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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기술] '눈물의 여왕'으로 본 사랑의 유통기한 늘리는 방법

서로의 방어기제 인정해야 도파민 한계 극복…부정적 표현 보다 구체적 요구 우선돼야

2024.03.26(Tue) 14:59:55

[비즈한국] K-드라마 스타인 배우 김수현과 김지원 출연, ‘별에서 온 그대’ ’사랑의 불시착‘ 등의 히트 드라마로 한류 문화 열풍의 중심에 섰던 박지은 작가의 신작 ‘눈물의 여왕’이 화제다. tvN 주말드라마로 방영 중인 ‘눈물의 여왕’은 한 때는 죽고 못 살았던 뜨거운 커플이었으나 서로를 너무나 적대적으로 여기게 된 3년 차 커플이 기적처럼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차갑고 완벽주의에 가까운 성격의 아내 홍해인(김지원)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 대표다. 그녀의 남편인 백현우(김수현)는 작은 시골 마을 출신이었으나 퀸즈백화점에 입사 후 신분을 숨기고 인턴으로 입사한 해인과의 만남과 결혼으로 퀸즈 백화점의 법무팀 이사가 됐고 이들은 지금 결혼 3년 차다.

 

사진=tvN ‘눈물의 여왕’ 화면 캡처

 

서로가 너무 다른 환경 아래에 살았기에 그것이 남다른 끌림으로 다가왔던 이 커플의 사랑은 2년 전 사랑으로 맺어진 첫 아이 유산의 슬픔 뒤 금이 가기 시작한다. 두 사람 모두 아이의 죽음에 대한 슬픔은 같은 입장이었으나 각자 그 슬픔을 받아들이고 감내하는 방식이 달라서 다툼이 시작되었고, 이후 두 사람은 각방을 쓰며 남 보다 못한 사이가 된다.

 

무늬만 부부생활을 하는 해인과 현우. 그런 그들의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철두철미하게 자기 관리를 해온 해인의 인생이 이제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현우가 알게 되면서부터다. 국내에서조차 치유하기 어려운 뇌종양에 걸린 해인으로부터 약간의 유산이라도 받아야 겠다는 마음으로 해인에게 이전과 다른 태도로 따뜻한 면모를 보이는 현우. 그런 현우의 태도에 해인은 결혼 전 설레고 가슴 두근거렸던 연애시절의 현우를 다시 느끼게 되고, 현우 또한 해인으로부터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남녀 사이에 ‘도파민’이라는 콩깍지가 씌어져서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는 사랑의 유통기한. 뇌과학자들은 그 기간을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3년까지라고 말한다. 속된 말로 도파민이 정지되는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는데, 다시 애틋하고 설레는 마음을 느끼게 된 드라마 속 현우와 해인 커플의 이야기에 문득 사랑의 유통기한은 도파민 외의 감정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진=tvN ‘눈물의 여왕’ 화면 캡처


그와 관련한 자료들이 있을까 싶어 열심히 찾았고, 베스트셀러 ‘자존감 수업’의 저자이자 정신건강의학과 윤홍균 의사의 세바시‘ 강연, ’사랑이 오래가는 비밀‘에서 그 포인트를 찾았다. 도파민으로 유지되는 사랑의 유통기한이 끝났을 때, 그 사랑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윤홍균 의사는 “서로에게 권태로움을 느끼게 될 때 상대의 ’방어기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강연에서 윤홍균 의사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 심리적 방어기제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 혹은 장벽처럼 느껴지는 현실과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반응이다. 이를테면 사람은 직면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놓여 있을 때 방어기제가 튀어나오는데, 그 방식은 그 사람이 살아온 경험과 환경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그런 상황에서 상대와 말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 있기도 하고, 어떤 이는 그 갈등이 생긴 사람과 대화를 해야 풀리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한편 또 다른 어떤 사람은 그런 상황에 산에 가야 마음이 풀리기도 하고, 다른 편의 어떤 사람의 방어기제는 술을 진탕 마시고 취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사진=tvN ‘눈물의 여왕’ 화면 캡처

 

윤홍균 의사는 나와 상대의 방어기제를 알고 그 부분에 대한 인정을 잘하는 것이 도파민 관계를 넘어선 커플들이 사랑을 지속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한다. 상대의 방어기제를 인정해 그 사람에게 숨 쉴 틈을 주고, 더 나아가 나의 방어기제에 대해서도 상대에게 명료하게 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한다.

 

그래서 그가 강연에서 덧붙인 솔루션 중 하나는 상대방이 나에게 어딘가 서운한 것이 있거나 힘든 마음이 생길 때, 네거티브한 표현으로 판단 규정하는 표현을 하지 말고 “나는 ~를 원해’ 라고 말해 달라고 미리 부탁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의 방어기제가 단 5~10분 만이라도 혼자 있어야 하는 사람은 상대에게 그 상황이 왔을 때, “나는 5~10분 정도 혼자 있을 시간을 원해” 라고 말하라는 것, 더 나아가서 ‘내가 원하는 건 000이다’ 라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 또한 중요하단다.

 

더불어 나의 방어기제 또한 상대방이 힘들어하는 것이라면 조금씩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도파민을 벗어난 사랑을 길게 유지하려면 이렇게 타협과 노력이 필요하단다. 쉽진 않지만 이런 나의 방어기제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1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과는 사랑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 윤홍균 의사의 강의 결론이다.

 

흔히들 사랑에는 유통기한이 있다고들 하다. 아마도 이 말은 방어기제의 이해가 서로 통하는 누군가에게는 틀린 이야기가 될 것이다. 도파민을 넘어서는 긴 사랑은 결국 각자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는 노력,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해 나가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그러니 지금 당신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방어기제를 꼭 묻고 이해를 시도하고, 나의 방어기제 또한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말해보도록 노력해 보자. 그 시도는 당신의 사랑 유통기한을 늘리는 비밀의 동력이 될 것이다.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베베스킨 라이프’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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