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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무상 체육복' 졸속 시행에 학부모들 볼멘소리

지원금 결정 늦어져 교복에 추가 지원…업체 담합해 가격 올릴까 우려도

2024.01.29(Mon) 16:01:18

[비즈한국] 최근 경기도가 교복비에 이어 체육복까지 무상 지원을 결정했다. 학부모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로 올해 신입생부터 교복지원금 확대 혜택을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늘어난 예산이 260억 원 이상이지만, 학부모 사이에서는 ‘세금 낭비’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가 올해 중고등학교 신입생부터 무상 체육복을 지원한다. 기존 30만 원이던 교복 지원금을 40만 원으로 확대해 교복 외 체육복, 생활복까지 무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최준필 기자

 

#체육복은 개별 구입, 필요 없는 셔츠만 잔뜩

 

경기도와 도 교육청은 지난해 12월 ‘경기도 중·고교 교복(생활복·체육복 등) 통합 지원’ 사업을 2024년부터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중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 대상 교복 지원금이 기존 30만 원에서 10만 원 늘어난 40만 원으로 확대됐다. 사업비(1072억 원)의 절반은 교육청이 부담하고, 경기도와 시·군이 각각 25%씩을 분담한다. 무상 체육복 지원을 위해 추가된 사업비는 268억 원이다.

 

교복 지원금을 확대한 것은 생활복, 체육복 무상 지원에 대한 요구가 컸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는 교복지원금으로 정장형이나 표준 디자인 교복만 구입만 가능했다. 하지만 학부모 사이에서는 교복보다 자주 입는 체육복, 생활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경기도는 이러한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교복 지원금을 10만 원 더 늘리고, 확대된 지원금 내에서 체육복, 생활복까지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지원금으로 구매하는 품목은 학교에서 지정한다. 학교에서 경쟁 입찰을 통해 업체를 선정하면, 업체에서 40만 원어치의 교복, 체육복 등을 현물로 받는 방식이다.

 

학부모들이 고대하던 무상 체육복 지원이 결정됐지만, 현장 분위기는 예상과 다르다. 학부모들이 크게 반길 것이란 기대와 달리 실망의 목소리만 들려온다. ‘무상 체육복’이란 사업 취지가 무색하게 체육복 지원을 결정한 학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도 용인시의 A 중학교는 최근 ‘신입생 교복 지원금이 40만 원으로 인상됨에 따라 동복 상의 1점과 하복 상의 1점을 추가 지원한다’고 학부모에게 공지했다. 지원금이 30만 원일 때는 재킷, 조끼, 상의(2벌), 하의 등 총 5벌을 26만 원대에 구입했는데, 올해는 지원금이 10만 원 늘어나면서 상의 2벌과 하의 1벌이 추가됐다. 반면 체육복은 학부모가 별도로 추가 구입해야 한다. 학교 관계자는 “추가된 10만 원으로 교복 품목을 추가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교복 구입비로 40만 원이 넘기 때문에 체육복은 학부모가 개별적으로 구입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다른 학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학교가 확대된 10만 원의 교복 지원금으로 교복 상의나 하의 등을 추가 구매 품목으로 지정했다. 한 학부모는 “체육복을 지원한다더니 필요하지도 않은 교복만 추가됐다”며 “교복은 일 년에 한 두 번 정도밖에 입지 않아 추가 품목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왜 체육복이 아닌 교복을 주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무상 체육복에 대한 예산 지원이 늦게 결정되면서 올해 교복 지원 계획에 반영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통상 학교에서는 전년도 봄, 여름에 다음 해 교복 입찰 계약을 맺는다. 지난해 12월 교복 지원금 확대가 결정되다 보니 이미 대부분의 학교가 교복 입찰 계약을 끝낸 후였다. 때문에 학교들이 체육복 지원에 대한 계약을 추가로 맺기 어려워 교복 품목을 추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경기도와 경기도 교육청은 무상 체육복 지원 시기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교육청은 2025년부터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경기도는 학부모 의견 등을 반영해 당장 올해부터 시행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결국 협의 끝에 올해부터 지원금을 확대하는 것으로 협의됐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무상 체육복 사업을 두고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한 학부모는 “10만 원을 주고 입지도 않을 셔츠만 추가 구매했다. 세금으로 업체들 배만 불리는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교복 구매 계획을) 변경하라는 안내를 하고 있고, 그에 따라 변경하는 학교들도 있다”라며 “내년부터는 제도가 제대로 안착될 것”이라고 전했다.

 

교복의 경우 시도교육청에서 협의해 상한가를 책정하는 반면, 체육복은 업체 자율로 가격을 책정한다. 지원금 확대 정책이 시행되면서 업체가 체육복 가격을 크게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체육복 구입비 지원하자 가격 폭등

 

무상 체육복 사업이 안착된다 해도 학부모 부담이 줄어들지는 의문이다. 자체적으로 체육복 구입비를 지원했던 지자체의 체육복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비싸게 책정된 것을 미뤄볼 때, 업체가 담합해 체육복 가격을 인상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구리시, 안양시 등은 지난해까지 30만 원의 교복지원금과 별도로 7만 원의 체육복 구입비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이 지역 학부모들은 교복이나 체육복 구입에 대한 부담이 다른 지역보다 결코 적지 않다고 말한다.

 

통상 중고등학교 체육복은 한 벌당 가격이 3만~5만 원선으로 책정된다. 하지만 체육복 지원금이 나오는 지역은 이보다 두 배 가량 비싼 가격에 체육복이 판매 중이다. 안양시의 한 고등학교는 동복 체육복 한 벌 가격이 8만 9000원이다. 하복까지 구입하면 체육복 구입비로만 17만 원 이상을 내야 한다. 지역 내 또 다른 중학교도 동복 체육복 가격이 8만 6000원, 하복은 7만 5000원이다. 체육복 구입비로 7만 원이 지원되지만 학부모가 내야 하는 차액이 10만 원가량이다.

 

교복의 경우 시도교육청에서 협의해 교복비 상한가를 책정한다. 통상 전년 교복비에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는 식이다. 반면 체육복의 경우 상한가 책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체육복에 대한 가격 상한선 제한이 없다 보니 가격을 높게 받는 곳이 더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교복 지원금 확대에 따라 업체들이 체육복 가격을 크게 인상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도 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업체를 찾아가 구매했던 방식이 지원금 제도를 통해 학교 주관 구매 방식으로 변경된다. 학교 입찰 경쟁에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가격 경쟁을 통해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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