래디언트의 경영진. 왼쪽부터 공동창업자이자 COO 프라카시 고빈단(Prakash Govindan), 공동창업자이자 CEO 아누라그 바야파이(Anurag Bajpayee), 대표 고빈드 알라가판(Govind Alagappan). 사진=그래디언트 웹사이트

 

#수질 안전 개선, 비노베이트 테크놀로지

 

비노베이트(bNovate Technologies)는 수질 안전 개선을 목표로 스위스에서 창업해 현재 영국,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 지사를 두고 있다. 수질 미생물에 대한 결과는 보통 3~5일 정도 걸리는데, 비노베이트는 자동화된 산업용 유세포 분석 기술로 20분 만에 미생물 수질을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비노베이트의 목표는 자동화 및 연결 솔루션을 통해 물 안전을 디지털 시대로 가져오는 것으로, 제약 산업 및 식수의 미생물 신속 검출 시스템 분야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수질을 빠른 시간에 분석해 수질 안전을 개선하는 비노베이트(bNovate Technologies). 사진=비노베이트 링크드인

 

최근 클린테크 벤처캐피털의 선구자인 에메랄드 테크놀로지 벤처스가 주도하고 기존 주주들이 참여한 시리즈 C 투자 라운드에서 1200만 스위스프랑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등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하고 현재 수도 시설, 식음료 산업, 연구 시설 및 제약 산업을 위해 설계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태양열 사용해 식수 만드는 소스 글로벌

 

태양열을 사용해 물을 곳도 있다. 소스 글로벌(Source Global)은 태양열을 사용하여 깨끗한 식수를 생성하는 하이드로패널(Hydropanel)을 판매한다. 하이드로패널은 태양광 패널과 비슷하지만, 에너지 대신 전기 연결이나 인프라 없이도 깨끗하고 안전한 식수를 생산한다. 태양의 힘을 이용해 공기 중에서 오염 물질이 없는 깨끗한 식수를 추출하는 독보적인 재생 수자원 기술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 및 드로다운펀드(Drawdown Fund)가 관리하는 펀드 주도로 1억 3000만 달러(약 1739억 원)의 시리즈 D 투입을 포함하여 2억 7000만 달러(약 3612억 원)를 조달했다. 브레이크스루 에너지벤처스는 지속 가능성 및 에너지·온실가스 감축 기술의 혁신 가속화를 목표로 빌 게이츠가 만든 투자사다.

 

#산업 폐수를 비식수로 처리하는 인드라 워터

 

앞의 그래디언트와 같은 폐수 처리 시스템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드라 워터(Indra Water)는 생활 및 산업 폐수를 식수가 아닌 용도로 재활용하는 수처리 시스템을 만드는 인도 스타트업이다. 인드라 워터의 솔루션을 사용하면 전기 화학적 산화 및 응고 공정을 통해 산업 및 하수 부문의 복잡한 수처리 문제를 해결하고, 폐수의 95%를 회수할 수 있다. 처리량 요구사항에 따라 모듈식으로 확장할 수 있어 효과적이고 유지 보수가 덜 필요한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드라 워터는 2017년 설립되어 최근 멜라 벤처스와 에메랄드 테크놀로지 벤처스가 공동 주도하고 피크 지속 가능성 벤처스와 기후 엔젤스가 참여한 시리즈 A 펀딩 라운드에서 400만 달러를 조달했다. 현재 섬유, 철강 제조, 제약, 화학, 호텔 및 상업 시설의 하수에서 발생하는 산업 폐수 처리에 중점을 두고, 효과적인 수처리가 가장 중요한 분야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농업 관개 솔루션과 ‘물 중립’ 플랫폼 지원, 킬리모

 

AI를 통해 효율적인 물사용을 권장함으로써 지속 가능성을 제시하는 회사도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시작해 라틴 아메리카 전체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킬리모(Kilimo)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사용하여 농업 분야의 물 사용량을 검증, 개선, 상쇄하는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농부들이 관개를 최적화하게 ㅔ돕는다. 또 농부들이 관개를 개선하고 물 절약 효과를 검증한 기업에게 물 상쇄 크레딧으로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원한다. 킬리모는 전 세계 농부들이 물 사용량을 3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킬리모의 효율적인 물 사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농부. 사진=킬리모 웹사이트

 

농부들에게 관개 관리 도구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물 중립’에 초점을 맞춰 탄소시장과 비슷한 물 절약 상쇄크레딧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물 절약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농부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관개 관행에 장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필자 김은빈은 해외에서 국제학과 경제학을 전공했고 국제기구, 정부기관, 스타트업 등 다양한 조직에서 경험을 쌓았다. 지속 가능성 및 개발협력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베를린의 123팩토리에서 스타트업의 소셜임팩트를 창출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김은빈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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