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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게임 내 '구매형 프로모션', 네오위즈가 패소한 결정적 이유

월 70만 원 게임머니 한도 우회 수단으로 해석…연계 소송 3건서 모두 법 위반 결론

2024.01.25(Thu) 14:57:01

[비즈한국] 게임물관리위원회와 네오위즈가 웹보드·소셜카지노 게임을 둘러싼 고발과 소송전을 진행 중인 가운데, 2심 재판부가 이번에도 게임위의 손을 들었다. 양측 법적 공방의 핵심에는 게임머니 지급을 위한 구매형 프로모션이 있다. 1심에서 법원이 사행성 조장을 이유로 단호하게 반대한 데다, 2심도 게임위 승소 쪽으로 판세가 기울면서 네오위즈의 향후 대응에 눈길이 쏠린다.

 

네오위즈가 웹보드 및 소셜카지노 게임 내에 게임머니를 얻을 수 있는 구매형 프로모션을 시행한 것을 두고 게임위가 제재에 나섰다. 사진=네오위즈 제공

 

네오위즈는 2023년 5월 게임위를 상대로 ‘내용수정 신고 불허 처분 취소 청구의 소’ 2건의 항소를 제기했다. 네오위즈에서 서비스하는 게임 ‘피망 포커: 카지노 로얄(7포커, 로우바둑이, 하이로우 포함)’과 ‘피망: 뉴베가스(블랙잭, 바카라, 슬롯 포함)’에 대한 소송으로, 서울행정법원은 1심에서 모두 게임위의 손을 들었다(관련 기사 끝까지 간다? 네오위즈, '사행성 논란' 웹보드 게임 둘러싼 소송전서 항소). 

 

항소심 선고는 각각 1월 24일과 2월 2일로 지정됐다. 먼저 ‘피망 포커: 카지노 로얄’ 건에 대해 24일 서울고등법원 제4-1 행정부는 원고(네오위즈)의 항소를 기각했다. 1심에 이어 2심의 첫 판결에서도 법원이 원고 패소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2월 2일 열릴 나머지 항소심 결과도 게임위의 승소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게임위는 네오위즈를 대상으로 형사고발까지 나선 상태다. 양측의 고발과 소송전은 네오위즈가 서비스하는 ‘피망’ 웹보드 게임 내 ‘구매형 프로모션’에서 비롯됐다. 2020년 12월 국민신문고에 “일부 웹보드·소셜카지노 게임이 제휴사의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면 게임머니를 지급하는 구매형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지출을 했으니 시정해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문제를 인지한 게임위는 5개 웹보드 게임물 사업자에게 구매형 프로모션을 삭제하라고 요청했는데, 요청을 받은 업체 중 네오위즈만 이를 거부했다. 

 

게임위는 네오위즈가 게임물을 신고한 것과 다르게 운영한다고 보고, 2021년 12월 ‘내용수정 신고를 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이나 후속 제재 처분을 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2022년 1월 네오위즈는 마지못해 내용수정 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신고서를 검토한 게임위는 이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에서 정의하는 수정 범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2월 게임위는 네오위즈의 내용수정 신고를 반려하면서 형사고발 조치까지 단행했다. 

 

게임위가 수정 수준을 넘었다고 판단한 이유는 구매형 프로모션이 법상 게임머니 한도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봤기 때문이다. 게임산업법 시행령 제28조 제8호는 웹보드 게임(베팅이나 배당 내용을 모사한 것) 이용자 한 명당 월 70만 원 이상의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제한한다. 상위법은 게임머니 단위를 실제 화폐와 동일하게 설정하지 못하게 할 만큼 사행성 조장을 경계하고 있다. 앱 설치나 광고 시청으로 게임머니를 얻는 일반적인 ‘무료 충전’ 형태와 달리 구매형 프로모션은 유료 결제라는 점에서 법과 상충한다는 것.

 

법원도 게임머니의 무제한 획득이 가능해지면 아예 다른 게임이 된다고 판단했다. 내용수정 신고 불허 청구의 소 1심에서 재판부는 “무료로 획득할 수 있던 게임머니를 간접적으로나마 유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사행성 게임을 할 때 제한 없이 돈을 투입하면 이용자의 재산상 손실과 과도한 몰입을 유발해 사행적 풍속을 조장할 수 있다”라며 “게임의 중독성을 강화하고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는 등 게임물의 성격이 현저히 변경되면 이전 게임물과 동일하지 않다”라고 판시했다. 특히 웹보드 게임 이용자가 제휴사에서 구매한 상품을 반품·환불하면 게임머니도 돌려줘야 해, 이용자가 게임머니를 구매한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내용수정에 실패한 네오위즈는 새로 등급 분류를 받으려고 했지만, 게임위는 유료 게임으로 변질될 것을 우려해 모두 거부했다. 네오위즈는 2022년 9월 등급 분류 거부 처분을 취소하는 소송으로 맞섰으나 법원은 “구매형 프로모션의 기능 추가는 게임산업법 시행령의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라며 청구를 기각했다. 연계된 소송 3건 모두 1심에서 구매형 프로모션이 게임산업법에 위배된다는 결론이 나온 셈이다. 

 

항소심 재판에서 네오위즈는 게임물 신고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했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등급 분류를 신청할 때 제출한 게임설명서에서 ‘무료 충전소’ 내용에 구매형 프로모션 기능을 포함했다는 것. 반면 게임위는 사전신고서에는 구매형 프로모션 기능에 대한 설명이 미진하거나 거의 없었다고 반박한다.

 

네오위즈가 내용수정 신고 불허 청구에 대해서만 항소에 나선 이유로는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형사고발로 인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나. 수사와 관련해 시간을 확보하고자 소송을 이어가는 것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네오위즈 피망은 웹보드·소셜카지노 게임 시장의 대표 주자”라며 “유의미한 판례를 남길 가능성을 봤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네오위즈는​ 수사 상황과 상고 제기 여부에 관한 질문에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답하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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