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세계 군사 선진국들이 소형 드론에 스텔스, 초음속, 자폭 등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며 실전 배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군 역시 소형 드론으로 정찰 임무 위주의 역할을 주로 수행하는데, 향후 무장체계 성능으로 개량해 전장에서 더 큰 파괴력을 갖출 무기로 활용할 전망이다. 다만 미래 전장을 지배하기 위해선 배터리 성능 향상과 함께 작전 반경과 항속시간 등을 늘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소형 스텔스 드론, 강원도 동부전선 배치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개발한 가오리 모양 소형 스텔스 무인기가 비행시험을 마치고 최근 강원도 동부전선 일선 부대에 배치됐다. 이 무인기는 북한군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으며, 사전에 경로를 입력하면 시간당 수백 km를 자동으로 비행할 수 있다. 공중정찰 등 임무 완료 시 자동으로 복귀하는 기능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 시 한반도를 양분하는 비무장지대(DMZ) 주변과 같은 특정 지역에서 북한의 다양한 활동을 감시한다.
‘스텔스’란 레이더 반사면적(RCS)을 줄여 일반 레이더로는 조기에 탐지·식별하기 어렵게 만드는 은폐 기술을 말한다. ADD는 지난 1999년부터 스텔스 무인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연구를 차례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크기가 작아 레이더로 탐지하기 어렵다는 말은 발견도 어렵고 맞히기도 쉽지 않다는 뜻”이라며 “소형 무인 드론이 스텔스 형태와 스텔스 도료까지 적용하면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꽤 머리 아플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스텔스 형상의 ‘소형 드론’은 향후 업그레이드해 군집·자폭 드론의 기능까지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전면전이 벌어질 때 스텔스 드론은 북한 전역을 비행하며 정보, 감시, 정찰 등의 임무에 사용될 수 있다. 맨눈으로 식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DMZ 전역에 산개한 북한 포병 및 기타 주요 타깃을 탐지하는 데 더해 전자전용 재머(jammer)나 작은 크기 폭탄 등의 무장을 활용해 직접 타격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스텔스 드론은 미국, 중국 등 선진국들도 경쟁적으로 개발하며 실전 배치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중국은 초음속 스텔스 드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보 당국은 중국의 초음속 스텔스 드론이 우리 영공을 침범해 평택·군산 등 주한미군 기지를 정찰할 것으로 판단한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초음속 스텔스 드론은 30km 이상 고공을 마하3(음속의 3배) 이상 초고속으로 비행할 수 있고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려워 한·미 대공미사일 같은 현재의 요격 수단으로는 격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리 군의 소형 스텔스 무인기는 작전 반경과 항속시간 등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군 일각에서 나온다. 북한이 무인기로 도발할 경우 평양, 평안북도 영변군 핵시설,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등 핵·미사일 개발 거점으로 날려 보내 정찰활동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군이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응해 북한 영공으로 날려 보낸 국산 무인 정찰기 RQ-101 ‘송골매’의 경우 지상에서 조종하는 방식이지만 작전 반경이 80km 수준이어서 평양까지 왕복하기 어렵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직선거리는 195km다.
#한국군 보유 자폭 드론은 모두 이스라엘산
영국 군사·국방분야 전문 매체 ‘제인스(Janes)’ 따르면 향후 10년간 자폭형 드론 시장은 4만 7000대에 달하는 33억 1000만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시아는 11억 8000만 달러 규모의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대만, 일본, 한국, 북한, 파키스탄, 인도 등 군사적 대립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자폭형 드론, 일명 배회형 폭탄(loitering munitions) 보유량을 확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폭 드론은 한반도 작전환경의 특수성 측면에서 매우 유용하다. 제인스에 따르면 자폭 드론의 절반 규모가 이스라엘 제품이다. 현재 한국군이 보유한 자폭 드론 역시 모두 이스라엘산이다. 가장 최신 무기체계는 로템-L(특임여단용, 중량 5.8kg, 탄두 1.2kg, 비행거리 10km)로 지난해 도입됐다. 각국의 자폭 드론이 최소 210종이나 되지만, 개발을 완료한 국산은 단 하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범위를 ‘특수 목적’으로 한정 짓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자폭 드론을 개발하는 국내업체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직충돌형 소형 군용 드론을 개발 중이다. 적 지휘체계를 정밀 타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며 수직이착륙 기술을 활용해 지형에 관계없이 운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 전자광학카메라(EO)로 0.5km 이상, 적외선(IR)카메라로 0.3km 이상 성인 인지가 가능해 목표물 정확도 CEP 3.0m 이내로 정밀 타격할 수 있다.
풍산이 개발한 동축로터형 개인휴대 전투 드론도 주목받고 있다. 실전 배치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이 드론은 자폭용을 제외하면 지속적인 재사용이 가능하며 다양한 모듈이 개발돼 있다. 전장에서 특정한 임무에 적합한 모듈을 손쉽게 교체 장착하고 실제 비행까지 수 분 내에 투입, 다양한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풍산의 다목적 전투 드론(MCD)은 자체 무게 4kg에 폭약이나 정찰장치 모듈 등을 3kg까지 탑재하고 30분 동안 5km 이상을 비행할 수 있다.
유콘시스템의 Remo-B 직충돌 드론도 있다. 기수에 2축 짐벌에 장착된 FHD 주간카메라를 장착했으며 탑재체 모듈을 장착할 수 있는 공간에 탄두를 탑재했다. 기폭장치 릴레이 스위치는 고도 40m 이상으로 이륙하면 인가되며 정찰비행 중 목표물을 획득하거나 사전에 설정된 목표물을 발견하면 자동으로 돌입한다. I형 탄두는 중량 500g, II형 탄두의 중량은 1kg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자폭 무인기를 수입, 실전 배치해 1~2년 안에 도발과 위협을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북한과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이란·러시아가 자폭 드론을 대량으로 생산해 북한이 이들로부터 대량 도입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9월 러시아에서 자폭 드론 5대와 정찰 드론 1대를 선물 받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는 연해주 기업들이 독자 개발한 드론이라고 선전했지만, 모두 중국 업체의 상용 드론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대당 1만 1000달러(1500만 원) 선에서 판매되며 염가 제품들을 복제한 것이다. 부품을 구하기 쉽고, 제조 단가도 낮으면서 전술적인 효과도 뛰어나다면 북한으로서는 대량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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