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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의 위기' CJ CGV는 반등할 수 있을까

굿즈샵 온라인몰 운영 중단, 원주·인천논현점 폐점 "선택과 집중, 수익성 개선할 것"

2024.03.14(Thu) 13:56:31

[비즈한국] CJ CGV가 굿즈 전문점인 씨네샵의 온라인몰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임대 계약 문제로 그간 폐점을 미뤄왔던 점포도 하나둘 정리에 들어간 분위기다. CJ CGV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올해 수익성 확대에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멀티플렉스의 위기감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J CGV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점포 폐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국내 최초 영화 굿즈 스토어 ‘씨네샵’ 정리 수순

 

CJ CGV가 지난해 론칭한 온라인 ‘씨네샵’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CJ CGV는 씨네샵 홈페이지를 통해 ‘CGV 씨네샵 온라인몰의 운영을 3월 31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서비스를 시작해 1년도 채우지 못하고 문을 닫게 됐다.

 

CJ CGV 관계자는 “관객들이 영화 관련 굿즈를 온라인에서도 만날 수 있도록 온라인몰을 론칭했으나 활성화 부분에서 미흡했다. 영화의 감동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도록 콘텐츠에 특화된 상품을 발굴하고 판매하려고 했으나 반응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의미 있는 하나의 시도였다고 본다”고 전했다.

 

씨네샵은 CJ CGV가 운영 중인 굿즈 스토어다. 2011년 청담시네시티에서 씨네샵을 처음 선보였고, 국내 최초 영화 굿즈 전문 스토어로 영화 팬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관객이 크게 줄면서 씨네샵도 정상 운영이 어려워졌다. CJ CGV는 굿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온라인 채널을 선택했고, 지난해 씨네샵 온라인몰을 론칭했다.

 

온라인몰의 사업 종료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굿즈 사업도 종료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씨네샵은 2019년까지만 해도 23개 오프라인 매장이 운영됐으나 지난해 연말 기준 5개로 줄었다. 이달 영등포점마저 문을 닫아 현재 남은 오프라인 매장은 용산아이파크몰, 왕십리, 여의도, 광교 등 4곳뿐이다.

 

CJ CGV 관계자는 “(오프라인 사업 종료는)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관객들의 관심도가 높은 매장은 그대로 판매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또 다른 방식으로 굿즈 상품 등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CJ CGV가 운영 중인 굿즈 스토어 씨네샵. 최근 CGV는 지난해 론칭한 씨네샵의 온라인몰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은 4곳이 운영 중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임대 계약 10년 남았지만 폐점…직영점 전환·리뉴얼 소용없어

 

CJ CGV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 5458억 원, 영업이익은 4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3년 내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지난해 ‘범죄도시3’, ‘서울의 봄’, ‘스즈메의 문단속’ 등이 흥행하면서 겨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누적된 적자가 1조 3000억 원을 넘는다.

 

올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영화 관람료 인상, OTT의 성장 등으로 엔데믹 이후에도 극장을 찾는 관객 수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확연히 줄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는 약 1억 2514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1%가량 늘어난 수치이나 2019년(약 2억 2668명)과 비교하면 55% 수준에 그친다.

 

CGV 점포 폐점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벌써 2개 점포가 운영을 종료했다. 1월에는 CGV원주점, 지난달에는 CGV인천논현점이 폐점했다. 특히 인천논현점은 위탁 운영되던 지점을 지난해 CGV가 직영점으로 전환하며 매출 상승을 꾀했으나, 결국 폐점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맞게 됐다.

 

2014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CGV인천논현점은 코로나19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2022년 7월부터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CJ CGV는 인천논현점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직영점으로 전환했고, 상영관 좌석 시트 및 프로젝터 등의 장비를 모두 교체했다. 또 기존에 없던 프리미엄 상영관인 리클라이너관을 새로 만드는 등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다.

 

이 같은 ‘심폐소생’ 노력에도 CGV인천논현점의 매출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결국 리뉴얼 재개관 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폐점을 결정하게 됐다. CJ CGV 관계자는 “직영점으로 운영하면서 고객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쉽지 않았다. 주변에 CGV 대신 방문할 수 있는 다른 영화관 등의 선택지가 있다 보니 확장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손익 등을 고려해 폐점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논현점은 CJ CGV가 2014년에 20년 임대차 계약을 맺은 곳이다. 계약 만료일이 2034년 8월로 아직 10년이나 남았다. 상영관 임대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임대료나 원상복구비용 등의 부담이 크다 보니, 그간 CJ CGV는 수익성이 낮은 지점이라도 계약 기간 내 폐점하는 것을 피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는 지점은 계약 기간 내 중도 폐점까지 결정하는 분위기다.

 

CJ CGV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이지만 운영하는 것이 손실이 더 크다고 판단되면 폐점할 수밖에 없다. 임대인과 협의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라며 “올해는 전년보다 관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시장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올해 멀티플렉스의 위기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정인숙 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극장이라는 아날로그 플랫폼은 쇠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디지털 플랫폼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OTT의 무료 버전인 패스트(FAST) 채널까지 나오고 있어 사람들이 굳이 돈과 시간을 내서 영화관을 찾아갈까 싶다. 획기적인 혁신 없이 지금의 영화관 형태로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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