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오세훈표 ‘수변감성도시’ 조성 사업이 난관에 부딪혔다. 비즈한국 취재 결과, 서울시가 당초 조성하겠다고 밝힌 수변활력거점 20개소 중 14개소가 지연·보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상반기까지 완공하겠다고 공언한 ‘선도 사업’ 4개소 역시 단 1개소만 완공된 상황이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총 30개소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사업 대상지 선정도 마치지 못한 상태다. 오세훈 시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수변감성도시’ 조성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나온다.
#1호 사업지 홍제천 수변노천카페가 글로벌 관광명소?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조성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이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비전 2030’에서 ‘지천 르네상스’ 조성을 핵심과제로 설정하고, 2022년 4월에는 이를 ‘수변감성도시’ 사업으로 본격화했다.
당시 서울시는 서울시 전역에 흐르는 실개천과 소하천을 중심으로 카페, 문화 공간 등이 있는 수변감성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천을 ‘활용’해 유럽 ‘르네상스’풍의 감성도시를 조성한다는 것. 그러면서 홍제천 상중류, 정릉천, 도림천 4곳을 시범사업으로 정해 2023년 상반기 조성 완료한다고 계획했다(관련기사 서울시 수변감성도시 계획 뜯어보니 “감성만 있고, 대책이 없다”).
2023년 2월에는 계획을 구체화했다. 2025년까지 30개소를 조성하고, 25개 자치구에 각 1개소 이상의 수변활력거점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외 16개 대상지를 선정했다고 밝히면서 2023년 내에 10개소 이상 대상지를 추가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수변감성도시 1호 사업으로 선정된 홍제천 중류 ‘수변 노천카페’는 현재 서울시의 ‘자랑’이 됐다. 서울시는 이곳에 월 5만여 명이 방문했다며 ‘글로벌 관광명소’라고 자랑한다.
#30개소 이상 선정하겠다더니 27개소 선정, 완공은 단 한 곳
당초 계획대로라면 수변활력거점이 30개소 이상 선정, 추진되고 이 중 5곳은 지난해 완공됐어야 한다. 그런데 비즈한국 취재 결과, 수변활력거점 20개소 중 14개소가 지연·보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가 2023년 상반기까지 완공하겠다고 공언한 ‘선도 사업’ 4개소 역시 단 1개소만 완공된 상황이다.
서울시가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홍제천 상·중류와 정릉천, 도림천 중 홍제천 중류 외엔 완공되지 않았다. 모두 6개월가량 사업이 지연됐다. 특히 정릉천은 올해도 완공될지 확실치 않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총 30개소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 선정된 사업지는 총 27개소다.
서울시가 2023년 착공하겠다고 한 송파구 성내천 명소공간 조성은 사업이 보류됐다. 서울시 수변감성도시과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조성은 하지만, 실제 유지·관리하는 건 구청이다 보니 협의가 잘 안 되고 있다. 조금 더 보완하자는 이야기가 나와 설계안을 바탕으로 다시 논의하고 있다. 사업이 후순위로 밀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2025년까지 30개소의 수변감성도시를 짓겠다고 했지만, ‘수변감성도시 1호’ 사업인 홍제천 노천카페를 제외하곤 조성된 ‘수변감성도시’가 없는 셈이다.
서울시의 수변감성도시 사업은 오세훈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웠을 때부터 우려가 나왔다. 2022년 5월에는 5개 시민단체(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녹색교통운동, 서울환경운동연합,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가 수변감성도시 공약을 ‘최악의 공약 1위’로 꼽았다. ‘르네상스’로 조성하기에는 평소 유량이 적어 가물고, 장마철에는 침수 우려가 있다는 점도 문제였다. 우려가 현실이 된 듯 아직 서울시 ‘르네상스’는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시는 현재 추진 중인 26개소 외 추가 선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의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추가 선정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작년에 3차까지 공모해서 선정했는데, 서울시 자체 추진은 26개소(송파구 성내천 제외)다. 이 외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면서 수변감성도시를 함께 개발할 수는 있다. 대부분 예산은 1개소당 30억~40억 원가량 소요된다. 하천 주변이다 보니 허가 받아야 할 사안도 많고, 장마철에는 공사가 어려워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심의·허가 받아야 하는 사안은 빠르게 추진하고 싶어도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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