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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만 원 쓴 고객도 주차비 내라" AK플라자 VIP 혜택 축소에 불만 쏟아져

"VIP 의미 사라졌다" 성토…AK 측 "축소 이유는 추후 자료 배포" 수익성 떨어지는 상황과 관련

2024.01.25(Thu) 13:12:28

[비즈한국] AK플라자가 올해 VIP 혜택을 크게 줄여 논란이 되고 있다. VIP 혜택을 누리기 위해 지난해 수천만 원을 쓰며 등급을 유지했던 고객들은 갑작스레 혜택 종료 통보를 받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AK플라자가 올해 VIP 혜택을 크게 축소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다이아몬드’ 회원도 3시간 이상이면 주차비 내야

 

24일 AK플라자 수원점의 VIP 라운지 앞에서 만난 모녀는 잔뜩 상기된 얼굴이었다. 방금 라운지에서 나온 이들은 내년부터 변경되는 VIP 혜택에 대해 안내 받고는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모녀는 “발렛 주차 시간이 3시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3시간 이상 있으려면 주차비를 내라는 건데, 어느 백화점이 VIP에게 주차비를 받냐”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AK플라자의 VIP 혜택은 다음 달부터 크게 변경된다. 일단 기존 VIP 대상으로 제공하던 발렛 서비스가 축소된다. 그동안은 크리스탈 등급(구매 금액 2000만 원) 이상의 회원에게 발렛 무료 주차 서비스를 제공했다. 다음 달부터는 발렛 서비스를 제공하되 주차 시간을 3시간으로 제한한다. 3시간 이상 주차를 할 경우 주차비 차액은 고객이 직접 결제해야 한다. AK플라자의 VIP 최고 등급인 E다이아몬드 회원(구매 금액 7000만 원) 역시 3시간 이상 백화점에 머물면 주차비를 내야 한다.

 

라운지 이용에도 제한을 뒀다. 기존에 VIP라운지에서 제공하던 음료 테이크아웃 서비스가 중단된다. 웰컴 기프트와 명절·생일 등에 주던 선물 혜택도 모두 사라졌다. 문화아카데미 50% 할인 혜택은 매 학기 2개 강좌만 가능하도록 축소했고, 식품관 할인 혜택도 없어졌다. 대신 7%였던 할인율을 최대 10%까지 높인다는 설명이다.

 

변경 내용을 확인한 VIP 고객들은 혜택이 대부분​ 종료돼 사실상 VIP의 의미가 사라졌다고 성토한다. A 씨는 “집 근처에 있다는 이유로 그간 AK플라자를 이용하며 VIP 등급을 오래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변경된 혜택을 확인하고는 배신감을 느꼈다. 이제부터는 다른 백화점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 것은 백화점 측이 혜택 변경에 대해 사전 고지를 하지 않았서다. A 씨는 “몇 달 전만 해도 홈페이지에 2024년 혜택이 전년도와 동일하게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은근슬쩍 이 내용을 삭제하고 별도 안내하겠다고 바뀌었다”며 “이런 식으로 하루아침에 혜택을 없애버리는 것은 불합리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일부 고객들은 VIP 혜택을 기대하고 이미 전년도에 많은 금액을 소비한 상황에서 혜택이 갑작스레 변경된 것은 부당하다며 소비자보호원에도 민원을 넣은 상황이다.

 

AK플라자 측은 지난해부터 VIP 개편에 대해 안내를 했다고 밝혔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VIP 등급이 개편된다고 안내를 했다. 선물 제공 중단이나 할인율 변경 등도 안내한 바 있다”며 “다만 나머지 혜택 변경은 최근 공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지가 늦어진 사유나 VIP 혜택이 축소된 이유 등은 “추후 자료를 배포 예정”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은 이미 일정 금액을 소비하면서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예상하는데, 이를 사전 고지 없이 변경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라며 “대형 백화점이 이런 식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AK플라자 수원점의 VIP 라운지. 사진=박해나 기자

 

#스타필드 수원점 오픈, 위기일까 기회일까

 

AK플라자는 백화점업계에서 점차 존재감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업계 4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이제는 갤러리아백화점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업계에서는 AK플라자의 시장 점유율을 3%가량으로 집계했다. 2022년 4% 수준이던 점유율이 더욱 떨어진 상황이다.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AK플라자를 운영하는 애경그룹 계열사 에이케이에스앤디의 영업손실액은 2020년 221억 원, 2021년 247억 원, 2022년 191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매출액은 같은 기간 2131억 원, 2267억 원, 2473억 원으로 증가하던 추이였으나, 지난해에는 3분기 기준 누적 매출(1754억 원)이 전년 동기(1807억 원) 대비 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AK플라자가 VIP 혜택을 줄이는 것도 수익성 악화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이은희 교수는 “VIP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관리 비용이 필요하다. 백화점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코스트 베네핏(가성비)를 따지게 되고, VIP 혜택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AK플라자의 상황은 더욱 여의치 않다. 신세계가 이달 스타필드 수원점을 개장함에 따라 AK플라자의 알짜 점포로 꼽히는 수원점의 경쟁사가 늘었기 때문이다. AK플라자 수원점은 오랫동안 수원 지역 백화점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갤러리아 광교점 오픈 후 2위로 밀려난 상황인데, 그 자리마저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단 예측도 나온다.

 

반면 스타필드 오픈이 AK플라자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타필드가 생김으로써 서울로 이동해 쇼핑을 하던 소비자를 수원에 잡아둘 수 있게 됐다. 인근의 AK플라자나 갤러리아 백화점이 스타필드가 못 가진 보완적 매장을 선보인다면 경기 남부 지역의 소비자를 흡수할 기회가 될 것”이라며 “스타필드를 호재로 삼아 수원 지역이 쇼핑의 메카가 된다면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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