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네이버웹툰이 ‘툰필터’의 서비스 카테고리 확장에 나섰다. 툰필터는 AI를 활용해 사진을 웹툰 그림체로 변환시켜주는 서비스다. 서비스를 개시한 지난해 5월에는 앱 신규 유입이 국내외에서 전주 대비 최대 480%까지 증가하며 이용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웹툰 작가의 그림체를 직접 적용하는 오리지널 버전에 이어 최근에는 로맨틱판타지물의 보편적인 그림이미지에 본인의 얼굴을 넣어볼 수 있는 ‘이번생엔 로판여주’ 서비스도 내놨다.
네이버는 다양한 컨셉별 필터를 제공하는 시도를 통해 툰필터 브랜드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작가로부터는 ‘화풍 데이터’를, 이용자로부터는 ‘셀카’를 가져오는 구조의 서비스 모델은 저작권 및 정보 수집 관리와 예민하게 얽혀 있는 문제다. 일반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웹툰 AI 기술 상용화에 나서는 네이버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일까.
#툰필터 오리지널 서비스 출시 1년 앞두고 첫 유료 서비스 채비
지금까지 공개된 툰필터 서비스는 좋아하는 작품의 그림체를 자신의 사진에 적용하는 오리지널 서비스와 인기 로맨스 판타지 웹툰 속 여자 주인공 캐릭터에 자신의 얼굴을 녹여내는 로판여주 서비스 등 두 가지다. 인물 사진을 웹툰처럼 바꿔주고, 저장된 사진의 불러오기만 가능하다는 점 말고는 흔히 이용하는 사진 필터 앱과 이용 방식 상 큰 차이가 없다.
두 서비스는 아직 베타 서비스 단계다. 10개월간 4개 버전이 나온 오리지널은 무료인 반면, 지난 14일 신규 출시된 로판여주는 유료 서비스로 기획됐다. 4주간의 한정 판매 기간이 끝나면 유료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미지 20장에 보너스 10장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이용권 가격은 4900원으로 책정됐다. 결제 완료 후 즉시 이미지가 생성, 제공되기 때문에 신중한 구매를 위해 만 19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다. 상품 안내에 따르면 AI 생성 결과물은 네이버웹툰 모바일 앱에서 3년간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네이버는 툰필터를 통해 신규 유입 이용자를 확보하고 기존 이용자들의 앱 내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벤트 요소가 있어 팬들에게 색다른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취지도 있다.
#‘화풍’ 저작권 적용 모호한데…작가 권리 지켜질까
현장에서는 화풍이나 작품의 스타일을 딴 AI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박광철 한국만화가협회 이사는 “플랫폼과 작가 사이에는 위계 질서가 명확하다. 저작권 활용에 대해 동의했더라도 실상은 다를 수 있다. 인기 작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며 “작가의 창작물을 토대로 하는 웹툰 관련 AI 기술은 만화계에서 거부한다고 해도 막기 힘든 흐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풍 자체에는 저작권이 발생하지 않는다. 저작권은 창작 결과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나 양식을 뜻하는 화풍에 저작권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우상 특허사무소 공앤유 변리사는 “저작권은 컨셉이나 아이디어가 아닌 그 창작 결과물에 기준점을 둔다. 화풍에 대한 저작권을 따져보려면 작가가 창작한 결과물과 AI 창작물 간 유사성을 입증해야 한다. 화풍이 비슷하다면 두 결과물을 유사하게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성형 AI 챗 GPT는 저작권 침해 책임을 피하기 위해 1912년 이후의 화풍을 재현하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공 변리사는 “학습 데이터에 저작권자의 창작물들이 포함될 경우에는 저작권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작가들이 계약 시 데이터 활용 범위, 용도, 권한 등에 대해 충분한 검증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오리지널 서비스에 참여하는 모든 작가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IP(지적재산권) 활용 허락을 구했다”며 “화풍을 이용하지 않는 로판여주 서비스도 기본적으로 캐릭터를 활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동의를 받고, 유료 서비스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도 지불했다”고 전했다.
얼굴 사진을 업로드 하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개인 정보 취급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학습 데이터 관련 정보 보호 체계가 초읽기 단계인 AI 기술을 활용하는 서비스라 자신의 사진이 어떻게 관리될지는 더 중요해진다.
얼굴이 잘 나온 사진 12장을 원본 데이터로 이용하는 로판 여주의 경우 네이버는 “변환 이미지 생성 및 다운로드 제공을 위해 이용자 사진을 수집하고 이외의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으며, 원본 사진은 변환된 이미지 생성 후 즉시 파기하고 변환된 이미지는 3년간 보관 후 파기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네이버 웹툰 관계자는 “오리지널 서비스 이용 시 수집한 개인정보는 24시간 내에 파기한다”며 “원작자의 IP를 이용한 결과물이기 때문에 2차 활용 등의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상업적 이용 불가 등의 규정을 초기부터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핫클릭]
·
독자 반발에도 고…'네카오'가 AI 웹툰 기술 개발 나선 속내
·
"영화·드라마는 대박 나는데…" 웹툰 원작 게임은 왜 자꾸 실패할까
·
이수만 벗어난 SM, 카카오 사법리스크에 발목 '시너지는 언제쯤…'
·
문학과지성사·창비 등 '해킹 유출' 알라딘서 전자책 뺀다
·
[콘텐츠 시장은 지금] 웹툰 AI, 대세로 가나…채색에선 이미 상용화, 침투력 커진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