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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빠진 게임업계, '더블 리더십'으로 돌파구 마련할까

3N+1K 공동대표 체제로 리더십 교체…"업계 불확실성 속 위기 관리 집중"

2024.03.19(Tue) 17:30:55

[비즈한국]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가 사령탑 교체를 통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낸다. 공동대표 체제에 돌입한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이어 넷마블도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M&A 전문가부터 위기관리 담당 임원 출신까지 새 대표들의 다양한 경력에서 회사가 무게를 두는 방향성도 엿볼 수 있다. 실적 반등이 절실한 게임 업계가 대표 교체로 불황을 극복할 변화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불황 극복 시급한 게임 업계 ‘공동 대표’ 바람

 

올해 게임 업계의 주주총회 주요 키워드는 ‘리더십 쇄신’이다. 주요 게임사들이 이달 말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고 일제히 대표이사 교체를 확정 짓는다. 각 사는 사내이사 선임 등을 포함한 주요 안건을 주주에게 공시했다. 대표를 교체하는 게임사는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데브시스터즈 △위메이드 등이다. ​ 

 

엔씨소프트 공동대표 내정자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왼)와 김병규 넷마블 각자대표 내정자. 사진=각 사 제공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은 모두 투톱 체제를 채택했다. 그 중 엔씨소프트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시작한다. 김택진 대표와 함께 경영에 나서는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M&A, 법률, 투자 분야 전문가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 대표직을 맡았다.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사모펀드 TPG Asia, 하나로텔레콤 등을 이끈 경력을 가지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당사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물론 게임, 통신,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보유해 최근 회사의 환경 변화 대응과 중장기적 컴퍼니 빌딩 전략 실행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저조한 실적과 방만 경영이 화두에 오르자 인적 쇄신과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는 앞서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전 사장, 동생인 김택헌 전 수석부사장이 참여하던 가족 경영 구조를 해체했다. 앞으로는 창업주인 김 대표는 개발 부문에, 박 대표 내정자는 경영 및 투자부문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과거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엔씨 웨스트 대표이사 등을 지낸 이재호 오스템임플란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외이사(감사위원)로 새롭게 선임한다.

 

넥슨코리아 대표 자리에 오르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왼)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 사진=넥슨 제공


넥슨은 대대적인 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넥슨은 주총에서 이정헌 넥슨코리아 현 대표가 모회사인 넥슨 일본법인 대표에 취임하는 안을 확정한다. 보릿고개 속에서도 전년 대비 영업이익 30%를 기록하는 등 호실적을 달성한 노하우를 토대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넥슨코리아 대표 자리에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가 함께 오른다. 강 대표 내정자는 2004년부터 넥슨에 몸담은 내부 출신으로 라이브퍼블리싱실, 네오플 던파개발실, 라이브본부장,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을 거쳤다. 크레이지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회사의 대표 스테디셀러 타이틀의 개발 디렉터를 맡고 2020년부터 넥슨코리아 COO로서 운영 역량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김 대표 내정자는 2013년 합류해 기업문화와 대외업무를 맡아온 임원으로 현재 넥슨재단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다.

 

상반기 4개의 신작 출시 준비에 분주한 넷마블은 권영식·도기욱 대표 체제에서 권영식·김병규 각자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김 대표 내정자는 과거 넷마블에서 법무·정책 총괄을 맡았던 변호사 출신 인사로 현재 경영기획 담당 부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2019년 한국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하며 질병코드와 셧다운제 등 당시 현안과 관련해 업계 입장을 대변했다. 

 

기존에 각자대표를 맡았던 도기욱 대표는 이전에 담당했던 CFO 직무를 맡는다. 오는 28일 주총에서 선임안이 받아들여지면 김 대표 내정자는 권영식 사업총괄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넷마블은 “다년간 법무, 정책, 전략기획, 해외 계열사 관리 등 당사 경영 전반에 광범위하게 기여했으며 게임, 엔터테인먼트 및 관련 신사업에 폭넓은 경험을 보유해 당사의 새로운 변화와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내정자, 남재관 컴투스 대표 내정자,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왼쪽부터)​. 사진=각 사 제공


#위기 경영 본격화…보수 한도 삭감까지

 

카카오게임즈와 컴투스, 위메이드도 신임 대표를 내정했다. 크래프톤은 3N+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중 유일하게 이사직 신규 선임이 없다. 카카오게임즈는 조계현 현 대표 임기 만료에 따라 네오위즈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SCO를 새 대표로 선임한다. 컴투스에서는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를 주도한 남재관 전 부사장이 다음 대표에 오른다. 위메이드는 장현국 전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창립자인 오너 박관호 의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주요 게임사가 동시다발적으로 리더십 교체에 나서는 배경에는 실적 악화와 시장 불확실성이 있다. 지난해 국내 주요 게임사 10곳 중 5곳이 영업이익 감소를 겪었고 3곳은 매출도 줄었다. 하지만 곧 국내 게임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로 꼽히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본격화되는 등 앞으로도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과 교수는 “위기 관리에 두각을 나타냈던 경영진을 차출하거나 법조계 출신 등을 대표로 기용해 외부 리스크 관리에도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는 개발과 기획에 특화했던 수장 역할을 분리하고, 위기 경영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보수 한도 삭감 흐름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적 악화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도를 보수적으로 책정하며 경영효율화에 나서는 흐름이다. 엔씨소프트는 임원 7명에게 주는 보수 최고 제한 금액을 기존 20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25% 낮춘다. 넷마블은 2022년 3월 보수 한도를 120억 원에서 80억 원으로 낮춘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당기 실적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사 보수를 확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 주주친화적인 대응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한도를 축소하거나 유지하는 기조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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