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올해 일반인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개인 투자용 국채’, 이른바 저축성 국채가 출시된다. 정부는 개인 투자용 국채가 도입되면 국민들의 장기적 자산 형성을 위한 금융상품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개인 투자용 국채는 판매 대행 기관이 선정된 뒤, 2~3개월 개인 투자용 국채 판매 대행 업무 시스템 구축 등을 거치면 올해 상반기 안에 출시될 예정이다.
개인 투자용 국채의 특징은 전용계좌를 개설하면 판매사 방문 또는 온라인을 통해 구매할 수 있어 투자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10년물 또는 20년물 두 종류의 손실 위험 없는 원리금 보장형으로, 최소 투자금액은 10만 원, 1인당 구매 한도는 연간 1억 원까지 구매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표면금리와 가산금리에 연 복리를 적용한 이자를 만기일에 일괄 지급하고 이자소득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매입 1년 후부터는 중도환매 신청도 가능하지만, 중도환매할 경우, 가산금리, 복리, 세제혜택은 없고 표면금리에 단리를 적용한다. 이와 함께 소유권 이전은 할 수 없지만, 상속 등의 경우 예외로 인정된다. 상속 등으로 이전받아도 만기 보유 시 가산금리, 복리,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기존 국고채와는 어떤 점이 다를까. 국고채는 공개시장을 통해 금리가 결정되지만, 개인 투자용 국채는 전월 발행 동일 연물 국고채의 낙찰금리가 적용된다. 즉, 개인 투자용 국채는 국고채와 달리, 개인만 매입할 수 있게 혜택을 주는 대신 기획재정부가 정해놓은 금리로만 판매되며 개인끼리 사고팔 수 없다.
또 국고채는 금융소득 2000만 원 초과분을 종합소득에 합산해 징수한다. 투자자의 금융소득에 따라 세율이 6~45%까지 다르게 적용된다. 그러나 개인 투자용 국채는 매입액 2억 원 한도 내 이자소득 분리과세 14%를 적용한다.
현재 국고채 발행 대부분을 금융기관이 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활한 국고채 발행을 위한 수요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특히, 재정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2000년 약 15조 2000억 원에 불과했던 국고채 연간 발행량은 2015년 100조 원을 돌파한 이후 지난해 165조 7000억 원까지 늘어났다. 팬데믹 이후 국고채 연평균 발행량은 170조 원에 달하지만, 향후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세입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채 발행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수요 다변화는 중요하다.
개인 투자자도 국고채를 매입할 수 있긴 하지만 국고채의 경우 소액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가격 면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개인들이 투자하기에는 유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정부가 기존 국고채와 다소 차별성을 둔 개인투자용 국채를 신설한 것이다.
그러나 개인 투자용 국채는 자본차익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큰 매력을 주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채권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발생하는 이자수익과 채권가격 등락에 따른 자본손익으로 투자수익이 구성된다. 꾸준한 이자수익을 기대하지만, 채권가격 변동에 따라 자본손익이 바뀌기 때문에 총수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차익 중시 전략은 중장기보다 단기 투자 방법에 가깝다”며 “노후자금마련 또는 자녀 학자금 대비 등 장기 자산 형성 목적의 저축은 개인투자용 국채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즉, 개인투자용 국채는 높은 안정성, 절세 효과를 중시하며 중도환매하지 않고 장기 저축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개인 투자용 국채 투자 수요 확대는 가산금리 수준에 결정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재균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장기 투자를 해야 하고, 자본차익이 없는 개인 투자용 국채의 성공 여부는 결국 지급 이자율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와 그에 따른 국고채 금리 하락 전망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용 국채의 가산금리 수준을 높게 잡을 필요가 있다”며 “가령 시중 은행의 정기 적금 또는 예금 금리 수준과 비교해 높을 수 있도록 가산금리 수준을 조정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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