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고액연봉을 받아 논란이 된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회사로부터 최고급 사택도 제공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계열사 최고 연봉에 최고급 주택까지 ‘특급 대우’가 이어지고 있지만, 윌리엄 김 대표 취임 후 신세계인터의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35억 원 최고급 빌라까지 사택으로 제공? 윌리엄 김 향한 신세계인터의 극진한 대접
비즈한국 취재 결과, 윌리엄 김 대표의 주소지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고급 빌라로 확인됐다. 빌라의 임차인은 신세계인터다. 지난해 2월 신세계인터는 35억 원의 보증금을 내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2023년 2월부터 2025년 2월까지다. 신세계인터가 고급 빌라를 윌리엄 김 대표에게 사택으로 제공하는 셈이다.
신세계인터가 윌리엄 김 대표에게 제공한 청담동의 빌라는 서울 강남에서도 손에 꼽히는 최고급 빌라 ‘브르넨 청담’이다. 지하 3층∼지상 7층의 건물로 1개동 사용면적은 243.23~308.58㎡(약 73~93평)이다. 전체 가구 수는 8가구밖에 되지 않는다. 나인원한남, 서울숲아크로포레스트 등을 설계한 세계 유명 건축디자인그룹 SMDP가 설계를 맡았다.
신세계인터가 윌리엄 김 대표에게 사택으로 제공한 세대는 204㎡(약 62평) 규모로 2개 층을 사용하는 복층형 구조다.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단독 정원도 딸려 있다. 해당 세대는 신세계인터와의 거래 6개월 전 전세 호가가 7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전세 호가가 70억 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세계인터가 반전세 계약을 맺었을 가능성도 크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도 해당 세대의 계약과 관련해 "반전세로 계약됐다. 보증금은 35억 원이었고, 월세로 1600만~1800만 원을 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전세 호가는 70억 원, 월세 호가는 보증금 30억 원 월세 1800만 원 또는 보증금 40억 원에 월세 1750만 원이다. 비즈한국은 신세계인터 측에 윌리엄 김 대표에게 제공한 사택에 대해 문의했으나 회사 관계자는 “확인할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윌리엄 김 대표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하고,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에서 리테일&디지털 총괄수석부사장을 지낸 글로벌 패션업계 유명 경영인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입사 전에는 영국의 글로벌 사이클링 의류브랜드 라파(Rapha)의 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2012년 실적 악화로 법정관리 직전에 놓였던 영국 패션 브랜드 올세인츠의 CEO로 취임해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성공시킨 이력으로 유명세를 탔다.
신세계인터는 지난해 윌리엄 김 대표를 영입하며 특별 대우를 보장한 모양새다. 최고급 주택을 제공한 데 이어 연봉도 신세계그룹에서 가장 높은 편으로 꼽힌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윌리엄 김 대표는 계열사 전문경영인은 물론이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 등 오너 일가보다도 높은 보수를 받았다.
2023년 상반기 윌리엄 김이 신세계그룹에서 받은 보수는 19억 5400만 원이다. 같은 기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이마트와 신세계에서 각각 17억 원대의 보수를 받았다. 윌리엄 김 대표는 신세계인터에서 10억 6800만 원의 급여와 1억 8300만 원의 상여금을 받았다. 2022년 이길한 전 대표가 받은 상반기 보수가 6억 6200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이전 대표보다 두 배 이상의 연봉을 받은 셈이다. 또한 신세계에서 디지털 전략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는 이유로 이에 대한 급여 및 상여로 7억 300만 원을 추가로 지급 받았다.
#신세계 ‘연봉 킹’인데, 윌리엄 김 취임 후 신세계인터 실적 부진
통상 외국 국적 CEO 영입 시 거주지 마련을 위해 사택이 제공되지만, 수십억 원대 초호화 주택을 제공했다는 점은 논란을 낳을 소지가 있다. 더군다나 신세계인터의 실적 부진이 이어짐에 따라 윌리엄 김 대표가 ‘몸값’만큼의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세계인터의 매출은 3158억 원, 영업이익은 6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18.5%, 영업이익은 75.1% 감소한 수치다.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9618억 원으로 전년보다 14.4% 줄었고, 영업이익은 346억 원으로 63.9%나 감소했다.
신세계인터의 실적이 눈에 띄게 하락한 것은 최근 명품 브랜드의 이탈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신세계인터는 셀린느, 끌로에, 질샌더, 메종 마르지엘라 등 명품 브랜드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국내 명품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해당 브랜드들이 하나둘 직진출을 선언하며 계약을 종료하기 시작했다. 신세계인터의 대표 브랜드였던 셀린느는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계약을 종료했고, 메종 마르지엘라와 마르니, 질샌더 등을 보유한 이탈리아 패션그룹 OTB도 한국 법인을 설립해 계약 종료가 머지않았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브랜드 이탈로 위기감이 커진 신세계인터는 명품 전문가로 꼽히는 윌리엄 김 대표를 영입해 실적 반등을 꾀하는 분위기다. 윌리엄 김 대표는 취임 후 지난해에만 11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 평가다. 올해 신세계인터는 사업구조를 개선하고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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