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더불어민주당 8호 인재로 영입된 김용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 집안은 공군에 3대째 복무한 ‘공군 로열 패밀리’다. 증조부는 독립운동의 상징 백범 김구 선생이다. 할아버지(김신 전 공군참모총장)를 동경해 공군에 입대했으며 전역 이후 국내 방산 기업 LIG넥스원에서 6년간 근무한 것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라는 집안의 가르침 덕분이었다.
유례없는 흥행몰이에 K-방산의 수출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국방·방산·보훈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김 이사 영입으로 반국방·반기업·북풍몰이 정서의 ‘카운터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평을 받는다. 15일 비즈한국과 만난 김용만 이사는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군 생활의 경험을 활용해 K-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도움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고등학교 졸업 땐 우수한 성적을 거둬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대통령 최우수 표창장’을 받았다. 이후 아버지(김양 전 국가보훈처장)가 나온 조지워싱턴대학교 정치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증조할아버지(백범)와 할아버지도 군 생활 이후 정치를 했다”며 “아버지 역시 국가 일을 했는데, 제가 봐도 재밌고 매력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미국 영주권을 선택해 병역 의무를 피할수도 있었던 그는 2010년 귀국하자마자 할아버지(공군 학사장교 2기)·아버지(공군 학사장교 70기)를 뒤따라 공군 학사장교 125기로 임관했다. 그는 “할아버지, 아버지가 공군의 길을 추천했다”며 “유학길에 오를 때도 공군 입대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고 나도 자연스럽게 간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 이사 일가는 김구 선생의 광복군 창설과 4대가 국방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4년 병무청으로부터 ‘병역명문가 특별상’을 받았다.
군에서는 정보 특기를 부여받고 무기 추천을 담당하는 ‘무장 분석관’을 했다. “무장분석관은 어떤 표적을 어떤 무장으로 타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를 분석한다. 필요하면 매뉴얼도 만들고 ‘표적 개발’이라는 업무를 통해서 작전을 수립한다.” 이를 통해 전시에 가장 효율적인 무기를 선별하는 능력과 사용해야 하는 무장을 잘 파악할 수 있었다. 또 한국군의 무기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군 복무 후 김 이사는 LIG넥스원에 입사했다. ‘애국하러 출근한다’는 회사 슬로건을 가슴에 품고 국가안보 제고와 자주국방 실현에 일조하고자 애썼다. 군 복무에 이어 방산업체에서 일하면서 국방과 방산에 대해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됐다고 말한다.
유명한 독립운동가 자손에 병역 명문가 출신인 그도 정치를 시작하면서는 어깨에 짊어진 부담이 크다. 집안 대대로 내려온 ‘정치중립’을 처음으로 깨고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조부와 부친이 정치 성향을 보이는 행사에 참여를 잘 안 하고 중립적인 일 위주로 활동했다”며 “아버지는 노무현 대통령 때 중국 상하이 총영사를 역임했고, 이명박 대통령 당시 국가보훈처장을 지냈다. 정치적 성향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노력한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산업체 근무 중이던 2015년 그는 서울시와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했다. 준비위원회에서 일제 잔재인 국세청 별관 철거, 위안부 평화비 설립 등 다양한 사업을 견인했다. 그는 “백범이 잠들어 계신 효창원이 지금까지 총 네 번 정비 노력이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전부 민주당 집권 시기였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독립운동에 대한 관점이 흔들리고 때론 무시당했다. 특히 지금 여당이 집권하면서 안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홍범도 흉상 철거’, ‘건국절 논란’ 등 이념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가열됐다. 총선을 앞둔 요즘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다룬 영화 ‘건국전쟁’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김 이사는 “이번 주말에 ‘건국전쟁’을 볼 예정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써 있는데, 이 영화는 이미 제목부터 독립운동사를 부정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독립운동의 정통성을 간직해야 남북 및 일본과의 외교 관계에서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향후 국회의원이 된다면 이런 정치권 공방을 해결하는 일에 앞장서고 싶다. 그래서 상임위원회는 외교통일위원회나 국방위원회로 가기를 바란다고 한다. 제일 먼저 해야 할 의정활동으로는 ‘한일 관계’를 꼽았다. 김 이사는 “일제 강점기에 누가 피해자였고 누가 가해자였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다”면서 “대법원 등 사법부가 일본 가해 기업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여러 번 내놨지만 우리 정부가 3자 변제를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23년 4월 윤 대통령이 ‘100년 전의 일로 일본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것에 난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게 피해를 본 나라에서 할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김 이사는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을 한 그때, 프랑크 발더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바르샤바 게토 봉기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나치 독일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공개 사과를 했다. 김 이사는 이 일화를 소개하면서 “독일 대통령은 추모식에서 ‘역사에 대한 책임은 끝이 없다’고 말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폴란드, 이스라엘, 독일의 국방·방산 협력이 활발해지며 밀접한 경제적 파트너가 되고 있다. 우리도 유럽의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방위에서 활동하면서 국방 수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공군으로 복무했던 이력을 십분 발휘해 항공·우주 분야에 이바지하고 싶다. 김 이사는 “현재 한국의 무역수지도 떨어지고 여러 산업이 침체되고 있지만 방산의 수출은 매년 늘고 있다”며 “반도체만 바라볼 게 아니라 이제는 방산도 우리나라 산업의 큰 기둥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방에는 여아가 없으며 국민과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정당의 이익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열심인 방산 세일즈는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방산 세일즈는 국내 기업들이 잘해왔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UAE나 사우디아라비아에 가서 방산을 논한다고 없던 무장이 새롭게 생기는 게 아니다. 다 우리가 갖고 있던 훌륭한 무기로 협상하는 것”이라며 더 중요한 것은 기업들의 발목잡기를 멈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수출 승인, 적성 국가 검토, 국가에 주어지는 기술료 등이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이런 부분들만 국가가 잘 이끌어준다면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더 많은 성과를 내고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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