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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전 발생한 우발채무 배상하라" hy·네오위즈파트너스, 손해소 당한 내막

코스닥 상장사 네오펙트, 실버케어 업체 사들인 뒤 환수금·과징금 발생하자 소송 '일부 승소' 판결

2024.02.14(Wed) 15:26:09

[비즈한국] 코스닥 상장사인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네오펙트가 국내 1위 실버케어 업체 인수 후 지분을 넘긴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해배상 대상이 된 업체는 에치와이(hy·​옛 한국야쿠르트)와 네오위즈파트너스(옛 네오플라이)다. 적자를 내는 와중에도 실버케어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인수전에 나섰던 네오펙트가 돌연 손해배상을 요구한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네오펙트가 실버케어 업체 지분을 넘긴 네오위즈파트너스, 에치와이를 상대로 6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섰다. 사진=네오펙트 제공


네오펙트는 ‘스마트 글러브’ 등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재활 의료기기와 재활 훈련 콘텐츠를 생산·개발하는 업체다. 네오펙트는 2019년 7월 한국야쿠르트·네오플라이(이상 매각 당시 사명)로부터 약 61억 원에 실버케어 기업 ‘롱라이프 그린케어’의 지분 86.69%를 인수했다. 신사업 진출 및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당시 네오플라이는 지분 약 21만 주를 약 35억 원에, 한국야쿠르트는 지분 9만 주를 약 26억 원에 매각했다.

 

2006년 설립한 실버케어 업체 그린케어는 전국 주요 도시에 노인 주야간보호센터와 방문요양센터를 운영해왔다. 네오위즈인베스트먼트(네오플라이 옛 이름)의 출자로 2008년에는 네오위즈 계열사가 됐고, 2014년에는 일본의 실버케어 기업 롱라이프홀딩과 업무협약을 맺고 ‘롱라이프’ 브랜드와 요양 운영 시스템 등을 국내에 도입했다. 사명을 바꾼 롱라이프 그린케어는 2018년 매출 128억 원을 기록하는 등 국내 1위 실버케어 기업으로 꼽혔다. 네오펙트에 인수된 2019년에도 매출 133억 원을 내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네오펙트는 인수 직후 자사 재활 훈련기기를 롱라이프 그린케어의 주야간보호센터에 공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 2020년 10월에는 디지털 재활 콘텐츠를 갖춘 프리미엄 브랜드인 ‘롱라이프 엘더가든’을 론칭했다. 같은 시기 롱라이프 그린케어가 교원그룹으로부터 투자금 20억 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종합상조 업체 교원라이프를 보유한 교원그룹과 요양 서비스부터 상조 서비스까지 연계하는 사업 확장도 계획했다.

 

이처럼 네오펙트는 투자 유치라는 희소식과 함께 순조롭게 인수 효과를 보는 듯했지만, 2021년 뜻밖의 문제가 발생했다. 업계 1위에다 장기 요양기관 평가에서 최우수·우수 기관으로 선정된 롱라이프 그린케어가 장기 요양 급여비용 환수, 과징금 부과 등의 처분을 받은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1년 3~8월 △정원 기준 위반 △인력 추가 배치 가산 기준 위반 △관리책임자 미상근 △맞춤형 서비스 제공 가산 기준 위반 △배상책임보험 가입 기준 위반 등을 이유로 롱라이프 그린케어가 운영 중인 센터로부터 6억 원에 달하는 장기 요양 급여비용을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6월에는 부산광역시가 “부정한 방법으로 장기 요양 급여비용을 청구했다”라며 롱라이프 그린케어에 과징금 약 1479만 원을 부과했다.

 

결국 2021년 12월 네오펙트는 에치와이와 네오위즈파트너스에 6억 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지분 인수 과정에서 맺은 주식 매매계약에 따라 ‘우발채무’를 보상하라는 취지였다. 우발채무에는 세금, 과태료, 과징금, 벌금, 환수금 등이 해당한다. 네오펙트와 네오위즈파트너스가 맺은 계약에는 ‘거래 종결일 기준으로 2년 내에 거래일 이전에 있던 사실관계를 원인으로 한 우발채무가 발생하면 채무 금액을 지급한다’는 확약 조건이 포함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7민사부는 지난해 12월 22일 네오펙트의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네오위즈파트너스가 계약에 따라 네오펙트에게 장기 요양 급여비용 환수금의 일부인 4억 8679만 원과 부산시가 부과한 과징금, 롱라이프 그린케어의 법률 비용을 포함한 5억 1958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주식) 거래종결일이 2019년 7월 10일이므로, 환수 결정 중 거래종결일 이전에 발생한 사실을 원인으로 한 환수 결정액은 우발채무”라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원고(네오펙트)에게 해당하는 금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라고 봤다. 과징금도 거래종결일 전에 발생한 사건을 이유로 부과됐기 때문에 손해배상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에치와이는 배상 책임을 피했다. 지분 매도 당시 한국야쿠르트는 별도의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네오플라이로부터 매각 통지를 받아 공동매도권을 행사한 한국야쿠르트는 ‘1주당 매매가격과 동일한 조건으로 매도한다’고만 답변해, 계약에 손해배상에 대한 확약 조건을 걸지 않았다. 네오플라이와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도 포함하지 않았다.

 

네오위즈파트너스 측은 “손해배상 범위를 두고 양 사에 의견 차이가 있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판결이 난 다음날 배상액을 모두 지급했다.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고 마무리한 사건”이​라고 답했다.

 

네오펙트는 5억 원대 손해배상 판결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운영 상황이 좋지 않다. 2018년 11월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사는 매출·손실비율에 따라 3~5년간 관리종목 지정이 유예되는데, 이미 만료됐다.

 

매출은 2020년 186억 원에서 2021년 232억 원, 2022년 262억 원으로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2억 원, -77억 원, -75억 원으로 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주가도 하락해 상장일 당시 종가 7700원이던 주가는 14일 오전 10시 기준 1178원까지 내려앉았다.

 

적자가 이어지자 네오펙트는 2023년 투자조합인 이스트게이트인베스트먼트(스칸디 신기술조합 제278호, 프렌다 신기술조합 제271호)에 지분 및 경영권을 매각했다. 운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차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도 발행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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