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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5년 전 철수했는데…'초초저가' 공략 이랜드의 '팩토리아울렛' 성공할까

직매입·직운영으로 자신감 높지만, 업계에선 "상품 소싱 중요할 것"…업무 과중으로 직원 달래기 과제도

2024.03.28(Thu) 16:02:44

[비즈한국] 이랜드리테일이 팩토리아울렛을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불경기, 고물가 속에서 ‘초저가’를 앞세운 팩토리아울렛으로 고객 수요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간 국내에서 팩토리아울렛의 성공 사례가 없었던 만큼 성공 여부에는 물음표가 붙는 분위기다. 팩토리아울렛 확대에 대한 일부 직원들의 반감도 커지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이 80~90% 할인된 상품을 판매하는 팩토리아울렛 사업 확대에 나섰다. 사진=박해나 기자

 

#불경기·고물가에 이랜드리테일 ‘초저가’ 팩토리아울렛 확대

 

2월 28일 2001아울렛 천호점이 리모델링을 이유로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약 한 달간의 휴업 후 3월 22일 새로 문을 연 2001아울렛 천호점은 ‘뉴코아팩토리아울렛 천호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이전에 운영되던 자사 아울렛은 통상 1년 차 재고를 취급해 할인율이 최대 50%였다. 하지만 팩토리아울렛은 2~3년 차 재고를 취급한다. 할인율도 최대 90%까지로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경기 광명에 뉴코아팩토리아울렛 1호점을 선보였다. 광명점의 매출이 확대 추이를 보이자 팩토리아울렛을 신사업으로 낙점한 분위기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광명점의 경우 팩토리 아울렛으로 전환 후 전년 대비 매출이 50% 이상 상승했다. 2030 고객이나 타 지역 고객 비중도 크게 늘었다”며 “연내 10여 개의 팩토리아울렛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이 특히나 자신감을 내보이는 부분은 운영 방식의 변화다. 그간 아울렛은 입점 업체가 자체 매장을 별도로 운영해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아울렛은 입점 업체에게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였다. 반면 이랜드리테일은 뉴코아팩토리아울렛을 선보이며 직매입, 직운영 방식을 도입했다. 이랜드리테일이 의류회사를 통해 직접 재고를 매입해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직매입으로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고물가 시대에는 이러한 팩토리아울렛이 더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오픈한 뉴코아팩토리아울렛 천호점. 지난 주말 많은 고객이 방문해 일 매출이 4억 원 이상 나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사진=이랜드리테일 제공

 

직매입·직운영 방식으로 매장의 형태도 크게 바뀌었다. 1층부터 4층까지 운영되는 뉴코아팩토리아울렛 천호점에서는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을 찾아보기 어렵다. 매장에서 쇼핑하던 고객 사이에서는 “여긴 직원이 없냐”, “사이즈를 찾고 싶은데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냐”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브랜드 개별 매장이 사라지면서 상품이 한층 가득 진열된 형태다 보니 고객이 직접 원하는 상품이나 사이즈를 찾아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생긴 것이다. 계산대도 1층에 통합계산대 한 곳만 운영돼 다른 층에서 구매한 상품을 1층으로 가져가 계산해야 한다. 일부 고객들은 달라진 시스템에 불편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미국의 팩토리아울렛을 벤치마킹 했다. 새로운 방식이라 낯설어하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도 일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젊은 고객들은 점원의 응대 없이 편하게 쇼핑할 수 있어 만족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남들 다 실패한 팩토리아울렛을 왜?” 직원 달래기 과제도

 

팩토리아울렛은 이미 다른 유통업체들이 시도했으나 제대로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사업이다. 롯데는 ‘아웃렛을 한 번 더 할인하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팩토리아울렛 사업에 도전한 바 있다. 2015년 인천 중구 항동에 있는 롯데마트를 롯데 팩토리아울렛 인천점으로 전환해 1호점을 오픈했고, 다음 해에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가산점을 열었다.

 

롯데의 팩토리아울렛은 오픈 초기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인천 항동점의 경우 오픈 초기 목표 매출액을 50% 초과 달성했고, 개장 후 일주일 내 매출이 25억 원, 방문객은 5만 5000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오픈빨’이 빠지자 고객 발길은 뚝 끊겼다. 결국 실적 부진으로 롯데는 2019년 항동점과 가산점 두 개 점포를 모두 폐점하며 팩토리 사업을 포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팩토리아울렛 확대를 계획 중인 이랜드리테일의 행보에 우려의 시각을 보내기도 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 불경기의 영향도 있고, 선진국으로 갈수록 저성장 구조가 커지는 만큼 사람들이 점점 PB상품이나 아울렛의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게 된다”며 “하지만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고객을 모을 수는 없다.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상품 소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객에게 어떻게 상품을 보여줄 수 있을지, 매장의 디자인이나 상품 진열 방식 등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코아팩토리아울렛 천호점. 아직 이전에 운영되던 2001아울렛의 간판을 바꿔달지 못했다. 이랜드리테일은 5월 초 그랜드오픈일까지 순차적으로 외관 및 매장 정리를 할 것이란 설명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직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한 직원은 “남들이 다 실패했던 팩토리아울렛을 확대하겠다고 나선 본사의 정책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회사 측은 팩토리아울렛의 실적이 좋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직원들이 체감하는 매출 상승효과는 크지 않다. 특히 시간이 지나 개점 초반의 효과가 사라진 후에는 실적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업무 과중이 극심해지고 있으나 회사 측에서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불만도 있다. 직원 A 씨는 “팩토리아울렛을 운영하기에 현재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 직매입, 직운영 방식이다 보니 직원들이 판매하고, 계산하는 것부터 시작해 상품이 입고되면 검수하고, 분류하고, 진열하는 지원업무 등을 해야 한다”며 “이전에 없던 업무가 새롭게 생긴 상황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신규 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있다. 인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업무량만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상품을 직매입하다 보니 팔리지 않는 재고 상품에 대해서는 누가 책임지게 될 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확실하게 기준을 세우라고 본사에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팩토리아울렛 사업에 대한 직원들의 반감이 확대되면서 이랜드리테일은 직원 달래기에도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랜드리테일 측은 “기존에 없던 아울렛을 새롭게 만들다 보니 그에 맞는 시스템도 새로 구축해나가는 과정이다. 시스템이 갖춰지고 매장이 확산되면 업무 과중 등의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채용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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