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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놓고 '맞춤형' 이야기 나오는 까닭

'시중은행' 요건에 유일하게 부합…불법계좌개설 두고 "제재 확정 전 전환 신청 가능" 해석도 논란

2024.02.06(Tue) 18:17:16

[비즈한국]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향해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은 은행권 경쟁을 촉진한다는 정부의 기조에 힘입어 2023년 하반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고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해왔다. 대구은행이 지방은행 중 최초이자 여섯 번째 시중은행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기대효과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주목된다.

 

서울시 중구에 있는 DGB금융센터. ​DGB대구은행이 여섯 번째 시중은행이 될지에 시장의 눈이 쏠린다. ​사진=심지영 기자


DGB금융지주는 2023년 7월 경영실적 발표와 함께 시중은행 전환 계획을 공개했다. 대구은행과 전담 TF팀을 구성하고 인가 절차를 거쳐 연내 시중은행으로 전환한다는 목표였다. 당시 금융당국은 금리 인상으로 가계 부담이 커진 반면 금융사 수익은 늘자,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을 발표하고 5대 시중은행의 과점 구조에 손을 대러 나섰다.

 

정부는 과점 구조를 개선하고자 지방은행과 저축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시장의 ‘메기’로 만드는 방법을 택했다. 2017년에서 2021년 사이에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가 출범했으나 3사를 합쳐도 시장 비중이 2%에 그치는 등 영향을 미치지 못하자 신규 사업자를 찾으러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대구은행이 전환 의사를 밝히면서 여섯 번째 시중은행 탄생이 가시화했다.​ 대구은행은 대출 규모(51조 원대)가 외국계인 SC제일은행(45조 원대)과 비슷한 데다 시중은행으로써 필요한 대부분의 조건을 갖췄다.

 

DGB금융은 아직 대구은행의 전환 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상태다. 전환 시점은 당초 계획과 달리 해를 넘겼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시 인가 방식 및 절차’를 발표해 속도가 붙었다. 은행업을 하려면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현행 은행법에는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관해선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이에 금융당국은 1월 31일 제2차 금융위 정례회의를 통해 절차를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은행법상 신규 인가를 하는 대신, 은행법상 규정에 따라 인가 내용을 바꾸는 방식으로 전환이 이뤄진다. 신규 인가를 받는 것보다 법적 불확실성이나 부담이 적은 셈이다.

 

금융당국은 예비 인가 절차도 생략했다. 이미 인적·물적 설비를 갖춘 지방은행이 예비 인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금융위는 대신 “중요사항의 변경이므로 대주주 요건, 사업 계획, 내부통제, 임원의 자격 등 경영과 관련한 세부 심사 요건에 대해 신규 인가에 준하는 수준으로 심사하겠다”라고 밝혔다.

 

금융지주가 보유한 지방은행 중 지배구조상 금산분리(산업자본 지분 4%), 동일인 주식 보유한도 10% 등 시중은행의 요건에 부합하는 곳은 DGB금융의 대구은행밖에 없다. 신규·예비 인가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면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이 전환 방식을 발표하면서 ‘지방은행’이라고 명시했지만 사실상 대구은행 맞춤이라는 평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금융사고가 발생한 지방은행이라도 주주가 아닌 은행·임직원의 위법행위라면 제재가 확정되기 전에 전환 신청이 가능하다”라고 강조하면서다. 은행업감독규정은 은행업 인가를 받는 곳의 ‘주주’가 형사소송·조사·검사가 진행 중일 때 심사를 중단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1~2023년 대구은행에서 발생한 불법 증권계좌 개설에 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심지영 기자


대구은행은 2021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발생한 불법 계좌 개설에 관한 검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2023년 8월 긴급 검사에 착수해 10월 잠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대구은행의 일부 영업점이 증권계좌 개설의 실적을 쌓기 위해 고객의 동의 없이 증권계좌 1662개를 부당하게 개설한 사건이다. 고객이 서명한 증권계좌 신청서 사본을 조작해 타 증권사 계좌도 개설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했다.

 

금감원은 현장검사에서 대구은행이 위법 행위를 방지하지 못하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임직원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법)을 위반했으나 대구은행이 자체감사를 하면서 금감원에 한 달 가까이 보고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그럼에도 금감원은 제재를 확정하는 데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현장검사를 거친 잠정 결과는 약 4개월 전에 나왔지만, 제재 결과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금감원이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만큼, 금융당국이 인가 심사 과정에서 이를 어떻게 평가할지도 주목된다. 금융위는 “금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인가 심사 과정에서 내부통제 체계의 적정성을 엄격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별도의 심사 기준은 마련하지 않았다. 대구은행이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하면 내부통제의 실효성·타당성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DGB금융 측도 별도의 기준을 전달 받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구은행의 전국 진출을 통한 수익성 개선 여부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증권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중은행이라는 타이틀이 사업성을 확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며 “시중은행 전환이 대구은행의 조달금리 하락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사업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전국 단위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엔 딜레마가 있다”며 “전국으로 영업 지역을 확장하면 규모를 키울 수 있지만, 지역민과 지역 여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지역을 모태로 성장해 지역 민심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없는 지역에 진출해도 기반이 없는 지역에 영업점을 적극적으로 늘리거나, 시중은행의 기존 고객을 뺏어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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