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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체감? 계층별 양극화 뚜렷…정부 'K자 흐름' 막으려 안간힘

고소득·저소득층 수입·지출 차이 심각…대기업·중소기업 격차 더욱 벌어져

2024.01.26(Fri) 14:59:44

[비즈한국]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들어 신년 정부 보고를 민생토론회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경제부처 장관들은 올해 들어 줄줄이 민생 현장을 찾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부처장들이 민생을 앞세우고 나선 것은 우리 경제가 양극화가 심각해지는 ‘K자(성장하는 곳과 침체된 곳이 극명하게 구분되면서 경기가 회복되는 것)’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가계 간 수입·지출 차이가 심각해진 것은 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도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여섯 번째, 출퇴근 30분 시대, 교통격차 해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4일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개최한 첫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민생에 무게를 두는 경제 정책 추진을 언급했다. 이어 10일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에서 열린 두 번째 민생 토론회에서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15일 경기 수원시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개최한 세 번째 민생 토론회에서는 622조 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계획을 밝혔다.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는 중산층·서민 이익 중심의 주식 시장 활성화 정책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서울 한국콘텐츠진흥원 홍릉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열린 생활 규제 관련 민생토론회에는 불참했지만, 25일 경기 의정부시청 대강당에서 개최된 여섯 번째 민생토론회에 참석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올해 착공을 공언했다. 윤 대통령이 연초 신년사에서 민생을 수차례 강조하고, 이후 민생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민생을 화두에 둔 것은 수출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 고금리 여파로 내수가 둔화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주식시장 부진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의 K자 양극화 현상이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1분위 가구(소득 최하위 10%)의 경우 월평균 57만 9538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가구가 월평균 116만 2096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과 차이를 보인 것이다. 특히 10분위 가구(소득 최상위 10%)의 경우 월평균 424만 6865원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빈부 격차가 심각해진 셈이다. 이 때문에 평균소비성향(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분위 가구는 209.3%였던 데 반해 10분위 가구는 57.6%였다. 1분위 가구의 경우 소득보다 2배 이상의 돈을 지출에 사용했지만 10분위 가구는 지출이 소득의 절반을 조금 넘겼다는 의미다. 

 

이러한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조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1월) 가계 사정이 나아졌는지를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저소득 가구(월 소득 100만 원 미만)의 경우 74인데 반해 고소득 가구(월 소득 500만 원 이상)는 87로 격차가 13포인트에 달했다. CSI는 기준치(100)보다 클수록 나아졌다고 판단하는 가구가 많음을, 적을수록 악화됐다고 보는 가구가 많음을 의미한다.

 

현재와 비교해 향후 6개월 뒤 수입이 나아질지를 보는 가계수입전망 CSI는 고소득 가구는 99로 거의 기준치에 근접했지만, 저소득 가구는 이보다 10포인트 낮은 89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가계저축전망 CSI도 고소득층은 97이었던데 반해 저소득층은 81에 불과했다. 저소득층은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보니 저축할 마음도 생기지 않는 것이다. 또 가계부채전망 CSI도 저소득층은 102로 부채가 늘어날 것으로 보는 가계가 많은데 반해 고소득층은 97로 기준치보다 다소 낮았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가계 사정은 교육비에서도 차이가 나 자칫 부의 대물림 상황도 우려된다. 교육비 지출전망 CSI는 고소득층은 108로 기준치를 넘어선 반면 저소득층은 이보다 17포인트 낮은 91이었다.

 

기업들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향후 6개월 후 업계 상황이 좋아질지를 묻는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 대기업도 75로 기준치에 크게 밑돌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68에 불과했다. 수출전망 BSI와 내수판매전망 BSI도 대기업은 두 지수 모두 81이었으나, 중소기업은 각각 76과 74로 대기업보다 낮았다. 경제악화에 폐업을 택하는 소상공인도 증가하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폐업 사유로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전년 동기 대비 33.0% 증가한 1조 1820억 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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