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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한, 국내 대기업 엇갈린 명암

2014.08.21(Thu) 17:24:10

지난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하면서 재계는 그간 중국에서 추진해 왔던 사업들이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하며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시 주석 방한에 맞춰 LG화학, 포스코, SK텔레콤, SKC 등 4개 업체는 괄목할 투자협력 성과를 얻어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1년째 답보상태인 충칭 4공장 건설 문제에서 금호타이어는 난징공장 이전에 따른 보상 문제와 관련해 확답을 듣지 못했다. 기업별 현안에선 명암이 엇갈린 형국이다.

◆  4개 업체 괄목할 성과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지난 달 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서 양국 기업간 투자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식이 진행됐다.

우선 LG화학은 중국 난징시 정부와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LG화학은 이달까지 난징시 정부 산하 국유기업인 ‘난징자금건설발전유한공사’, ‘난징신공투자그룹’ 등 2곳의 파트너사와 LG화학 50%, 파트너사(2곳) 50%의 지분 구조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합작법인 설립 후 LG화학은 오는 9월 난징시 신강 경제기술개발구내에 전기 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착공해 2015년 말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난징 공장은 연간 전기차 10만대 이상에 배터리 공급이 가능한 규모로 셀(Cell)부터 모듈(Module), 팩(Pack)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일관생산체제로 구축될 예정이다.

LG화학은 난징 배터리 공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생산해 중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진출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도 같은 날 중국 국영기업 충칭강철과 전략적 협력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서 내용은 포스코가 충칭강철에 33억 달러를 투자해 ▲연산 300만톤 규모의 파이넥스(FINEX) 일관제철소 건설▲자동차용 냉연 도금 강판 생산 ▲바나듐·티타늄 자원 종합 이용 사업 등 3건의 합작 사업을 강화한다는 것. 포스코는 충칭강철과 제휴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시장 공략과 파이낵스 공법 수출이라는 측면에서 포스코는 이번 제휴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SK텔레콤도 같은 날  중국 정웨이 그룹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영역에서 상호 협력 가능한 사업을 함께 모색한다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정웨이 그룹은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 지난해 387위에 오른 기업으로 구리 등 비철금속 자원개발을 주력사업으로 한다. 정웨이는 반도체와 스마트폰 제조 등 첨단 ICT분야 진출을 모색하던 중 SK텔레콤과 이번 제휴를 체결했다.

SKC는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TCL그룹에 액정표시장치 TV와 스마트폰 관련 부품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TCL는 SKC를 TV 등에 들어가는 광학필름의 전략적인 협력기업으로 인정했고 SKC는 경쟁력 있는 가격에 TCL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편 시진핑 국가주석 방한을 계기로 양국은 정상회담 외에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 공업신식화부간 ‘산업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은 신에너지, 신에너지원 기반 자동차, 에너지절약과 환경보호, 차세대 정보산업, 신소재, 바이오, 첨단장비제조업 등 7대 전략신흥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따라서 기계, 신소재, 석유화학, IT 등 우리 창조경제 분야와 중국의 ‘7대 전략적 신흥산업’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현대차, 충칭공장 착공 기대했으나

현대차는 앞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가 될 중국의 중서부 시장 공략을 위해 충칭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하고 부지조성까지 마쳤다. 하지만 중국 중앙정부가 승인을 하지 않아 1년 넘게 착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시 주석 방한을 중국 사업 최대 현안인 충칭공장 건설 문제 해결의 적기로 봤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이번 시 주석과 국내 경제인 간담회장에 중국 제 4공장 건설 문제를 들고 갔다. 하지만 이날 시 주석과 만남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확답을 얻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현대차는 중국 동부 지역인 베이징에 연산 105만대 규모의 1~3공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총 103만대를 판매한 현대차의 현지 생산능력은 105만대로 이미 한계에 달해 연간 30만대 규모의 충칭에 4공장을 건설한다는 것.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를 만나 자동차사업 협력방안을 추진하는 전략합작기본협의서에 합의할 때만 해도 지난 6월께 착공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중국 정부가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을 하나로 묶는 '징진지(京津冀)' 일체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일이 꼬이게 됐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오염을 야기하는 공장을 외곽으로 옮기는 대신 친환경 자동차회사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현대차 4공장도 충칭 대신 허베이성 창처우 등으로 옮길 것을 권유하고 있다. 충칭 4공장이 진척이 없자 1999년부터 현대차의 중국 사업을 반열에 올려놓았던 설영흥 부회장이 지난 4월 물러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현대차도 충칭 공장 문제는 여전히 중국 정부와 협의 중이라면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는 20년 가까이 제품을 생산해 온 중국 장쑤성 난징 도심에 있는 공장 이전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시 주석과 면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지만 확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타이어 난징 공장은 1996년 연산 300만개 규모의 타이어 생산을 시작한 이후 2003년과 2005년 각각 설비 증설을 통해 연간 1290만개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난징시로부터 도시주거 환경 계획 때문에 올해 말까지 공장 이전을 통보 받았다. 금호타이어는 1994년 중국에 처음 진출할 때 설립한 곳이 난징 공장이라 다른 지역으로 공장을 옮기지 않고, 시 외곽으로 공장을 이전하겠다는 뜻을 보여 왔다.

이후 금호타이어는 시 정부와 공장 이전에 대한 보상액과 최종 이전 공장 부지를 놓고 고심 중이다.

또한 금호타이어는 공장을 이전한다 해도 기존 공장의 제품 수요처들을 위해 생산을 전면 중단할 수없는 상황이다. 공장의 완전한 이전과 보상에는 상당 시일이 소요되는 등 넘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다만 이날 자리에서 시 주석은 원론적인 얘기만 꺼내놓은 채 기업별 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시 주석에게 개별 기업 현안을 수용토록 요청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다. 시 주석과 동행한 정부 관계자들도 귀 기울일 만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한중간의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국내 대기업들의 중국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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