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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K-방산, 석종건 신임 방사청장의 당면과제 3가지

폴란드 2차 수출 협상 시급…HD현대중공업 입찰 참가 자격 제한·KF21 초도 물량도 판단해야

2024.02.19(Mon) 17:07:36

[비즈한국] 글로벌 4대 방산 강국 도약을 위해 갈 길 바쁜 ‘K-방산’을 진두 지휘할 새로운 수장이 발탁됐다. ​석종건 신임 방사청장이다. ​석 청장은 군의 전력 분야 주요 직위를 거친 무기체계 전문가로 청와대는 과학기술 강군 육성과 방산 수출 활성화를 동시에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의 전문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석 청장이 폴란드 초대형 방산 수출, KF-21 양산 사업, HD현대중공업 입찰 제한 심의 등 굵직한 방산 과제들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석종건 제13대 방위사업청장이 19일 과천 정부청사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방사청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석종건(예비역 육군소장) 전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부장을 신임 방사청장으로 16일 임명했다. 석 청장은 1985년 육군사관학교 45기로 여러 야전부대 지휘관을 거쳐 합동참모본부(합참)에서 일했다. 합참에선 전략기획본부 전력기획부에서 감시정찰전력과장, 전력기획과장, 전력1처장, 전력기획부장 등을 역임하며 전력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합참 전력기획부장 보직을 마지막으로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석 청장은 ‘전력기획’ 분야에서 잔뼈가 굵어 능력과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사청의 무기 획득 업무를 관장할 역량이 된다는 뜻이다.

다만 방위사업은 단순히 무기 획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업관리’도 중요하다. 방사청은 우리 군 무기체계 획득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2006년 1월, 획득 업무의 투명성 확보와 전문성 제고를 목적으로 출범했다. 방위사업법 등에 따르면 방사청은 방위력 개선 사업과 군수품 조달 및 방위산업 육성을 하는 기관이다. 특히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방산 수출’에 잭팟이 터지면서 방사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우선 막바지 협상이 진행 중인 폴란드와의 2차 방산 수출이 석 청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른다. 초대형 방산 수출 협상의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서 석 청장의 첫 행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전임 엄동환 청장이 협상을 주도하는 중에 수장이 갑자기 바뀌자 업계에선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1차 수출보다 훨씬 큰 수익이 예상되는 2차 수출에선 수출금융 지원과 현지생산 등 1차보다 조건이 더욱 복잡해졌다”면서 “폴란드 자국 정치 상황까지 얽혀 어느 때보다 방사청장의 힘이 필요할 때 수장이 갑자기 바뀌어 당혹스럽다. 새 청장의 비즈니스·정무 감각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폴란드에서도 집권 세력이 바뀌면서 무기 도입 책임자인 국방장관이 곧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양측 책임자의 동시 교체로 협상이 장기화돼 수출이 지연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방산 전문가들은 선진국 수준의 K-방산 수출금융지원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기 구매국이 요구하는 금융지원 혜택을 강화하고 ‘초저금리-초장기’ 금융지원 등 수출 전용 모델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방산 수출의 정부 간 계약(GtoG) 및 잠금효과의 특성상 초기 이윤이 적더라도 무기수출 이후 수십 년 동안 수리, 정비, 성능개량을 통한 애프터마켓 확보를 위한 시장 진입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선진국 수준의 방산수출금융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석종건 방사청장도 19일 취임식에서 “글로벌 4대 방산강국 도약이 핵심 목표가 돼야 한다”며 미래 핵심 산업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 방산수출 금융지원체계의 다각화, 주요 수출 권역별 국제협력 강화 등을 방법으로 제시했다.

방사청장이 풀어가야 할 내부적인 숙제도 산적하다. 당장 ‘HD현대중공업의 입찰 참가 자격 제한’ 심의를 진행해야 한다. 전임 방사청장 재임 기간에 심의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엄 전 청장은 지난해 방사청 국정감사에서 “​(HD현대중공업의)법원 판결문 확보가 어려워 구체적인 심의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최근 판결문을 확보했다”​며 “​계약심의를 통해 부정당제재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후 방사청은 지난해 11월 최종 판결에서 HD현대중공업 직원의 유죄가 확정되자 심의에 착수했지만 결정을 보류했다. 

HD현대중공업은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사업 관련 개념설계 등 기밀을 유출해 지난해 11월부터 3년간 입찰에서 1.8점의 보안사고 감점이 적용돼 방위사업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방위사업법 시행규칙(입찰참가자격 제한의 세부기준)’에 따르면, Ⅱ급 또는 Ⅲ급으로 지정된 비밀의 제공을 요구하거나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5년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군사Ⅲ급 비밀을 8회 이상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올 상반기에 확정할 KF-21 초도 물량도 신임 방사청장의 당면 과제다. 사진=방사청 영상 캡처


올 상반기에 확정할 KF-21 초도 물량도 고삐를 늦출 수 없는 당면 과제다. 방사청은 2026~2028년 40대를 확보하고 2032년까지 80대를 추가로 만들어 총 120대를 운용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 초도 물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아 논란이 일었다. 이에 공군 전력에 공백이 생길 우려가 있고 대당 양산 비용이 크게 늘어 방산 수출에도 저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여론을 중심으로 퍼져나갔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엄 전 청장도 초도 물량은 40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방사청은 상반기에 방위산업추진위원회를 열어 구매 계획을 확정한다. KIDA의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는 강제력이 없고 방사청은 예산과 정부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돼 있어 40대 양산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KIDA의 사업 타당성 조사에 반하는 안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어 석 청장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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